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글(이 글에 대한 감상문)을 교정하다가 문득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충동에 도서관에 꽂혀 있는 책을 펼쳤다. 해변마을에서 살아가던 남자아이의 성장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선생님으로 계시던 아버지가 어머니를 패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한마디 말도 없이, 불평 없이 그저 받아들이고 있었다.그 일로 집을 뛰쳐나가 '만리장성'이라는 중국집에 배달원으로 일하게 된다. 오토바이가 타고싶다는 이유 때문에 말이다. 항상 모범생으로 살아가던 주인공은 노란 색으로 염색을 하기도 하고 '제자리에서 멈쳐 180° 회전'하는 오토바이 묘기를 폭주족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계기로 그들 사이의 영웅이 된다. 가끔씩 엄마에게 전화를 하지만, 엄마는 '내가 달 잘못했다. 그러니까……'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운다. 어머니를 때리던 아버지보다 그런 어머니가 더 싫어진다.'만리장성' 앞에 있는 '삐삐헤어방'의 시다인 소녀와 사귀기도 하지만, 그 소녀는 오래 만났다며 이제는 헤어질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충격이 어머니께 전화를 해 본다. 그런데, 어머니는 뜻밖에도 '네 애비고 자식새끼고 뭐고 다 필요없다.'라고 말한다. 그 말에 오히려 기뻐하며 주인공은 해변마을로 오토바이를 몰고 간다. 이 노랑머리로 오토바이를 몰고 가면 아버지에게 맞아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어머니에게로 향해 한다. '모르겠다. 이제는 아버지를 이해해 보아야지, 잘 해 보아야지'하는 생각이 든다.그렇게 자란 주인공이 당시의 일들를 회상하여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우리 삶에서 누구에게라도 있을 수 있는 험난하지만, 지나가면 아련한 추억으로 피어나는 이야기들이다. 우리들의 성장이 바로 '짜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