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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뉴욕 산책 - 뉴욕을 배경으로 한 46편의 명화, 그 영화 속 명소를 걷다
정윤주 지음 / hummingbird(허밍버드) / 2022년 8월
평점 :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더이상 나는 내 방이 있지 않았다. 내 마음은 이미 뉴욕을 향해있었다.
뉴욕엔 대학생때 한 번, 그리고 4년 전 가족여행으로 방문했다. 대학생때는 뭣도 모르고 공모전을 준비했던 친구 2명과 어리버리대며 뉴욕을 거닐었다. 그리고 가족여행은 10개월의 로돌이를 데리고 떠난 여행이었기에 순탄치만은 않았다.
두 번의 여행 모두 아쉬움이 남는다. 좀더 여유롭게 입안에 달콤한 초콜릿을 녹여먹듯 조금씩 천천히 뉴욕을 음미하고 왔어야했는데…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말할 수 없이 다양하지만, 그 중 제일은 추억이 아닌가 싶다. 여행 중 만나는 깜깜할만큼 어려운 상황들도 지나고나면 다 추억이 되니 말이다.
영화 세렌디피티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아찔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세렌디피티 카페에서만 맛볼 수 있는 프로즌 핫 초콜릿 드링크..
그 맛에 취해서 정신없이 뉴욕거리를 누비다, 가방을 잃어버렸다. 그안에 여권, 돈… 모든 게 들어있었는데… Oh, my God!!! 그렇지만 기적적으로 한국대사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어떤 마음씨 좋은 흑인분이 내 가방을 습득한 후 대사관까지 가져다 주신것.. 물론 돈도 모두 되찾을 수 있었다… 감동…
또다른 얼굴이 마음 속에서 고개를 치켜들었다. 바로 아쉬움이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언제나 아쉽다.
이 책이 예전에 나왔더라면 저자의 추천대로 루프탑을 갔을텐데.. 아 아니지.. 사실 루프탑은 대학 시절에도 이용할 수 있었다. 대학생 일 때 공모전 수상으로 지원받아 떠난 뉴욕여행이 생각난다. 그때 루프탑에 가볼 수 있었는데, 복장이 멀끔해야했기에 너무나 캐쥬얼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포기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남들시선이야 어떠하던 뉴욕의 모습을 내 두 눈에 담아왔어야했는데…. 너무나 아쉽다.
도서 영화 속 뉴욕 산책은 영화에 비친 뉴욕의 사랑스럽고 분주한 모습을 설명하지만, 나에게 뉴욕의 모습 이상으로 다가왔다. 내가 경험했던 대학시절, 그리고 우리 로돌이의 아가아가했던 시절의 기억과 추억이 모두 살아났기 때문이다. 뉴욕! 분명히 아름답고 트랜디한 도시지만, 난 그 도시에서 경험했던 나의 기분과 상황들이 더 소중하다. 그리고 그 기억들을 되살려줘서 너무나 고맙다.
소개된 영화들을 하나하나 다시 돌려보며 주인공 얼굴 뒤로 비춰지는 뉴욕과 내가 경험했던 추억에 대해 다시 곱씹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