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텔링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김태욱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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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텔링] 총서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알찬 책

 

 

굳이 얇은 총서를 읽는 이유는 짧은 시간에 특정 주제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서이다. 최근 몇 달 동안 마케팅 글쓰기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차에 만난 책이었다. 절박한 심정으로 읽어내려갔다. 대부분 아는 것임에 안도하면서도 안일하게 읽어 새로운 지식을 놓치지 않게 읽고 또 읽었다. 일곱 살 때부터 문학 작가가 되기를 꿈꿨고, 사회생활도, 대학전공도 마케팅 글쓰기로 시작하였다. 경력단절도 있고 나이도 많아 겁은 먹었지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생각에 열심히 글을 썼다. 모바일 텍스트 광고를 짜는 일이었다. 스토리텔링형 광고였다. 한달 동안 계속 광고 글쓰기를 하며 평가를 받았는데 결국 신랄한 비판을 받으며 계약에 실패했다. 심각한 일이었다. 그것은 단순 직무역량 뿐 아니라 글쟁이로서의 평생의 생사가 갈리는 선고였기 때문이다. 광고든 소설이든 대중에게 읽히지 않는 글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게 올봄의 일이다. 계속 고군분투 중이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마케팅 글쓰기 방법론과는 거리가 먼 책이었다. 제목대로였다. 브랜딩 책, 브랜드 스토리텔링 전략 책이었다. 예상을 전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저자가 홍보 및 마케팅 전문가이며, 이 책을 낸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언론미디어에 특화된 출판사니 말이다. 이 책은 따로 목차가 없다. 뒷표지가 목차 역할을 대신한다. 10장의 주제를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브랜드 스토리 마케팅의 정의, 브랜드 스토리텔링 방법,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활용. 저자 김태욱은 현대 마케팅의 원년을 필립 코틀러가 1967<마케팅 관리론>을 내며 ‘4P’ 주창한 해로 삼고 있다. 그리고 브랜드 중심 마케팅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브랜드 스토리와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다르며 그것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성향도 다르기 때문에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재밌고 가독성이 좋은 게 능사가 아니었다.

또 톨스토이를 예로 들며 스토리텔링 콘텐츠에 있어 사실과 진실의 관계와 둘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대목도 흥미로웠다. 브랜드와 브랜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부터 브랜드 스토리텔링 기초 이론들을 충실히 훑고, 사례도 풍부하고, 요즘 유행하는 선형 스토리텔링 클리셰나 썸마케팅 등까지 다루고 있어서 참 요긴하게 읽었다. 커뮤니케이션 총서는 따로 숫자를 매기지 않는다는 점이 독특하였다. 이 얇은 책을 장마다 참고문헌도 꼼꼼히 기재해놓는 등 대학 수업 자료로 활용하기에도 좋게 꾸며 놓았다. 뒤에 총서 소개를 봐도 출판사에서 이 총서를 만들 때 이런 의도도 염두하고 있는 듯하다. 브랜딩이나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관심은 있는데 아는 게 하나도 없는 독자, 자신의 지식 정도를 가늠하고픈 마케터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시간이 없으면 큰 제목과 각 장별 요약만 봐도 꽤 많이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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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안녕하세요. 이섬입니다.

2015년 1월~6월 알라딘 신간평가단 15기로 활동합니다.

담당분야는 인문/사회/과학/예술

알라딘의 비문학 고전, 인문, 역사, 사회과학, 과학, 예술/대중문화, 만화>교양만화 카테고리에 업데이트 되는 신간들을 반년 동안 매의 눈으로 모니터합니다.

 

그래서 제 서재에서는

매월 초 제가 고른 지난 달 신간 베스트 5를 페이퍼로

그 중에서 그룹원끼리 토의 끝에 고른 궁극의 신간 1권을 리뷰로

만나보실 수 있겠습니다. 반년 동안 잘 부탁드려요!! 북플 친구 대 환영!!

 

그럼 이섬이 고르고 고른

2015년 5월 인문/사회/과학/예술 신간 BEST 5 출발!!

매월 인문,사회,과학,예술에서 각각 한권씩 고르고

다섯번째 책은 비문학 고전, 역사, 만화>교양만화에서 한권을 고릅니다.


방 빼는 중 

드디어 알라딘 신간평가단 15기 마지막 달, 마지막 페이퍼입니다.

오늘 고르는 책은 투표를 거쳐 16기의 첫 책으로 선정될 것입니다. 저희들의 첫 책이 그랬듯


그래서 몹시 슬픕니다.

마음 같아서는 알라딘에

이러며 16기에도 살려달라고 하고 싶지만!!

그게 어디 맘대로 되는 일인가요?? 헤헤ㅠㅠ


 

james_special-12

어쨌든 이번 달에도 지난달 인사과예 신간 중 엄선해

다섯 권, 다섯 출판사에 러브콜을 보냅니다. 

 

 

 

 

 

 

 

 

 

 

 

 

 

 

 

 

 

 

 

 

[인문]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샤피크 케사브지/궁리/2015.05.27

출판사의 책 소개에 따르면 "종교인, 명상가, 과학자가 펼친 삼일간의 불꽃 튀기는 신념 토론 대회를 추리소설의 방식으로 푼" 책이라고 합니다. '세상을 보는 가장 큰 시선들의 대립'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는 그 때문이죠. 이런 책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저자의 이력이기 때문인데요. 인도계 케냐인인 저자는 독실한 기독교도로, 목사이자 종교학자입니다. 학부 때는 신학과 함께 정치학을 전공했고, 평생 다양한 철학과 사상 공부하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구요. 책의 주제는 '삶과 죽음'입니다. 자식을 잃고 슬퍼하다가 삶과 죽음의 문제에 천착하기 시작하였고, 10년에 걸쳐 자기 치유와 정리의 차원에서 쓴 책이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라고 합니다.

 

[사회] 불평등을 넘어/앤서니 앳킨스/글항아리(문학동네)/2015.05.25

이번 15기 신간평가단을 하며 가장 미안했던 출판사가 문학동네 임프린트 글항아리입니다. 어느 날도 빠지지 않고 주목할 만한 신간을 내놓았으나 단 한번도 소개를 하지 못했죠. 특히 이번 달 같은 경우 글항아리 뿐 아니라 해나무, 달, 아트북스 등 좋은 책들을 너무 내놓아서 하마터면 문학동네 책으로 페이퍼를 거의 다 채울 뻔했습니다. <불평등을 넘어>. 아마 5월 인사과예 신간 중 가장 언급이 많이 된 책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불평등을 분석한 책 중 끝판왕이란 평들이 많습니다. 이미 1월에 미지북스의 <불평등의 창조>를 꼽은 바가 있어서 소재의 다양성 상 언급하지 않으려 했으나 꼭 읽고 싶은 책이고, 핫한 신간이기에 꼽아봅니다.

 

 

 

 

 

 

 

 

 

 

 

 

 

 

 

 

 

 

[사회] 복잡한 세계 숨겨진 패턴/닐 존스/바다출판사/2015.05.01

저는 가학도 피학도 질색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물리학 책을 자꾸 읽으려는 저를 볼 때마다 혹시 나도 모르는 피학적 성향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합니다. 도대체 물리학에 얼마나 호되게 당하면 책을 안 집을까요? 비교적 문돌이에 대한 배려가 깊은 <시간연대기> 신간 평가 수행하면서 피똥을 싸다가 결국 재독하기로 했는데 말이죠. "이야, 신나고 재밌는 복잡계 강의책이다! 한국복잡계학회가 직접 나서서 번역했다! 아이 좋아라"하며 캐스팅.

 

 

 

 

 

 

 

 

 

 

 

 

 

 

 

 

 

 

[예술] 제국의 게임/닉 다이어-위데포드,그릭 드 퓨터/갈무리/2015.05.15

게이미피케이션에 관심이 많아 책 제목 보고 클릭했습니다. 횡재도 이런 횡재가 없었습니다. 비디오게임에 대해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모든 관점으로 접근하는 <제국의 게임>, 인사과예팀에게 딱인 책 아니겠습니까? 이런 책을 볼 때마다 출판사 분들을 꼭 뵙고 싶어서 제 오른손으로 제 왼손을 꼭 잡아봅니다. 고마워요.

 

[만화] 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최용탁,박건웅/북멘토/2015.05.26

<내 가족의 역사>를 읽으며 발간을 손꼽아 기다린 신간입니다. 제가 서평을 쓰거나 책소개글을 점점 많이 쓰게 되면서 불행한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만화나 그래픽노블 읽을 수가 없어, 읽는 데까지 성공해도 글을 쓸 공간이 없어! 알라딘 신간평가단 15기로 활동하면서도 만화(그래픽노블)도 추천했습니다만, 신간평가할 기회가 있을 거라는 기대가 전혀 없습니다. <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은 최용탁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그래픽노블화한 책입니다.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내 가족의 역사>는 일부 판화였는데 이 그래픽노블은 전부 판화라고 해서 더 궁금. 지켜보고 있는 그래픽노블 출판사(시리즈)입니다. 한국 그래픽노블의 발전을 바라는 입장에서 등장만으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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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신간평가단 15기를 하면서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은 것 같습니다.

얻은 것은 페이퍼를 쓰는 즐거움에 푹 빠지고 책소개일에 대한 제 욕망을 발견한 것이었고

잃은 것은 서평의 퀄리티입니다. 첫달을 제외하고 도저히 봐줄 수가 없어!! 이달 신간평가 서평을 올린 후에 A/S 들어갈 예정입니다.


책쟁이들 사이에서 '알라딘스럽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같은 생각하는 느낌적인 느낌!!

저는 그 알라딘스러움의 미덕 중 하나가 다양성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15기 신간평가단은 그 점에서 좀 아쉬웠습니다.

다른 그룹은 몰라도 인사과예그룹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매달 쏟아지는 인사과예 신간 수는 어마어마합니다.

가장 많은 신간을 검토한다는 자부심으로 페이퍼를 썼습니다.

그런데 다섯달 치 최종 선정 책, 알라디너의 선택이란 이름으로 대대적으로 홍보될 책 열권 중 네권이 한 출판사의 책이었습니다. 물론 그 네 권의 책은 몹시 훌륭했고, 숱한 출판사가 책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항상 요청하면 책을 주는 고마운 출판사였습니다.

혹시 모르는 출판인들이 저희팀을 특정 출판사 편애자로 오해할까봐 걱정입니다.


그래서 최종 선정 책으로 잘 뽑히는 출판사 책은 다른 팀원이 꼽겠지 하며

제 페이퍼에서는 언급을 자제한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잠재의식이 또 기가 막히게 출판사를 안 겹치게 꼽았더군요.

그 출판사 서른개의 이름을 꼽으며 알라딘 신간평가단 15기 마지막 개인 페이퍼를 마칩니다.

채 언급하지 못했지만 좋은 출판사들

제 머릿 속 엑셀 시트에 입력 콕콕, 구매로 퉁하고 있으니 노여워 마소서.

갈무리, 궁리, 꿈꿀권리, 돌베개 동녘, 동아시아, 디자인하우스, 따비, 메디치,

글항아리(문학동네), 미지북스, 바다출판사, 북멘토, 비즈앤비즈, 생각비행, 시공사,

알마, RHK, 어크로스, 열린책들, 예문당, 윌컴퍼니, 이학사, 지식프레임, 책과함께,

책세상, 책읽는수요일(KPI콘텐츠그룹), 한길사, 함께읽는책,휴머니스트 ♥

2015년 상반기 책쟁이들의 파산을 부추기는,

떨리는 인사과예 신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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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 - 마케팅의 눈으로 보는 삶, 그리고 세상
필립 코틀러 지음, 방영호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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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 가장 빨리 필립 코틀러를 알고 싶다면 

 

 

 

 

내가 쓴 글을 하나하나 뜯어보다 보니 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마케팅의 눈으로 세상과 삶을 바라보다Seeing the World and Life Through Marketing Eyes.” 나는 이 책에서 내가 살아온 역사, 가족, 교우관계, 수상경험 등 내 인생사는 물론 내 세계관을 충실히 보여주려고 애썼다. 가난, 평화, 종교, 국가, 도시건설, 박물관 및 공연예술, 혁신, 부의 창출, 경쟁, 부패, 정부규제, 경제이론, 마케팅 과학,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 마케팅, 변혁, 붕괴, 비영리적 기업, 미술품 수집, 브랜딩, 사업의 목적, 행복 등 다양한 영역을 소재로 삼았다. (...) 아무쪼록 독자들이 내 인생 여정을 들여다보며 뜻밖의 흥미로운 발견을 하고 삶에 자극이 될 만한 것을 찾으면 좋겠다. - p.332

 

 

이달 초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라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이 책 외에 작년에 판권을 사 집필과 번역이 동시에 이루어졌으며 곧 출간될 책이 한 권 더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산북스에서 이달 중순 출간한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이다.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소개 글과 미리보기 서비스를 확인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상상 그 이상의 책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의 경우 완벽하게 동시 출간하진 못했어도 원서가 나오고 며칠 후에 한국어 번역본이 나왔는데 이 책은 아직도 원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찾아보니 놀랍게도 원서는 영문판이 아닌 일문판이었다. 영어로 쓰고 일어로 번역해서 낸 책인데 아직까지 영문판이 나오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와 같이 출간하기 위해 출간을 미룬 것이긴 한데 언제 나오려나.

 

 

올해는 필립 코틀러의 책을 공부하기 참 좋은 해이다. 연초 그의 대표작인 현대 마케팅교과서의 고전인 <마케팅 원리> 15판이 나오면서 필립 코틀러의 예전 저작들이 한창 다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간인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와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도 나왔다.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와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집필이 함께 이루어져서 이 책에서 보면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Confronting Capitalism>을 'Reexaming Capitalism'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또 다른 신간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 번역본의 장점 중 하나가 50 권이 넘는 필립 코틀러의 저작을 역자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제목과 출간 연도, 번역 유무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미출간 책으로 ‘Kotler on Capitlism’을 언급하는데 이게 'Reexaming Capitalism(Confronting Capitalism)'과 같은 책인지 아닌지를 모르겠다.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을 읽기 전에 책에 대해 가장 궁금했던 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제목의 이유였다. 작년과 올해 출판계를 움직이는 양대 파워 리더는 빌 게이츠와 마크 주커버그다. 그들이 읽고 추천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십 년 전에 절판되었던 책이 복간되기도 하고, 뒤늦게 번역 판권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미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국가일수도 있다. 그래서 처음 책 제목을 보고 작년과 올해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경영학 고전 <경영의 모험Business Adventures>를 의식한 작명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였다. 하지만 책 제목에 대해 책에서 필립 코틀러가 특별히 얘기하는 바는 없어 모르겠다. 다른 한 궁금증은 왜 이 시점에 필립 코틀러가 자서전(회고록)을 내냐는 것이었다. 롤랑 바르트처럼 지성다운 죽음을 의식하며 미리 준비하는 것일까, 현재 85세신데 혹시 건강상 이상이 있으신가 궁금하였다.

 

 

물론 플라톤의 책 등 위대한 고전에서 수학이나 경제학, 공학기술에 관한 지식을 획득할 수는 없는 법이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인터넷 시대에 학생들은 기업가 정신이나 혁신, 첨단 기술에 더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내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과거의 위대한 사상을 습득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개념을 갖추고 영감을 얻게 된다. - p.29

 

뇌물수수 관행이 전 세계에 널리 펴져 있지만, 그간에 내 저서 어디에서도 그에 대한 내용을 한 줄도 다룬 적이 없었다. 왜일까? 나는 분명히 고객에게 뇌물을 주는 일에 찬성하지 않는다. 거래를 따내기 위해 뇌물을 얼마나 바쳐야 하는지 기업에 자문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저 경영대학원 학생들에게 그들의 경쟁자들 중 한두 사람이 그런 짓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 당국에 이 사실을 알리거나 그들이 입찰에서 빠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을 뿐이다. - p.165

 

목차를 보니 48개의 주제로 짤막짤막하게 나열식으로 책을 구성해놓아서 에릭 호퍼의 <길 위의 철학자>처럼 아포리즘 식 자서전을 지향했나 궁금하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처음부터 ‘최초의 자서전’ 같이 무거운 의도로 기획한 책은 아니었다. 다른 수많은 필립 코틀러의 저작들처럼 그의 글을 하나라도 더 책으로 엮고, 읽고 싶어 하는 세간의 욕구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2013년 일본 니케이신문에서 필립 코틀러에게 원고 청탁을 하였다. 12월 한달 동안 2페이지 분량의 글을 일일 연재(30편)하는 것으로 주제는 필립 코틀러의 인생 이야기였다. 필립 코틀러의 책들과 활동들을 보면 알지만, 그는 매우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이고 지금도 새로운 도전과 발상에 빠져 있는 사람이다. 신문에 칼럼 연재를 해보지 않아서 흥미를 느끼고 단번에 수락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짧은 글 50편을 썼고, 이 중 30편은 2013년 12월 신문에 ‘私の履歴書나의 이력서’라는 시리즈물로 연재하였다. 그 원고들 중 48편을 뽑아 책으로 엮은 책이 이 책이다.

 

 

그래서 책이 처음 나온 곳도 미국이 아닌 일본이다. 2014년 8월, 'マーケティングと共に フィリップ・コトラー自伝마케팅과 함께 한 필립 코틀러 자서전'이란 제목으로 일본에서 최초 하였다. 영문판 판권 및 일본 외 해외 번역판 판권은 필립 코틀러가 가졌고, 우리나라는 다산북스가 판권을 사 일본어 출간본이 아닌 필립 코틀러의 영어 원고 원문을 번역하였하였다. 한국어 번역본 제목이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인 이유도 영문판 (예정) 제목이 'My Adventure in Marketing'이기 때문이다. 가장 빨리 필립 코틀러를 알고 싶다면 읽어야 하는 책이다. 가족사와 성장과정은 물론 저작들의 작가 소개글로는 다 알 수 없었던 드폴대학 입학부터 캘로그 경영대학원 교수로 임용되기까지의 여정을 털어놓고 있다. 올해 출간한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와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에 대한 집필 비화는 물론 주요 저작들에 대한 관련 이야기들이 있어 독자들이 필립 코틀러 저작들을 어떤 순서로 어떤 관점에서 읽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깨어 있는 자본주의 운동과 그 원칙이 지속될지, 갈수록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사고를 전환할지를 따지기에는 너무 이르다. 깨어 있는 자본주의를 따르는 기업들이 수익성 및 이해관계자들의 충성도 측면에서 경쟁 기업들보다 우위를 유지하는 한, 그들처럼 보다 높은 차원의 목적을 설정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다. 대규모 연례 콘퍼런스에서 마케팅 3.0이 어떻게 깨어 있는 자본주의와 맞아 떨어지는지에 대해 몇 차례 강연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때마다 깨어 있는 자본주의 의식이 계속되어 자본주의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느낌이 들었다. - p.182

 

(혁신은 근본적으로 파괴적이다) 어느 기업이나 기존의 사업을 파괴할지 모르는 새로운 위협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최고경영진은 기술, 소비자 취향, 사업 관행과 관련하여 어떤 변화가 조직의 기반을 무너뜨릴지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 심각한 위협이 발견되는 즉시 두 가지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첫 번째 대안은 회사의 가치가 대부분 사라지기 전에, 또 경쟁자들이 위협을 인식하기 전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대안은 자기파괴를 감행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누군가가 선수를 치기 전에 기존 사업을 파기하는 게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말이다. - p.320

 

 

필립 코틀러의 주요 인적 네트워크나 지난 수십 년간의 주요 행적들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백미는 역시 경제학자가 현대 마케팅의 아버지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그의 가치관(철학)과 그 변화 양상이다. 필립 코틀러 뿐 아니라 그를 포함한 3형제가 따로 또 같이 평생의 조력자이자 각자의 영역에서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알았으나 넉넉지 않은 이민자 가정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코틀러라는 성도 러시아인 아버지가 이민 후 코틀레브시키를 영어식으로 바꾼 것이었다. 10대 때는 오히려 마르크스에 관심 많은 반자본주의자였으며 <필립 코틀러의 더 나은 자본주의>의 문제의식이 그 때부터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다. 지금도 마케팅과 자본주의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지만 그가 얼마나 뼛속 깊이 마케터 마인드가 배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공유지의 비극을 막는 대표적 해법인 디마케팅 개념을 주창하였고, 전 세계 70억 인구 중 상위 20억 명에게만 집중한 현재의 마케팅을 비판하며 저소득층을 위한 마케팅과 저소득층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인물이다. 낸시 리와 발전시킨 사회마케팅 영역의 대부분이 이런 자본주의와 일반 마케팅의 폐단을 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 NPO의 기업화에 대해 다룬 <저항 주식회사>를 인상 깊게 읽었는데, 그를 주도한 대표적 인물이 필립 코틀러이며 1970년대부터 적극적인 컨설팅과 조직 혁신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 NPO마케팅 뿐 아니라 국가마케팅(공공마케팅), 종교마케팅 등을 다루는 대목을 보면, 역시 사회정의보다 마케팅이 먼저인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붙인 책의 부제처럼 필립 코틀러는 철저히 ‘마케팅의 눈으로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사람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필립 코틀러를 사숙해오면서 그의 철학이 모순적(이중적)이라는 분석하는 타인의 글들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을 읽고 그런 편견을 더욱 강화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신문 칼럼용으로 제한된 분량으로 최대한 많은 주제를 논하다 보니 논리의 비약이나 좀 더 보충이 필요한 부분이 없지는 않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이 책을 통해 보여주는 그의 철학들은 말이 계속 바뀐다기보다 세월이 흐를수록 어느 한 방향으로 귀결되어가고 있으며 아주 확고해져가는 것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책을 좀 더 치밀하게 읽으며 나름대로 결론을 내든 앞으로 나오는 책들을 계속 읽으며 확인을 하든, 그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필립 코틀러 저작 중에 이 책 보다 총천연색 사진이 더 많은 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진 자료가 많아 그걸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모험>, 필립 코틀러 책 중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그의 남은 모험들도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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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터즈] 여동생들은 대체 왜 그럴까요? 본격 여동생 분석 그래픽노블

 

 

 

19901022일 오후 415분 그자가 태어났다. 어머니(아내) 몸에서 곧 사람이 생산된다는 사실에 진정이 되지 않던 나와 아버지는 쫄쫄 굶고 있었다.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긴장이 풀린 부자가 조금이라도 요기를 하려고 붕어빵 하나 먹고 왔더니 그자가 나타나 있었다. 할머니께서 으미, 화상들하며 그 중요한 순간에 처먹으러 나갔다 왔다며 두 사람의 등짝을 때렸다. 큰애가 돌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치밀하게 터울 계산하여 낳은 아이였고, 아들이었다. 어머니는 긴 진통에 지쳐 깊은 잠에 빠졌고, 아기는 빨리 씻겨 가족들 앞에 나타났다. 할머니는 춤을 췄고, 아버지는 염화미소를 지으며 어쩔 줄 몰라 하고 계셨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심각하며 미래는 막막할 것이란 걸 본능적으로 느낀 나는 고래고래 울부짖었다. “나는 쟤한테 미미(인형)도 안줄 거고 토토(자동차)도 안줄 거고(이하 온갖 장난감 이름 나열)안줄 거야!” 어이없다며 웃는 어른들을 뒤로 하며 나는 생애 처음 인생의 쓴맛을 느꼈다. 그날 나의 왕국이 무너졌다.

     

 

어디서 많이 본 표지라고 생각했는데 <Smile(2010, 국내 미번역)>의 작가였다. 교정기를 낀 변형 스마일이 작가 본인을 상징한다고(<씨스터즈>에는 여동생 스마일도 표지에 등장).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였고, 상도 받은 작품이라 SNS에서도 많이 회자되어서 표지는 익숙한 작품이었다. 돋을새김에서 <씨스터즈(2014)> 번역본을 냈다는 소식을 알고 같이 읽으려고 찾아보니 <Smile>은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본이 없는 상황이었다. 없어서 못 읽지 만화와 그래픽노블을 좋아하기도 하고, 집에 미국 그래픽노블은 소장하고 있는 게 없어서 호기심에 덮어놓고 읽기 시작하였다. 무엇보다 그림체가 추억은 방울방울해서 끌렸다. 미국 냄새라고 해야 하나, 책을 펼치자마자 그립고 익숙한 감정과 조우하였다. 나는 90년대 어린이였다. 매일 TV에서 애니메이션을 방영했고, 명절이나 공휴일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특선 애니메이션이 몇 개고 편성되어 있던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엔 미국, 유럽 애니메이션도 일본 애니메이션 못지않게 방영되었다. <피너츠> 등 미국만화를 가장 먼저 접했다. 대부분 레이나 텔게마이어의 그림체 같았다.

 

레이나 텔게마이어는 풀컬러 그래픽노블을 그린다. <Baby-sitters Club(2006-2008, 국내 미번역)>은 리메이크였고, 창작 장편은 <Smile>, <Drama(2012, 국내 미번역)>, <씨스터즈> 밖에 없어 아직 작품세계를 속단할 수 없지만 책을 읽으며 우리 드라마 작가 노희경이 생각났다. 노희경이 자신의 모든 작품에서 빼놓지 않는 설정은 세상의 모든 딸들은 그 모양이다(못됐다)’. 남들에겐 한없이 좋은 사람인 여자도 어머니하고는 투덕거리고 상처 입히는 딸로 그린다. 그게 그녀 평생의 문제의식이고 극작을 통해 자기 속죄하고 있다. <Smile><씨스터즈>는 자전적 그래픽노블이다. <Smile>에서 잠깐 등장하는 여동생 아마라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좋아 자매 이야기를 주제로 푼 책이 <씨스터즈>이다. <씨스터즈>를 통해 레이나 텔게마이어의 메시지는 더욱 분명해진다. ‘세상의 모든 ()동생들은 문제다. 형들이 고생이 많았다, 이것들아.’ 앞으로 같은 메시지의 그래픽노블을 계속 그릴지 궁금하다. ‘형제는 마르지 않는 소재의 원천이니까.

 

 

아니나 다를까, 내게 포대기가 지급되었다. 더 이상 아무도 나를 귀엽다고 하지도 안아주지도 않았다. 사라졌던 내 젖병과 딸랑이가 나타났고, 내 등과 장난감은 그자의 침 공격을 당해야 했다. 어머니는 소꿉놀이에서 아기 역할이 나타났으니 얼마나 좋으냐고 했지만 딱 그 뿐이었다. 똥 싸재끼고, 울고, 무겁고, 귀찮아! 지금은 나이 어린 쌍둥이고, 취향도 비슷하지만 처음엔 같은 원료로 같은 공장에서 생산했는데 모든 게 달랐다. 높은 곳만 발견하면 보자기 매고 가서 뛰어내리고 전대물 놀이에 심취하던 나와 달리, 그자는 집에 처박혀 블록이나 로봇 조립하는 걸 좋아했다. 그렇게 의지하다가도 수틀리면 태세 전환해 맨날 나만 혼났다. ‘쌔가 빠지게숙제를 해놓으면 그자가 고치거나 베껴서 ‘(나이에 맞지 않는)고퀄리티라고 지네 선생님께 칭찬을 받았다. 물론 한두 살 차이 나는 형제만큼 격렬하게 싸우진 않지만, 그렇다고 우애가 퐁퐁 솟고 평화롭지는 않았다. 서로의 영향으로 나는 나잇값을 못하고 그자는 겉늙었다. <씨스터즈>를 읽으며 미국 언니 너도 그랬냐며 책등을 토닥거렸다. 객관적으로 독서를 할 수가 없었다. 역시 내가 큰놈이어서 그런 걸까. 동생, 외동들은 어떤지.


 

단 하루만이라도 동생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아마라는 레이나의 업보다. 레이나가 수많은 큰놈들이 저지르는 실수 동생 낳아 달라타령을 부모님께 시전 했으니. 아기 아마라는 속을 알 수 없는 파괴왕이었고, 어린이 아마라는 언니안티왕이다. 그런 아마라에게도 시련이 찾아온다. 레이나-아마라 비슷한 터울(5)로 남동생이 생겨 동생 가진 자의 쓴맛을 알게 된 것. 그래서 레이나의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되었지만, 본능적으로 언니를 보면 못 놀려 안달이다. 앞서 <Smile>-<씨스터즈>의 관계처럼 후속작을 언급한 것은 이 책의 구성 때문이다페이지 배경 톤을 달리 해 과거회상과 현재가 계속 교차하게끔 구성해 놓았다. 그래서 레이나가 어떻게 언니가 되었는지, 언니로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얘기들이 담겨 있지만 막상 이 책의 주제인 현재는 한 가지 사건이다. 멀리 사는 사촌을 만나기 위해 엄마와 세 남매가 캠핑카를 타고 일주일 여행하는 이야기(아버지는 직장 때문에 비행기 타고 따로 옴)로 책 한권을 끝냈기 때문에 이런 구성이라면 500권도 넘게 연작 시리즈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주제에 집중하기 위해서였을까, 실제로 더 특별히 애증이어서 일까. 뒤표지에는 슈퍼 왕짜증이라고 표현해두긴 했지만 <씨스터즈>에서 막둥이 윌과의 갈등은 별로 나오지 않는다. 제목대로 자매 전쟁에 주 초점을 맞췄다. 겁이 많고 얌전한 레이나와 달리 까칠하고 힘이 넘치는 아마라. 가족여행에서도 레이나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으며 가는데 아마라는 시종 언니 괴롭히기에만 관심이다, 게다가 애완용 뱀까지 태워서 레이나를 떨게 하는데. 그런데 아무리 미워도 형제는 까도 내가 까는’ ‘애증관계다. 오랜만에 사촌을 만나서 반가움도 잠시 생각보다 잘 안 맞고, 결국에는 그래도 레이나-아마라 연합이다. <씨스터즈>는 책 내내 묻는다. ‘도대체 동생들은 왜 그렇냐고.’ 나는 그에 대한 대답을 할 수는 없지만 전 세계 모든 동생들에게 형 눈엔 어렸을 때 당신들 이렇게 보였노라고는 말할 수 있다. 동생들의 대답, 부모의 대답이 궁금하다. 누구에게나 흥미진진한 그래픽노블이었을까.



(서평을 쓴 후에 <Smile>이 작년에 예림당에서 <웃어도 괜찮아>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걸 알았습니다. 해당 책 네이버책DB에 원서 연결이 안 되어 있고 작가 이름 표기도 영문 표기 없이 '레이나 텔거메이어'로 되어 있어서 몰랐습니다. 서평 준비하면서 좀 더 치밀하게 검색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p.s.- 책 끝에 실제 텔게마이어 자매 사진이 나온다. 그림체와 묘하게 닮았다. 이미 읽으면서 이성을 상실하고 서평에 개인사도 많이 털어 놓았을 만큼 <씨스터즈>를 읽고 그자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도 형제가 있어서 행복한 날이 더 많았다. 이 책을 읽고 있던 순간에도 그자와 꼭 붙어서 기차여행 하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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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수치심 - 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감정들
마사 너스바움 지음, 조계원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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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Hiding from Huminity: Disgust, Shame, and the Law

 

 

[혐오와 수치심] 법을 만드는 감정들, 법과 인간성

 

 

원서도, 번역본도 표지를 통해 조금이라도 독자의 흥미를 잡고 책을 좀 더 이해시키려고 한 듯하다. 작가는 각각 다르지만 혐오와 수치심을 일으키는 추한 여자의 나신이 그려져 있다. 끝까지 읽어보지 않으면 무슨 책인지 조금도 파악할 수 없는 책이다. 다 읽었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을 확률이 높은 책이다. 왜 법조인 양성 교육을 학부가 아닌 대학원과정부터 시작하는지, 로스쿨을 못 갈 수도 있었겠다고 수긍하게 하는 책이었다. 저자의 이력이 너무 현란했고, 책의 겉모양만 봐서는 혐오와 수치심을 철학적으로 사유한 인문서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에서 혐오와 수치심보다 더 중요한 키워드는 법이다. 법에 대한 책이고 정치적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인간의 감정을 풀어나가는 책이다. 수많은 인간의 감정 중 혐오와 수치심이 언급된 것은 그것이 법을 만드는 대표적 감정들이기 때문이다.

 

번역본의 부제처럼 혐오와 수치심은 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감정일까, 법이 인간다울 필요가 있을까 등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복잡하였다. 게다가 책은 번역이 비문인 것도 아닌데 내용 자체가 어렵다보니 읽히지 않아 속이 울렸다. 오기로 읽고 또 읽었다. 그러나 영 녹녹지 않았고, 자기 혐오와 수치심에 시달리며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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