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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그날
홍종건 외 / 사진예술사 / 1994년 4월
평점 :
품절
<<광주, 그날>>(사진예술사,1994).비교적 비싼 돈을 주고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평소 언론인이 쓴 책은 모두 다 사서 읽겠다는 나의 소신(?)에 의해서인데, 이 책을 보면서 나는, '과연 진정한 언론인의 자세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광주민주항쟁 당시 <동아일보> 기자였던 황종건, 김녕만이 목숨을 걸고 찍은 사진들인데, 이 책 뒷 부분을 보면 '취재기' 라는 제목으로 두 기자가 광주민주항쟁을 직접 목격하면서 느낀 점을 적은 부분이 있다. 황종건기자는 광주민주항쟁 당시 기자로서 무기력했던 자신을 반성하면서, '아무리 계엄하에 있었지만 과연 나자신이 국민의 알 권리에 얼마나 충실했는가'(141쪽) 라고 자문을 하면서 반성을 한다. 김녕만기자는 신군부의 사진 검열과 관련하여, '동아일보에서 사진을 안쓸 망정 폭도라는 사진설명을 붙일 수 없다 하여, 결국은 사진을 싣지 않는 쪽을 택하기도 했다.'(145쪽) 라고 고백을 하기도 한다. 이 두 기자가 당시의 목숨을 건 기록이 없었으면 이 책은 아마 빛을 보지 못했을 것임이 분명한 데, 그런 측면에서 나는 너무나 귀한 한 권의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이 두 기자는 1980년 당시를 회상하며 저널리스트로서 제 몫을 다 하지 못했던 자신을 돌이켜보고 반성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으니 이 부분은 이 땅의 언론인들이라면 곰곰히 '저널리스트의 자세' 와 관련해 한번 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광주민중항쟁 당시, <조선일보> 기자로서 시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투쟁을 '폭도들의 반란' 으로 몰았던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은 당시의 기사를 단순한 스케치 기사였다며 아직도 전혀 반성을 하지 않는 '후안무치'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 언론계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광주민주항쟁은 20여년이 넘게 지난 오늘날에도 현재진행형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