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길
이철환 지음 / 삼진기획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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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말 따뜻하고 포근하다는 말(言) 말고는 이 책을 표현할 수 있는 느낌이 없을 듯 하다.
'가슴 찡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기도 하다.

저자는 노량진에 있는 입시학원에서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쳤던 사람이란다. 자신이 살면서 느낀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사진으로 찍고 이제는 책으로 써 낸 것이다. 저자는 독자가 이 책을 단 숨에 읽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읽어 주기를 바람하고 있다. 독자의 맘 속에 눈송이처럼 쌓이길 바란단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내 맘에 와 닿았던 이야기는 「너에게 묻는다」와「아빠의 눈물」이다.
「너에게 묻는다」는 어떤 회사에서 청소하는 아줌마와 그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 간에 생긴 일을 그린 것이다.

항상 계단에서 쭈그리고 앉아 도시락을 먹는 아줌마를 사무실로 데려와 함께 밥을 먹는 김대리. 김대리는 자신이 싸온 맛나는 반찬은 아줌마에게 내 주고 자신은 아줌마의 시들한 김치만을 맛있다며 먹고 있다. 하지만 창수는 그 김치가 불결해 보여 손도 데지 않는다. 그러다 창수는 자신의 아내가 싸준 율무차를 아줌마에게 준다. 아줌마는 너무 맛있다며 컵까지 닦아다 준다. 그러나, 집에 돌안간 창수에게 아내는 묻는다.

'아침에 가져간 율무차 드셨어요? 맛이 이상하지 않았어요? 아니 글쎄, 설탕을 넣는다는 게 맛소금을 넣었지 뭐에요…….'

- 연탄재 함부로 발로 자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의 詩 '너에게 묻는다' 중에서 -

「아빠의 눈물」은 함께 사고를 당한 부녀의 이야기다.
딸과 아버지는 사고로 인해 다리를 다쳐 보조다리를 하게 된다. 그런데 딸은 어느 날 알게된다. 아버지는 보조다리가 필요 없는 정상인이였다는 것을…….
딸의 고통을 함께 하기 위한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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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 호주 참사람 부족과 함께 한 백인 의사의 감동 여행
말로 모간 지음, 류시화 옮김 / 정신세계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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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의료활동을 하던 여의사 말로 모간은 어느날 사막에서 열린 참사람 부족의 집회에 초대를 받는다. 그녀는 나름대로 멋진 복장을 하고 부푼 기대를 하고 그 집회에 참석을 한다. 그러나, 참사람 부족들은 그의 멋진 복장과 소지품들을 모두 모닥불에 집에 던진다. 그리고 그들의 옷(가릴 때만 가린 자연의 옷)을 입게 한다. 이상하게도 소중한 소지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모간은 그 길로 뜻하지 않는 긴 여행을 하게 된다. 이 여행에 함께 할 수 없는 그녀는 거부의 뜻을 표시한다. 그러자 참사람 부족들은 말한다.

'모든 준비는 갖추어져 있어요.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모든 일은 필요한 때에 일어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넉 달이나 도보로 하는 이 여행에 참여하게 된 그녀는 고행 속에서 참사람부족의 자연의 삶을 느끼고 체험하게 된다. 부상을 당한 자 앞에서도 의사인 그녀는 구경만 해야 했다. 이미 참사람 부족은 나름대로의 치료법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부러진 뼈를 붙이기 위해 깁스를 하지도 않고 그들은 그들의 치료법에 의해 극복을 해 냈다. 오히려 현대의학보다도 더 빨리 회복이 되었다. 그리고 참사람 부족들은 우리처럼 생일을 기념하지 않는다. 나이 먹는 일은 아무 노력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축하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이 먹는 걸 축하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무엇을 축하하죠?'
'나아지는 걸 축하합니다. 작년보다 올해 더 훌륭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그걸 축하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건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파티를 열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이름도 여러 개를 갖는다고 한다. 아니 여러 번 바꾼다고 한다. 그때그때만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고싶은 것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그들의 이름은 '바느질 여인', '위대한 작곡가' 와 같이 자신의 역할이나 이상이 담겨 있다. 이름도 자신이 원할 때 스스로 결정하여 바꿀 수 있다. 이들은 자연을 그르치지 않는 사람을 살고 있다. 아무리 목이 말라도 우물의 물을 떠 오지는 않는다. 동물들의 몫을 항상 남겨 놓는다. 인간 위주의 삶이 아니라, 공존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옷과 소지품은 모두 자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것도 자연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말이다. 우리가 귀찮고 더럽게 여기는 파리까지도 그들에게는 소중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감동과 행복을 느꼈다. 그리고 막연한 부러움까지 느꼈다. 물론 도시에 익숙한 내가 이런 느낌을 갖는 것은 동경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속일 수 없는 호기심과 동경심이 발동한다. 말로 모간은 이 여행 이후에는 많은 세미나나 강연회를 다니면서 참사람 부족의 삶의 철학을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끝부분에는 참사람 부족의 어른인 '부르남 부르남'이 쓴 글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쓴 글이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16세기의 네덜란드 탐험가 윌리엄 댐피어는 우리를 두고 '지구상에서 가장 원시적이고 불쌍한 족속'이라고 썼다. 이 책에서는 우리 참사람 보족을 보다 높은 차원의 의식을 가진 사람들로 끌어올리고,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위엄있고 당당한 인간으로 보여 주고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소위 '원시인'이라 불리는 오지의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그들이 우리보다 뒤떨어지는 인간이라고,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다. 불쌍하게도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아니였다. 그들은 자연의 원칙을 가장 잘 지키는 진정한 인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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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3
이동민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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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필독도서 목록에서 <탈무드>를 보았지만, 이제야 읽게 되었다. 유태인의 생각하는 방식을 배우게 하는 책이라 한다. <탈무드>는 단순한 책이 아닌, 심오하고 방대한 문학이다. 1만 2천 페이지에 달하는 <탈무드>의 방대한 내용은 기원전 500년부터 기원후 500년까지 구전된 내용을 2천 명 학자들이 10년 동안 편찬한 것이다. 이 <탈무드>는 현대의 우리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유태인 5천 년의 지혜이며 다양한 정보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탈무드>가 문헌으로 기록되기 전에는 랍비라고 일컬어지는 교사들의 입을 통해서 전파되었다고 한다. 그런 탓인지 질문과 대답 형식이 많다.

어느 장부터 펼쳐 보아도 상관없다. 짧은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어떤 장편의 글보다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는 이 책을 빌려서 읽었는데, 후회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구입해서 책꽂이에 가장 잘 보이는 부분에 꽂아두고 언제라도 펼쳐 보아야겠다.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 책으로 말이다. 지금도 속이 상해 마음은 부글부글 끊고 있지만, 나는 <탈무드>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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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즐거움 (반양장)
히로니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 / 김영사 / 199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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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을 읽다가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궁굼해서 바로 찾아서 읽었다. 보통 우리가 접하게 되는 위인전에 있는 인물들은 출생부터가 비범했던 것 같다. 그리고 성장과정까지도 남다른 면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히로나카 헤이스케 씨는 다르다. 자신이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으며, 실제로도 그런 듯 하다. 그렇게 특이하다 할 것은 없어 보인다. 어릴 때는 음악을 하고 싶어했으나, 늦게 수학에 재미를 붙여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강의도 하고 있다.

그는 사소한 것 하나에도 배움이 있다는 것을 일찍 알았던 듯 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의욕에 불탔다. 그가 외국어 때문에 고민하다가 외국어를 터득하게 되는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말을 할 수가 없어 상대방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고는 너무 분해 그 일을 따지기 위해 하루종일 사전을 찾아가며 문장을 만들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그렇게 실제 생활에서 필요에 의한 공부가 진짜 공부인 것이다. 또, 음악가가 꿈이였던 그에게 수학에 새로운 세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이렇다.

결과보다도 과정을 중시하여 과정이 맞으면 100점을 주었던 선생님이 있었다. 모두들 그 선생님의 수업을 힘들어 했지만, 그는 그의 수업에서 유일하게 100점을 맞게 되었다. 물론 답이 틀렸는데도 말이다. 역시 교사의 힘은 크다. 그로부터 그는 수학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되었다 한다. 그의 생각 중 가장 놀라운 것은 체념의 기술을 터득했다는 것이다. 난 체념하는 사람은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예 '난 바보니까'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못해도 속상하지 않기 때문에 머리가 한결 가벼워진다고 한다. 진로나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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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농사꾼 이야기
이영문 지음 / 양문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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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자연과 땅에서 일군 지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몇 번 망설였다. 그냥 농사에 관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으리라 생각했으니 말이다. 나 같은 도시 사람에게도 유용함이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제대로 선택했다는 생각에 기뻤다. 이 책에는 부제에 쓰여있듯이 건장한 자연과 땅을 통해 얻은 지식들이 적혀 있다. 그래서 오히려 도시인들이 더 읽어야 할 책이다.

이영문이 주장하는 태평농법은 5월 중순에서 6월 중순경 하곡 수확과 동시에 추곡을 파종하고, 10월 중·하순경에 추곡 수확과 동시에 맥류를 파종하는 방식이다. 태평농법은 경원, 정지, 약제 살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경비와 노동력을 극도로 적게 들이면서 효과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음은 물론 비료나 농약으로 인한 토양의 오염과 수질 오염을 방지해 환경도 살릴 수 있다.

작가가 주장하고 실천하고 있는 태평농법처럼 그가 발견한 지혜들은 모두 건강한 자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더 우리에게 유용한 양식이 되고 있다. 골다골즈을 걱정하는 이들은 박을 먹는 것이 좋다 하고, 여성들은 브래지어 착용 시간을 되도록 줄이는 것인 유방암 예방에 좋다고 한다. 그리고 무조건 남향집이 좋은 것은 아니라 한다. 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유용한 지혜들이 있었다. 에너지, 환경, 건강 등 많은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들이라 더 가깝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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