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를 높이는 재무관리
이진욱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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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를 높이는 재무관리]

교과서로 손색없는, 두고두고 읽는 책

 

 

 

비슷한 전공을 한 친구가 영마광(영업마케팅광고) 취업하지 말라고 말리며 자기도 경영지원:영마광을 7:3으로 서류 넣더니 결국 최종 정착은 기획 쪽으로 갔다. 인생을 바꾼다고 노력해봤자 그 폭이 별로 크질 않구나, 결국 익숙한 데서 약간 변하는 구나 다시금 느꼈다. 친구의 전철을 밟을 것일까 완전히 다른 쪽으로 커리어를 틀 것인가 고민할 때에 <기업가치를 높이는 재무관리>를 만났다. 돈을 만질 줄 알면 굶어 죽지 않는다는 조언과, 어쨌든 재무회계는 비즈니스경영의 언어라는 자각에 사소한 자격증이라도 따보려고 학원을 알아보던 차였다. 그리고 의외의 기회로 일부터 하기 시작하였다. 회사에서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질문이 어쩌다가 한 번도 안한 일을 할 생각을 하고 하게 되었냐는 물음이었다. 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나를 위해서라도 노력해야 있다. 공부해야 했다. 


<바인더의 힘>도 마케팅 서적이었던가, 스타리치북스의 성과를 지배하는시리즈가 만족스러웠다. 판형이나 구성이 비슷한 <기업가치를 높이는 재무관리> 역시 이 시리즈의 일환인지 알았는데 아니었다. ‘성과를 지배하는이 안 붙은 다른 경영서들도 있는 걸 보니 성과를 지배하는이 스타리치북스의 경영서를 총괄하는 브랜드명은 아니나 보다. 생각했던 책이 아니었다. 처음 보고 든 생각은 교과서다였다. 대학 시절 들었던 전공수업 몇 개와 겹치는 아주 익숙한 내용이었다. 저자 역시 대학의 한 학기 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책을 목표로 이 책을 썼다고 하였다.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이 대학의 강의 주교재로 얼마나 활용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보통 원서나 학계의 대표 교수 혹은 자기 과 교수 책을 주교재로 쓰니 말이다. 출판사가 적은 저자 소개엔 없지만 저자가 대학 강의도 하고 있으려나.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저자가 실제로 겪어본 듯한 기업 케이스들이 나온다. 크게 두 축이다. 재무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몰라 어려움을 겪은 회사의 이야기와 재무관리를 잘 해 발전한 회사의 이야기. 특허도 많고 경영수완이 남달라도 의외로 재무관리의 중요성을 모르는 경영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특히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이공계 출신들이 흔히 저지른다고. 본문 자체보다 더 흥미롭게 읽었다. 물론 본문도 알차다. 교과서답게 재무관리의 정의부터 기본 개념과 수식, 재무분석과 부실 관리, 재무관리 관점의 기업 성장 전략 등 꼼꼼하게 담겨 있다. 강의 교재로 활용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읽는다면, 빠르게 일독한 후 생각날 때마다 다시 찾아 발췌독하는 식으로 두고두고 읽는 게 가장 이상적인 활용법이다.

 

책상 위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짬짜미 읽었다. 그러나 읽는 동안 큰 감흥을 못 느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니 직장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책이 아니었다. 일이 있으나 없으나 근무 시간 동안엔 사무실 분위기도 부산스럽고 스스로도 별 여유가 없다. 그런 시간에 짬을 내 읽으려 애쓰는 책은 실무에 당장 도움이 되고, 야무지게 할 말만 딱딱 담긴 책인데 <기업가치를 높이는 재무관리>는 내내 학교 이론적인 이야기만 한다. 전산회계2급 같은 자격증 공부를 병행하며 이 책을 읽었다면 승부욕과 긴장감도 유지하고 더 독서효과가 컸을 것 같다. 학생들에겐 좋지만 직장인들에겐 재무관리 문외한을 위한 119 처방 그 이상 그 이하가 아니다. 하필 결산 시기에 투입되었다. 재무회계 부서가 따로 있긴 하지만 어찌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럴 때에 자극이 되고 기본기를 다지게 하는 책을 만나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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