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안방에 걸어 둔 그림이 침대 위로 떨어졌다고 안사람이 말을 해 가보니 서양화 4호 액자가

침대 위에 있어 집어보니 묵직한 게 사람이 누워 있었다면 상처 입었을 것 같았다.

  이 그림은 손자가 좋아 했던 건데 군대 가기 전에 우리 집에 와서 잘 때는 안방에서 외할머니랑

자곤 해서 안방에 걸어 놓았던 국전 초대작가이던 작가가 1980년에 그린 것을 같은 해 내게 선물한 인물화다.

  떨어진 액자 뒷면에 철사줄에 꽂힌 못이 빠져 있었는데 뒷 판은 베니아판이 아니고 조금 고급스럽고 도틈한 것이 였는데 못이 조금 짧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무거워서 우선 말로 물어보려고 집 근처 문구점 겸 액자 만드는 화방이 있어 갔더니 토요일이라 문 닫고 있어 월요일 날 다시 찾아 갔더니 액자 수리는 안 한다고 해 인근 목공예사에 갔더니 할 수 있다고 해 액자를 들고 갔더니 사장은 안보이고 직원이 사장이 말한 금앧의 몇 배를 말하고 당사자는 없기에 다시 오마고 하고 돌아와 생각하니 베니아판을 잘라서 부 칠까 하고 철물 목재점에 가서 베니야판 잘라달라 했더니 못한다고 해 조금 긴 못을 사려고 했더니 대 여섯 개 그냥 주셔서 집에 와 뒷 판 위에서 못을 박았더니 튼실해져 거실 에다 걸었다.

  이 작가느 1961년에 H대학에 입학을 해서 내리 국전에 출품해서 내리 3년간 특선하고 1964년 국전 추천작가 된 화가로 조선호텔 화랑 거래 하면서 알게 된 화가로 나이가 3년 아래라 나를 형이라고 불렀던 사이다. 밤 늦게 술 마실 때는 호텔네 점포 사장 차에 태워 데려다 주기도 하다가 통금 시간 때문에 나는 여관에서 잔 적도 또 어떤 때는 차 태워다 준 사장 댁에서 잠자고 올 때도 있었다.

  예술의 전당에서 그릅전을 할 때 만났는데 얼마 있다 프랑스에서 초청 받아 전시하러 간다고 해서 축하하기도 하고 부인은 우리들 사진도 찍어 주곤 했는데 그렇게 세월이 흘러 소식도 없이 지내다가 그림 떨어지는 바람에 혹시 요새 전시는 안하나 하고 인터넷에서 찾다가 2년 전에 떠나버린 걸 알게 되어 망연했다..

  나보다 적은 나이에 나보다 앞질러 가다니 미안하기도 하고 2년 세월이 지났는데도 자기기 떠난 것을 모른 사람에게 떠난 자신을 알려주려고 그림을 떨어트렸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렸다.

  살아 생전에 그림 값 받아 집으로 가다가 불쌍한 사람 만나면 받은 그림 값 주고 집에 가던 사람이라 좋은 곳으로 갔겠지만 나보다 먼저 떠나다니....  

  거실에 걸어 논 그림을 보고 옛날 생각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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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9-19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황망하셨겠습니다.
세상엔 정말 저 보다 늦게 와서 일찍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많이 있더군요.
뭐라 할 말이 없더군요.
그저 누구나 주어진 날수만큼 살다가 가는 것 아닌가 합니다.
심심한 위로의 말씀과 함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水巖 2022-09-20 23:15   좋아요 0 | URL
오랫만에 오셨군요. 조선 화랑에 그림 내고 있다가 아케이드판매촉진회 총무를 하게되면서 호텔에서 제게 조그만 사무실을 주셔서 친해진 화가들이 시내에 니오면 들러가곤 할때 알게 된 화가 랍니다..고교 후배와 동기여서 선배처럼 대해주곤 했는데 선배를 추월해서 가버렸군요.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09-19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락이 오래전에 끊겼던 친구의 부고를 몇년 지나서 받았을 때의 황망함이 떠오릅니다.
여러가지고 생각도 많아지ㅗ 착잡하기도 하셨겟습니다.
좋은 분이셧다니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 생각해야겠지요.
저도 위로의 말씀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水巖 2022-09-20 20:18   좋아요 0 | URL
제가 나이 들면서 가끔 나이든 선배나 친구와 연락이 안될 때 전화 걸기가 조금 두렵더군요. 화랑을 떠나 건설업을 할 때는 열 명이 친목회를 만들어 서로 돕고 하면서 공사가 없을 때는 여행도 다니고 했었는데 몇몇 분은 떠나시고 두어 명은 치매에 걸려 만나지지도 못하고 이제 남아서 가끔 만나는 이는 세 명만 있는데 코로나와 폭우가 훼방을 놓아 못 만나는군요.
이렇게 들러 말 건네주시니 감사합니다..

잉크냄새 2022-09-20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연이나 사연 있는 사물에는 영혼이 깃드나 봅니다. 아니면 소식 전하러 잠시 깃들다 떠나기도 하나 봅니다.

水巖 2022-09-20 20:31   좋아요 0 | URL
정말 그런거 같죠, 오늘은 그간 만나지 못했던 그림 선배 한 분 인사동에서 만나 점심도 먹고 옛날 차도 한잔 나누면서 떠난 사람 이야기 하며 강화도로 이사 한 화가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을 나누다가 이 분은 용인으로 가셨답니다. 팔십구세인 이분 그 시절에도 우리들 보듬어 주시던 형님 같은 분 만나 뵙고 들어 왔는데 여러분 다녀 가셨군요.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9-23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 수암님의 글을 읽고 기분이 많이 울적하시겠구나! 생각했었는데 미처 댓글을 못남기고 때를 놓쳤습니다.
나이가 들어 건강을 잘 유지한다면 좋은 점이 있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벗을 잃는다는 그런 점들은 시간이 갈수록 적응되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분의 그림이 떨어져 소식을 알게 되셔서 더욱 적응키 힘든 부분이지 않으셨을까? 싶기도 하구요.
암튼 많은 도움을 받으신 분이라 더욱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셨겠습니다.
모쪼록 많이 늦었겠지만 고인의 명복을 빌어 드린다면 그곳에서 반가워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늦게나마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환절기에 수암님과 가족분들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水巖 2022-09-24 17:10   좋아요 1 | URL
다녀가신줄 알았죠, 바쁘신가 보다고 생각했답니다. 저도 답글이 늦었네요.
어제 새벽에 일어나 아침 다섯시 조금 넘어서 아침 먹고 30분후에 약 챙겨먹고 출발해 한시간쯤 걸려 모임 장소에 도착. 지인을 만나고 많은 분들과 함께 명주사 버스를 타고 강원도 원주를 떠나 먼저 간 곳은 원주시 시립중앙도선관에 들러 <대한민국 독서대전>에 참석 한선학 관장의 목판과 판본 설명을 듣고 나와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으로 가서 <중국 년화 특별전>을 관람하고 한선학 관장 설명도 듣고 중국 스님의 한국 말 설명도 듣고 강연을 듣고 4시경에 출벌했는데 집에 돌아오니 일곱시, 오늘까지 녹초가 되어 이제 들어 왔습니다.
이제 멀리 다니는 거 힘들어지는군요.

로드무비 2023-01-03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알라딘 서재에 오랜만에 왔습니다.
페이퍼들 하나하나 차례로 읽었습니다.
떠난 뒤 알림인가~는 제목부터 뭉클하네요.

목공소며 어디며 맡기지 않고 직접 수리해 벽에 거신 것도
멋지십니다.

水巖 2023-01-04 08:01   좋아요 0 | URL
로드무비님 반가워요. 오랫만에 들러주셨군요.바쁘셨나봐요.
저도 요샌 늙어버려 눈이 침침해서 글을 잘 올리지 못하는군요, 년상의 초등학교 동창은 책도 못 읽는다고 하는데 나는 세 살 적은 탓에 책은 보고 있지만 속도는 느려지는 군요.. 작년 한 해는 겨우 70권 읽고 말었내요. ㅎㅎㅎ

로드무비 2023-01-04 16:52   좋아요 0 | URL
지난해부터 저도 결명자차를 끓여 마시고 있습니다.
수암님 눈관리 잘하셔서 그토록 좋아하시는 독서
오래도록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한 해 70권밖에 못 읽으셨다는 말씀에
깜짝 놀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