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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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

가을이네요. 가을은 독서를 많이 즐기는 계절로 알려져 있죠?

다른 거 다 말고, 그냥 책 속에 빠져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냥 가만히 창밖 단풍에 빠지고 싶은 그런 계절.

울긋불긋 물들여가는 자연의 시간에 감탄함과 동시에, 울적함이 밀려와 무기력해지기도 하는 계절.

바로 가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도서는 12개의 단편 드라마를 보는 듯한 편안함이 있어요. 쉽게 읽히지만 읽고 나면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지고,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진한 여운이 남겨지죠. 게다가 의욕까지 충만케하는 책이랍니다. 

아오야마 미치코의 이번 소설 [월요일의 말차 카페]를 읽고 그녀의 모든 소설을 다 읽고 싶은 욕망이 생겼어요. 권남희 님께서 글을 매끄럽게 잘 옮겨주신 덕도 있겠지만, 각각의 스토리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그 안에 사람 간의, 사람을 향한, 고민이나 사색들의 울림이 따뜻합니다. 다양한 찻잔이 가지런하게 보관되어 있는 찬장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마다 모양, 색감, 쓰임이 다르지만, 따뜻한 차, 시원한 커피, 상큼한 주스를 남아 내 목을 축이는 사람에게 안식을 준다는 점은 같으니까요.

이 책이 바로 찻잔을 담은 찬장 같은 느낌이었답니다.

도서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개의 짧은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어요. 일본의 유명한 드라마 ‘심야 식당’에서 식사를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들여다보는 느낌처럼. 12개의 각각의 사연은 말차카페로부터 시작됩니다. 각 스토리에 등장하거나 스쳐 지나간 사람이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죠.

각 에피소드마다 마음을 감동시키는 대화, 생각, 글귀들이 있었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그 글귀들을 간직하고 싶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 마음 몽글몽글하게 한 글귀들은 여러분의 마음에도 녹아들길 바랍니다. 


| 1월 : 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스터 : 사람도 물건도 한 번이라도 만났다면 인연이 있는 겁니다. 인연이란 씨앗 같은 거죠.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여도 키우다 보면 선명한 꽃이 피거나 맛있는 열매가 열리죠. 씨를 뿌릴 때는 상상도 하지 못한

미호 : 하지만 기껏 만나도 그 한 번뿐으로 더 자라지 않고 끝나는 일도 있잖아요?”

마스터 : 그건 인연이 없어서가 아니라 딱 한 번 만날 인연이었던 겁니다. 해바라기 씨를 먹는 것처럼요. 해바라기 씨는 내게 영양분이 되고, 먹었다는 경험이 어떤 형태로든 다음으로 이어질지도 모르잖아요.

- 말차 카페의 주인 마스터와 손님 미호의 대화

좋네. 알아요? ‘넉살이 좋은 것과 운이 좋은 것은 비례한다’는 것

- 미호에게 건네는 마스터의 한마디

| 2월 : 편지 쓸 게

추억이란 흘러가는 시간을 멈추게 하는 핀 같은 걸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 장소는 사람마다 달라서 핀의 위치가 조금 어긋나기도 하죠.

- P-bird 주인의 한 마디

| 3월 : 초봄의 제비

그곳에 ‘있다’라는 걸 알아주는 것.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몸소 실감했다.

아무리 열심히 좋은 것을 만들어도 알아주지 않으면 ‘없는’거나 다름없다.

- P-bird 주인의 독백



| 4월 : 천창에서 내리는 비

서로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무리였다.

- 유스케와 헤어짐을 되새긴 생각

| 5월 : 별이 된 쏙독새

그렇다, 이런 식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된다. 싸움이 나면 싸우면 된다. 잠자코 담아두지 말고. 무시당하더라도 비굴해지지 말고.

- 할머니에게 투덜거린 미츠의 생각

| 6월 : 전해지는 마음

나고시노하라에라고 해서, 옛날 귀족들은 6월 말에 얼음을 입에 물고 더위를 쫓았다네요. 앞으로 올 여름 더위를 잘 견뎌보자고 기합을 넣는 거지요. 글치만 옛날에는 얼음이 억수로 고급품이어서 서민들은 먹을 수 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하얀 우이로를 세모 모양으로 잘라서 얼음 흉내를 낸 거지요.

- 미츠 할머니의 설명



| 7월 : 아저씨와 단사쿠

나는 미래에는 흥미가 없다. 지금 이대로 주어진 몸 하나가 전부인걸. 잘 들리지 않는 한쪽 귀도, 이마의 상처도, 슬픈 경험도. 행복이나 불행이 아니라 전부 나만의 당당한 생애.

뭔가를 가졌던 적이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아무것도 가질 생각은 없다.

이곳은 평온한 장소. 이것만으로 나는 만족해.

- 고양이의 사색

| 8월 : 빠진 책 찾기

맞추지 않아도 괜찮아요.

게다가 좋아하는 거나 취미는 완전히 똑같지 않아도 괜찮잖아요. 성격이 다른 편이 오히려 잘 맞을 수도 있어요.

- 서로 성향이 다른 여자친구에게 다 맞추려 노력하는 남자친구를 향한 조언

| 9월 : 삼각주의 소나무 아래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우는 것을 얼버무리느라 나는 중얼거렸다.

사람이 빛나는 장소도 타이밍도 제각각이라고 생각해.

- 바케쓰를 들고 다니는 사네아쓰의 말

나도 이런 식으로 정말로 좋아하는 것과 소중한 것, 알고 싶은 것을 더, 더 모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장은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내게 기분 좋은 장소에서, 내가 하고 싶은 타이밍에.

- 다카하루의 독백

| 10월 : 캥거루가 기다리고 있다

어떤 만남이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맥맥이 연결된 손과 손끝 덕분에 이루어진 거야.

- 마스터의 한 마디

| 11월 : 환상 속의 사마귀

새끼 사마귀도 저기에 있는 진달래도, 그리고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하나같이 어머니, 아버지뿐만 아니라 모두 함께 키워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 궁사의 한 마디

| 12월 : 길일

그 후로 나는 자나 깨나 가게 준비에 매달렸다.

물론 잘되지 않는 일도 많이 있었다. 그럴 때는 그녀의 얘기를 떠올렸다.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는 불편함이 생길 수도 있다고. 실수를 거듭하며 좋아져가는 거라고.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씩 늘어가는 체감은 일찍이 맛본 적 없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었다.

- 깃페이의 생각

마음에 담아 오래 기억하고 싶은 글귀들을 적어내려가니, 여운이 더 진하게 남네요.

간직하고픈 물건이 생겼을 때보다

이런 글귀들이 더 값지다고 느껴요.

유행에도 민감하지 않고,

외모의 변화에 상관없이

내 마음을 풍요롭고

만족스럽게 만들기 때문이에요.

울긋불긋 따스한 색들이 나뭇잎에 내려앉지만, 마음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찬기가 돈다면, 이 도서를 꼭 읽어보세요. 

[월요일의 말차 카페] 정말 추천드립니다.


| 출판사 도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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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내가 되기로 한 순간 - 하루 한 뼘 성장 에세이
박미현 지음 / 든든한서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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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내가 되기로 한 순간

박미현


MBC 실험 다큐 <말의 힘>

자신이 던질 말과 글은 분명 자신과 타인에게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우리는 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깊은 사려와 정제된 표현으로 말을 하고 글을 써야 한다.

말에 힘이 있다는 건 익히 듣고 봐와 알고 있었지만, 도서 [더 나은 내가 되기로 한 순간]에서 다뤄진 MBC 실험 다큐는 충격적이었다.

‘고맙습니다’ 라벨이 붙은 밥에는 구수한 누룩 냄새를 풍기는 곰팡이가 피었지만, ‘짜증 나’ 라벨이 붙은 밥에는 말 그대로 썩어 보이는 곰팡이들이 뒤덮여 있었다. 말이라는 것이 파동을 일으켜 밥알들에 전달된 것이다.

육아에 지치고 힘들 때, 남편의 말 한마디로 촘촘한 덫에 빠진 듯 힘겨울 때, 혼잣말로 부정적인 말들을 쏟아내곤 했다. 물론 내 기분이나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내가 내뱉은 검은 말들이 시커먼 파동을 만들어내 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내 기분을 더 처참하게 만든 건 아니었을까? 돌아보게 된다.

사실, 부정적인 말과 긍정적인 말의 효과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내 안에 앎으로 담아지려면 내 경험과 연결되어야 한다. 책은 이때 큰 힘을 발휘한다. 이제야 ‘말의 힘’은 내 안에 중요한 진리로 자리 잡았다. 이제, 난 힘든 상황에서 더 긍정적인 말을 내뱉으리라. 그리고 내 기분과 상황을 개선해내리라 다짐해 본다.

도서 [더 나은 내가 되기로 한 순간]이 내 손에 들어왔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책 안에 박미현 작가의 손글씨와 작은 디저트 캔디들이 동봉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글을 읽기 전부터 작가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일지 머릿속에 그려졌다.

책을 읽는 내내 한 줄 한 줄이 모두 공감이었고 가르침이었다. 나와 동시대에 태어난 그녀의 일상과 생각과 감정은 내 것과 너무나 닮아있었다. 아이를 대하는 마음과 그림책을 사랑하는 것, 게다가 커피를 좋아하는 취향까지... 어쩜 이렇게 나와 결이 비슷한지… 내적 친밀감이 마구 솟구칠 정도였으니 이 책을 만난 기쁨이야 오죽하겠는가.

박미현 작가의 책은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놨다. 지독한 열감기가 깨뜨린 나의 모닝 미라클(이렇게 표현하는 것도 변명일지 모르겠다. 탓을 열감기에게 돌리고 있으니 말이다.)을 다시 되찾고 싶어졌다. 새벽에 날개를 달아보라는 그녀. 그녀 역시 창조적인 새벽의 시간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일어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있다는 그녀.

창조적인 노력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그것은 우리가 지펴야만 하는 불이고,

기쁨을 찾는 영역이다.

두려움에 대한 해독제가 ‘행동’이라면

행동을 취하는 방법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작고 겸손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시작하면

우리는 훌륭한 독창적인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집은 나를 제외한 두 로로와 신랑까지 장염과 열감기로 고생 중이다. 엄마의 면역은 다른가? 나까지 정복되지 않았기에 그나마 집이 조금이나마 돌아가고 있다. 아이들과 신랑이 일상을 되찾으면 나 역시 바로 모닝 미라클이 다시 시작해 봐야겠다. 처음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작고 겸손하게 6시부터 시작해서 시간을 끌어당겨봐야지.

도서 [더 나은 내가 되기로 한 순간]은 에세이다. 그런데 에세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웬만한 자기 계발서 못지않게 나를 이끌어간다.

나는 마음먹었다. 더 나은 내가 되기로!!

더 나은 내가 되기로 한순간은 바로 이 도서를 다 읽고 덮은 시점이리라.

작가 박미현 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힐링과 도약 모두를 원하는 ‘엄마’들에게 진심으로 추천하고싶다!


|출판사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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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렇게나 2상한 2십대라니
소원 글.그림 / 모베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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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스터’는 남들이 좇는 유행으로부터 삐딱선을 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꿔 나가는 ‘비주류’를 일컫는 말. 그러나 그 비주류는 곧 다름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고, 많은 이들이 따라 하면서 유행이 된다. 그렇게 주류가 된 멋을 다시 ‘힙’이라고 부르는 뫼비우스의 띠.

와, 나는 힙스터, 힙의 명황한 뜻도 모르고 이걸 쓰고 있었네. 내가 알고 있다고 느끼는 것들 대부분에 대해 의심이 생긴다. 난 정말 알고 있는 걸까?

분위기 좋은 카페들을 지나치며 ‘와! 여기 힙하다’란 말을 남발했던 내가 부끄럽다.

유행의 변두리에 있는 것들을 나만의 안목으로 건져 올려 새로운 유행으로 만들어 내는 것, 유행이 아니었던 것을 유행으로 만들어 가는 것 자체가 ‘힙’의 프로세스.




결국은 ‘뚜렷한 주관’이 승리하는 것. 나만의 안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럼 안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 내가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들에 대한 기호가 안목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은 결국 안목이 없다는 것. 아니면 내 안목을 잠재우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의 시선을 갖다 앉힌게 아닐런지.

루틴

나 역시도 많이 사용하는 단어. 블로그에 올린 글들에 심심찮게 등장한 단어가 바로 ‘루틴’일 것이다.

<2렇게나 2상한 2십대라니>는 루틴의 핵심은 ‘일상의 규칙’이라고 말한다. 아주 작고 소소한 규칙일지라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꾸준히 실천하는 데서 오는 긍정적인 변화를 믿는 것이다.

20대들이 생각하는 아침 루틴에 대한 글들을 보며, ‘나’를 돌아보는 힘을 아는 녀석들이구나 느꼈다.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플레이리스트를 정해요. 영양제를 먹고 식물에게 인사해요. 오늘 하루 감사한 일과 다짐을 적어요. 등등.

나의 아침 루틴은 무엇인가? 아니, 내가 바라는 아침 루틴을 생각해본다.

4시에 일어나서 이를 닦아 졸음을 몰아내고, 성경을 읽고 묵상을 한다. 그리고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낼 것이라 암시를 하며 헬스장으로 출발.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남편 아침 준비….

이 정도? 6시에도 겨우 일어나는 내가 4시에? 택도 없을지 모르는 희망 루틴. 그래서 조금씩 4시로 가까이 가봐야겠다. 내 꿈에 숨을 불어 넣기에 아침만큼 좋은 조건이 없으니 말이다. 



<2렇게나 2상한 2십대라니>는 다양한 단어를 그들의 눈으로 풀어낸다. 내가 위에 언급한 단어는 힙, 루틴과 리추얼이었고 그밖에도 많은 단어를 파헤쳤다고나 할까.

작가 소원님은 <2렇게나 2상한 2십대라니>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참 매력적인 문체를 가지고 있다. 평소 이슬아 작가의 글에 사로잡혀있었는데, 소원 작가의 글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난 군더더기없는 문체를 좋아하는데, 이 두 작가 모두 갈끔하면서 감정을 담은 문장을 쏟아낼 줄 안다. 정말 부럽다…

햇살이 내리쬐는 가장 좋은 시간에 <2렇게나 2상한 2십대라니>에 나오는 단어 하나씩을 읽어내려가고 싶다. 뒷장을 아주 천천히 만나고 싶을만큼, 맛있는 책이다. 정말 추천!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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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쟁이 고양이 바바
조시 피케 지음, 대런 파튼 그림, 정명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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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수다쟁이 고양이 바바와 친구 글렌의 우정이야기. 그림체가 아이들이 좋아할만하고 내용도 짧아서 책대화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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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뉴욕 산책 - 뉴욕을 배경으로 한 46편의 명화, 그 영화 속 명소를 걷다
정윤주 지음 / hummingbird(허밍버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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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더이상 나는 내 방이 있지 않았다. 내 마음은 이미 뉴욕을 향해있었다.



뉴욕엔 대학생때 한 번, 그리고 4년 전 가족여행으로 방문했다. 대학생때는 뭣도 모르고 공모전을 준비했던 친구 2명과 어리버리대며 뉴욕을 거닐었다. 그리고 가족여행은 10개월의 로돌이를 데리고 떠난 여행이었기에 순탄치만은 않았다.


두 번의 여행 모두 아쉬움이 남는다. 좀더 여유롭게 입안에 달콤한 초콜릿을 녹여먹듯 조금씩 천천히 뉴욕을 음미하고 왔어야했는데…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말할 수 없이 다양하지만, 그 중 제일은 추억이 아닌가 싶다. 여행 중 만나는 깜깜할만큼 어려운 상황들도 지나고나면 다 추억이 되니 말이다.

영화 세렌디피티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아찔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세렌디피티 카페에서만 맛볼 수 있는 프로즌 핫 초콜릿 드링크..

그 맛에 취해서 정신없이 뉴욕거리를 누비다, 가방을 잃어버렸다. 그안에 여권, 돈… 모든 게 들어있었는데… Oh, my God!!! 그렇지만 기적적으로 한국대사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어떤 마음씨 좋은 흑인분이 내 가방을 습득한 후 대사관까지 가져다 주신것.. 물론 돈도 모두 되찾을 수 있었다… 감동…



또다른 얼굴이 마음 속에서 고개를 치켜들었다. 바로 아쉬움이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언제나 아쉽다.

이 책이 예전에 나왔더라면 저자의 추천대로 루프탑을 갔을텐데.. 아 아니지.. 사실 루프탑은 대학 시절에도 이용할 수 있었다. 대학생 일 때 공모전 수상으로 지원받아 떠난 뉴욕여행이 생각난다. 그때 루프탑에 가볼 수 있었는데, 복장이 멀끔해야했기에 너무나 캐쥬얼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포기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남들시선이야 어떠하던 뉴욕의 모습을 내 두 눈에 담아왔어야했는데…. 너무나 아쉽다.

도서 영화 속 뉴욕 산책은 영화에 비친 뉴욕의 사랑스럽고 분주한 모습을 설명하지만, 나에게 뉴욕의 모습 이상으로 다가왔다. 내가 경험했던 대학시절, 그리고 우리 로돌이의 아가아가했던 시절의 기억과 추억이 모두 살아났기 때문이다. 뉴욕! 분명히 아름답고 트랜디한 도시지만, 난 그 도시에서 경험했던 나의 기분과 상황들이 더 소중하다. 그리고 그 기억들을 되살려줘서 너무나 고맙다.



소개된 영화들을 하나하나 다시 돌려보며 주인공 얼굴 뒤로 비춰지는 뉴욕과 내가 경험했던 추억에 대해 다시 곱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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