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사상 7 - 성역과 금기에 도전한다
강준만 외 지음 / 개마고원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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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교수의 <인물과 사상> 시리즈가 어느덧 20권 가까이 발행 되었다. 나는 최근에서야 <인물과 사상 7-'입장주의'를 청산하자!>(개마고원,1998)를 읽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강준만교수가 주장해왔던 전체적인 글의 흐름이라서 그런지 내용에 있어서는 특별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계속 되풀이되는 강준만교수의 글과 관련해 '지루하다','식상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주 잘못된 판단이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강준만교수의 주장은 거의 대부분 옳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아무리 옳은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강교수의 글의 주요 대상인 언론과 지식인들이 아직도 자신에 대한 반성없이 우리사회의 모든 양심과 도덕은 자처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그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

비록 강준만교수의 주장의 레퍼토리가 비슷하며 그로인해 지루한 감정을 가질지언정 우리 사회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으니 어떻하겠는가 하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강준만교수에 쏟아지는 그의 글쓰기와 관련된 일부 비판과 관련해서는 '면죄부'를 주고 싶다.

이번 제7권에서는 외부기고자의 글이 특별히 눈에 띈다. 특히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현택수교수의 글이 그러한데, 현교수의 글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지식인 내부 비판이라는 측면에서 그의 글은 아주 높게 살만하다고 보여진다. 지금까지 지식인 집단에서는 내부비판이 부제한 아니, 거의 전무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택수 교수의 글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이번호에 실린 성낙주교사의 [석굴암을 위한 변명] 같은 경우는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그 글을 읽으면서 다 읽긴 읽었지만 내용이 너무 어려워 대충대충 건성으로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글의 주제 선정과 관련해 글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가독성'이라는 측면도 좀 고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글이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 책에 대한 점수는 별5개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인들의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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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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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메이저 인생을 꿈꾸며 하루하루 인생을 준비하며 살아간다. 한국사회에서는 특히, 그러한 메이저 인생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가 바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난 26일날 방영된 뉴스를 보니 방학을 한 달 여 앞둔 초등학교 학생들이 무단결석을 하면서까지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사회에서는 어쩌면 초등학교 아니, 태어나면서부터 메이저 인생을 향한 인생 경주가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건 유아학습시장이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한국의 현실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다른 집 자식과는 뭔가 차별화되는 교육에 대한 열망, 다른 집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학원을 네 군데 보내면 내 자식은 학원을 다섯 군데 보내겠다는 학부모들의 잘못된 교육열에 대한 과열현상.

솔직히 말해서 지금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메이저 인생을 꿈꾸며 한 발 한 발 나아갈려고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마치 내 앞에서는 나의 몸을 저 멀리 날려버릴 듯한 거대한 바람이 앞에서 불어오고 있지만 조금만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메이저 인생을 붙잡기 위해 힘들게 발걸음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상황이 얼핏 연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손 앞에 닿을 것 같은 그러한 메이저 인생에 대한 꿈은 발 걸음을 한 걸음씩 앞으로 점점 나아갈수록 손에 잡힐 듯 하다가도 막상 잡히질 않는게 솔직한 나의 현실 같이 느껴진다.

나는 은희경씨의 <마이너리그>(창작과비평사,2001)라는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내 인생에 있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는 각각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만수산 4인방' 또한 메이저리그 인생을 꿈꾸면서 사업을 벌인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메이저는 어차피 한정된, 선택받은 소수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건 우리사회가 점차 중산층이 사라지고 80대 20의 사회구조화가 이루어져 가고 있다는 지적처럼 누구나 다 메이저가 될 수 없다는 사실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현실이다. 즉, 우리는 누구나 메이저를 꿈꾸지만 메이저가 될 수 없는 그러한 사회적 딜레마가 원초적으로 존재한다는 말이다.

책의 내용만을 보면 '승주','조국', '형준'은 사업을 실패함으로 인해 우리사회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마이너 인생을 사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다른 생각이 들었는데, 비록 '만수산 4인방'은 메이저 인생과는 거리가 먼, 인생에 있어서의 실패를 하는 것으로 이 소설은 결론을 짓지만 우리사회는 어쩌면, 저러한 마이너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기에 메이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더 돋보이지 않겠는가 하는 당연한 생각을 한번 해보았다. 운동경기를 보아도 패자가 있기 때문에 승자가 있는 것처럼 우리사회에서 마이너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기에 어쩌면 메이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존재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러한 메이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마이너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피와 땀의 가치를 아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우리사회가 10대 후반에 한번 치른 시험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가 아닌, 누구나 노력여하에 따라 메이저가 될 수도 있고 혹은 그러한 노력을 좀 게을리 했을 경우 다시 마이너가 될 수 있는, 그러한 좀 더 다이나믹한 사회가 되기를 기원한다면 그건 나의 지나친 희망사항일까?

예를 들면 서울대 문제만 해도 그렇다. 한국 사회에서 서울대 출신이라는 딱지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여러가지로 유리하다. 아마도 실질이 아닌 껍데기를 더 숭상하는 사회 분위기 탓 때문에 그럴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서울대라는 간판이 아닌, 실질을 더 높게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의 조성. 메이저리그의 진입을 위한 공정한 경쟁과 룰이 제대로 갖추어진 사회. 이러한 것들이 먼저 선행되어야 이 땅의 메이저리그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진정한 존경과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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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연꽃을 조금은 닮고 싶다 - 이경순 사진집
이경순 지음 / 해들누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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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에 검은색 겉표지의 사진집을 한 권 구입했다. 영광도서 김윤환사장의 안사람인 이경순씨의 연꽃에 대한 사진집이 바로 그것이다.

며칠전부터 장마철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지금 내가 사는 아파는 창 밖에는 비가 많이 오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창 밖에 흐르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사진과 글을 감상했는데, 이 책의 주제가 연못가에 핀 '연꽃'에 관한 것이어서 그럴까? 왠지 비가 오는 연못가에 핀 '연꽃'에 대한 이미지가 가슴깊이 더 와 닿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린시절 비가오는 연못가에서 놀던 추억도 떠오르기도 하면서 말이다.

사진집으로서는 200여페이지 가량 되는 비교적 두꺼운 책이지만, '연꽃'에 대한 사진과 이경순씨가 촬영을 하면서 느낀 여러가지 짧은 글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 책 한 권을 다 읽는데는 30분이 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은 시간의 길고 짧음이 무어 그리 중요하랴? 비록 책을 읽은 시간은 짧지만 이 책을 통해 대자연의 숨결과 과거 어린시절의 추억을 느끼게 된 것은 이 책을 통해 얻게된 아주 훌륭한 소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경순씨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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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정치사 연구 - 증보판
정경환 지음 / 신지서원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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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1학기 수강과목중에 '한국현대정치사의 이해'라는 강의가 있어서 이 책을 사서 읽게 되었다.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정경환교수가 쓴 책인데, 이 책의 장점으로는 미군정기를 비롯해 4-19민주혁명, 5-16유신체제, 부마민주항쟁, 5-18민중항쟁 등 한국현대정치사에 있어 핵심적인 사건들을 잘 요약했다는 데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불편했던 점은 본문에 나와 있는 내용과 관련해 각주로서 설명을 너무 많이 한 부분이지 않나 싶다. 충분히 본문에서 다루어도 될 내용인 것 같은데, 책을 읽는 흐름을 방해하면서 본문에 나와 있는 각주의 내용을 찾아 읽느라고 책을 뒤적겨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 책을 쓴 정경환교수의 독자에 대한 과잉친절(?)이라는 좋은 의미로 받아들일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다음에 개정판을 낼 때에는 독자의 글을 읽는 '가독성'도 좀 고려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한국의 현대정치사에 있어 주요 사건들을 비교적 상세하고도 쉽게 다루기 때문에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서 인문-사회과학서적보다는 보다 실용적인 컴퓨터나 영어공부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데,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만약에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대학생으로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정체성 확립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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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세 이재용 - 그의 출발선은 왜 우리와 다른가
곽노현 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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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알라딘'을 통해 <삼성 3세 이재용>(오마이뉴스,2001)이라는 책을 한 권 읽었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자신의 아들인 이재용에게 주식을 어떻게 불법증여를 하는지 그 과정을 자세하게 다룬 책이다.

나는 이 책에 있는 내용중에 146쪽에 있는 윤종훈 회계사와 관련된 글이 특별히 기억에 남았다. 삼성과 국세청을 상대로 의로운 싸움을 하다보니까, 어쩔수 없이 국세청과 껄끄러운 관계가 되었는데, 국세청과 사이가 안 좋은 회계사에게는 그 어떤 고객이 찾아올리 만무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회계사라는 직업을 그만두었다는 내용인데, 우리사회에서는 옳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마디로 '비정상이 정상인 사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을 통해 과연 '경제정의'가 무었인가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볼 수 있어서 참으로 유익했던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다른 모든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데, 이 책을 통해 이재용씨가 44억원의 재산을 4조원으로 불리는 과정을 보면서 일반서민들에게 '경제적 허털감'을 안겨주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썩은 고름을 짜내지 않고서는 병이 치료가 되기 어렵듯이 이 책을 통해 삼성그룹의 추악한 실체를 알고 넘어가는 것이 우리사회가 좀 더 깨끗하고 바른 사회가 되는데 있어그 첫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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