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 - 운주사 천불천탑의 용화세계 - 학고재신서 10
요헨 힐트만 지음 / 학고재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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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운주사 천불석탑의 용화세계'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책이다.

요즘 나는 한참 '운주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터이라, '운주사'라는 이름만 붙어있으면 무엇에든 귀가 번쩍한다. '운주사'에 가 보기 전에도 그곳에 대한 신비감으로 궁굼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그곳에 다녀온 나는 더욱 운주사의 신비로움에 빠져들고 있다.

아마 이 글을 쓴 '요헨 힐트만'도 나와 같은 생각이 아니였을까? 독일 사람인 그는 1985년 한국을 처음 방문하여 한국의 전통문화에 매료되었다. 그 후 반년동안 전남대학교 미술대학에서 교환교수로 일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줄곧 이런 생각을 했다. 다른 나라 사람도 느끼는 우리문화를 왜 우리는 느끼지 못할까?,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꼭 그렇게만 생각할 일도 아니다. 그들 또한 자기 문화에 대해서는 무지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원래 사람은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니까…….

이 책은 독일인 '요헨 힐트만'의 시선으로 본 우리문화와 전통에 관한 글이다. 운주사의 불상과 석탑 하나하나에 대한 자료도 충분히 실려 있다. 그 외에도 관련되는 설화와 이야기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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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 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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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실 나는 이런 부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이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였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내 손에는 닿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이들 독후감 검사를 하다가 보니, 이 책을 읽고 글을 쓴 학생들이 참 많았다. 그 중 한 녀석이 이 책과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를 가져와서는 읽어 보라고 한다. 그래서 기쁜 마음에 단숨에 읽어 버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더더욱 교사의 중요성에 대해 절감했다. 오토다케는 요가초등학교(일반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는데, 당시 그를 맡겠다고 하는 선생님이 2분이나 있었다고 한다. 한 사람은 다카기 선생님, 또 한사람은 오카 선생님이였다. 나이가 많은 다카기가 1학년 때부터 4학년 때까지, 5·6학년은 오카 선생님이 담임이 된다.

그들은 오토다케를 '장애인 = 도와주어야 할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 그로 인해 오토다케의 친구들 또한 그를 똑같은 친구로 여기고 대하게 된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뒤로 물러나 구경하고, 도움만 받는다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체육 시간에도 그는 함께 한다. 물론 그가 할 수 있는 기준은 일반인과는 다르다. 점점 기준을 높여가면서 도전을 하는 것이다.

그의 밝고 도전적인 삶은 학창시절에 만난 용기 있는 선생님과 그의 부모님에게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나는 이들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해야할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개눈에 똥 밖에 안 보인다'라는 속담이 있었던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오토다케의 도정정신과 삶보다도 그가 만난 선생님들의 교육 방침만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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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E. 프랭클 지음 / 제일출판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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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신과 정문의인 빅터 프랑클이 제 2차 세계대전 중에 아우슈비츠와 다하우 등지의 강제수용소에서 3년을 보낸 생활을 직접 쓴 글이다. 1장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생활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고, 2장은 그가 창시한 로고데라피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장에서는 비극적 낙관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나의 배경지식이 약한 탓인지, 2장과 3장의 내용은 잘 와 닿지 않는다. 그러나, 1장의 내용은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미를 찾는 일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죽음의 수용소 안에서 언젠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 속에서 추위와 허기에 지쳐 있으면서도 그들의 견뎌 내는 것은 바로 '의미'였다는 것이다.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고통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 빅터 프랑클 -

인생을 두 번 살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첫 번째는 지금 막 하려고 하는 것만큼이나 서투르게 행동했던 것처럼 살아라. - 빅터 프랑클 -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견딜 수 있다. -니체 -

이처럼 이 글은 우리 삶에서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난 참 괴로웠다. 내 삶에서 의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였던가? 나를 오랫동안 방황하게 만든 글이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나는 그 의미를 찾았다. 단지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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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개정판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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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에서부터 통일전망대까지 49일간 오직 '발'만을 이용하여 국토를 종단한 한비야씨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나는 힘든 산행 같은 것을 견디기 어려워 하는 사람인데도, 한비야 씨의 국토종단기를 읽으면서 줄곧 '나도 한 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 혼자의 몸으로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그는 꿋꿋히 해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을 하나 알았다. '49일씩이나 시간을 어떻게 내나'하는 생각에 국토종단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편견을 한비야씨의 조언으로 인해 벗어나게 되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시간이 안 되면 주말마다 가면 되는 것이다. 이번 주말에 갈 수 있는 곳까지 가고, 다음 주말에 그곳으로 가서 다시 출발하면 되는 것이다.

나도 한번 계획을 세워 보아야 겠다. 이런 것이 독서의 매력인가 보다. 사람을 다른 인생에 기웃거리게 되는 것. 그러다 보면 다른 삶도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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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안도현 / 열림원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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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글(이 글에 대한 감상문)을 교정하다가 문득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충동에 도서관에 꽂혀 있는 책을 펼쳤다. 해변마을에서 살아가던 남자아이의 성장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선생님으로 계시던 아버지가 어머니를 패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한마디 말도 없이, 불평 없이 그저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일로 집을 뛰쳐나가 '만리장성'이라는 중국집에 배달원으로 일하게 된다. 오토바이가 타고싶다는 이유 때문에 말이다. 항상 모범생으로 살아가던 주인공은 노란 색으로 염색을 하기도 하고 '제자리에서 멈쳐 180° 회전'하는 오토바이 묘기를 폭주족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계기로 그들 사이의 영웅이 된다. 가끔씩 엄마에게 전화를 하지만, 엄마는 '내가 달 잘못했다. 그러니까……'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운다. 어머니를 때리던 아버지보다 그런 어머니가 더 싫어진다.

'만리장성' 앞에 있는 '삐삐헤어방'의 시다인 소녀와 사귀기도 하지만, 그 소녀는 오래 만났다며 이제는 헤어질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충격이 어머니께 전화를 해 본다. 그런데, 어머니는 뜻밖에도 '네 애비고 자식새끼고 뭐고 다 필요없다.'라고 말한다. 그 말에 오히려 기뻐하며 주인공은 해변마을로 오토바이를 몰고 간다. 이 노랑머리로 오토바이를 몰고 가면 아버지에게 맞아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어머니에게로 향해 한다. '모르겠다. 이제는 아버지를 이해해 보아야지, 잘 해 보아야지'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자란 주인공이 당시의 일들를 회상하여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우리 삶에서 누구에게라도 있을 수 있는 험난하지만, 지나가면 아련한 추억으로 피어나는 이야기들이다. 우리들의 성장이 바로 '짜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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