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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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멈춰진 발걸음... 언제나 편히 숨 쉴 날이 올까?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계획했던 여행이 무산되고 말았다.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19로 집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신세가 됐고 이때다싶어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들을 보며 얼마나 욕을 했는지 모른다. 세상이 멈춘 것처럼 하던 일 마저 스톱이 된 상황... 학교에도 가지 못하니 집에서 옥신각신 아이들과 다투며 지낸지도 2년이다.

 

위드코로나의 희망으로 제일 먼저 손에 잡힌 책이 바로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은 드디어 마음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폭되었기 때문일거다. 믿고 보는 저자의 책이기도 하지만 이 책은 만년 다이어리로 여행을 계획하며 한 해를 함께 보낼 수 있는 추억의 기록장같은 책이다.

마찬가지로 이제야 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유홍준 교수님은 그동안의 답삿길의 소중함을 회상하며 자신이 가장 좋았던 공간을 담았다고 한다. 의미없이 유명 명소만을 꼽은 것이 아니라 삶의 숨결이 살아있는 넓은 들판마저도 우리의 인생을 녹아들게 만드는 곳이기에 눈과 마음이 풍요로운 여행길을 소개하는 듯 했다.

 

 

 

유적지를 찾을 때면 버릇처럼 가르치려는 못된 말버릇이 발동된다. 그저 고즈넉히 느긋하게 공기를 맛보고 아무말 없이 눈으로만 담아도 될 것을... 구석구석 유적을 찾아 하나라도 더 이해시키려 했던 재미없는 여행길을 생각하니 왠지 아이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책 한권 속에도 가득한 문화유산이 들어있을 것을 기대했지만 다르게 생각하니 아무리 많은 곳을 보여주더라도 떠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일까 싶었다. 그런 여유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24곳의 여행길... 이곳만 찾더라도 나의 이야기가 빼곡하게 들어있을테니까 말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저자와 함께 걷는 여행길 같았다.

만년다이어리로 구성되어있지만, 페이지를 넘겨보면 여행을 떠난 목적이 무엇인지... 그 목적을 이루었는지, 여행길을 동행한 사람은 누구이며 그곳에서 뜻밖의 만남이 있었는지 등의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여행자를 위한 만년 다이어리...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이 책과 함께 여행길에 오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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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어빙 슐먼 지음, 공보경 옮김 / 다니비앤비(다니B&B)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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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아픈 비극을 예시하는 듯 했다. 누구에게조차 주어진 패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무릇 자신이 권력자인 것처럼 거침없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역시나 그들만의 세상에 용납되지않는 타인은 결국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듯 하다. 무엇때문인지, 어떠한 이유는 불문하고 젊은 혈기의 사랑과 욕망은 그 누구도 빼앗지 못하는 그들만의 무기로 그 끝은 허무와 화해만을 남기고 말았다.

 

1957년의 뉴욕... 그곳을 점령하고 있는 갱단... 제트파와 샤크파의 경쟁과 분열을 그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올 12월 뮤지컬 영화로도 만날 수 있으니 영상을 만나기 전, 원작을 먼저 맛보는 것도 꿀잼일 듯 하다.

 

거리의 지배권을 둘러싼 라이벌 갱단... 폴란드계의 제트파는 리프를 대장으로 오래전부터 그곳을 지배하고 있었다. 사실 예전 넘버원이었던 토니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갱단을 탈퇴해 성실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절친 리프의 부탁으로 샤크파와의 협상에 나서게 된다. 푸에르토리코의 샤크파는 베르나르도를 중심으로 이곳에 들어와 영역을 넓히려 했지만 결국 제트파와의 전쟁을 선언하게 된다.

문제의 장소였던 문화센터... 문 닫을 위기에 처했던 이 센터를 새로이 밝히겠다는 포부로 머레이는 댄스파티를 주최한다. 바로 이곳에 두 갱단이 참석하게 됐고 제트파의 토니와 샤크파 베르나르도의 여동생인 마리아가 첫 눈에 반했다는 사실... 두 사람은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않은 채 서로에게 급격하게 빠져들고 만다. 그렇게 벌어진 전쟁의 마지막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열정만으로는 막을 수 없었던 대립은 비극적인 절정을 맞이하게 된다.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긴장감은 극에 달했고 마지막 엔딩으로 모든 것이 끝났음을 예감하게 했다. 무모했지만 그것이 젊음이고 거침없는 열정으로 사랑에 빠져들 수 있는것조차 아직은 어리기에 가능했던 모든 일들이었다. 거기에 인종차별적인 대립은 눈쌀을 찌푸리게 했지만 이 문제는 과거가 아닌 현재에도 변함없이 대두되고 있기에 더욱 인색함이 없었던 것 같다. 지루한 오늘을 보내고 있는 독자라면 오늘의 책으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추천해 본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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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 남들보다 튀는 여자들의 목을 쳐라
모나 숄레 지음, 유정애 옮김 / 마음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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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독서모임에서 디즈니 명작동화의 원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현대의 시각으로 본질을 들여다보면 아동의 인권 유린이나 가정폭력, 노동력 착취 등 흥미로운 말들이 나왔었는데 그중 내가 제시했던 소재로 기나긴 토론을 벌인 적이 있는데, 바로 '헨젤과 그레텔'... 이 이야기의 원작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다시 한번 설명하자면 책에 나오는 남매의 어머니는 계모가 아니라 친어머니였다는 점... 가난한 부부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아이를 유기한 것인데, 내가 제시한 문제는 노동력의 부재인 엄마 vs 능력있는 마녀의 진상을 파헤쳐 보자는 것이었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던 엄마와 아이들의 눈을 현혹시킬정도로 멋진 과자 집을 만들 줄 아는 마녀의 능력은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누구도 찾지 않는 곳으로 도망쳐야 했는지... 이 제시가 마녀사냥으로 연결되어 열띤 토론을 벌인 기억이 있다.

저자는 마녀의 이미지가 자신이 나아가야 할 이상적 방향을 제시해 주면서 모든 지배와 제약에 얽매이지않는 절대적 여성의 상징이라 말하고 있다. 현실에서 보여주는 마녀의 실체는 그렇지 않지만... 불명예의 낙인을 찍고 과거 남성우월주의로 집단의식을 만들어 내 마녀사냥을 자행하기까지 이 책은 그렇게 박해받았던 여성의 역사를 보여주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

특히 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중요핵심은 결혼한 여성이 남편과 자식을 위한 삶이 아닌 독립을 원하는 삶을 추구하고, 여성으로서 당연한 임무인 자손을 증식하지 않거나 나이가 들어 여성성을 상실한 여성의 모습을 예시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성은 복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사상이 엉뚱한 사상으로 퇴색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페미니즘의 개념이 여성혐오나 남성혐오로 패를 나누지않고 그저 권리에 의한 기회의 평등만을 놓고 판단하는 것이 옳은 것이란 생각이 든다.

페미니즘 작가라 하면 리베카 솔닛을 떠올리는데, 최근 그녀의 그림책 '해방자 신데렐라'를 보고 과거 여성이 신분상승을 위한 일종의 전쟁과도 같은 경쟁을 벌였다면 현재는 여성의 독립적 자유를 통해 자신만의 삶을 실현하는 나의 본 모습을 찾는 이야기를 보며 목적과 가치에 따라 변화된 세상은 인간의 인식 또한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도 페미니즘에 대한 논쟁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마녀>를 만나보시길...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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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적인 연애사 - 당신을 사랑하기까지 30만 년의 역사
오후 지음 / 날(도서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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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계산에 의해서 누군가를 만나고 역사를 만드는게 어딧어!라고 생각했지만 티비 속 드라마를 보면 사랑없이도 계획적이 접근이 가능하고 의지에 따라서 사랑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사랑은 순전히 개인적인 것으로 나만의 이상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가장 공적인 연애사>를 보며 고질적인 생각 자체가 무너져 버렸다. 역사상 존재하는 연애사란 사적인 개념에 앞서 공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과 목적에 따라 연애의 개념이 진화했다고 하니 이 책은 너무나 생소하게 다가왔다.

이 책을 만나기 전, 연애에 관한 어학적인 개념부터 익혀야 할 것 같아 찾아봤는데, 연애란 성적인 매력에 이끌려 서로 좋아하게 되어 사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저 서로에게 관심이 생기고 마음이 이끌려 만나는 것이 아니라 성적인 매력에 이끌린다는 전재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로 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연애사의 세계를 알 수 있었다.

달콤 쌉싸름한 느낌의 연애사가 누군가에게는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역사서로서 인간의 진화와 함께 변화된 연애사 그대로를 대면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페미니즘의 문제를 시사할 수 있을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동안에 접하지 못했던 연애학을 만나 듯 동물적 욕망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성적인 연애의 역사로 만날 것이다.

 

 

 

 

<가장 공적인 연애사>에서는 과거를 보낸 인간의 연애사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명의 발달을 통한 진화는 우리의 신체와 뇌를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가부장적 씨족사회였던 원시시대에는 당시 무규율의 성교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증명된 바 없는 추론이지만 무규율의 성교란 가족, 형제자매, 자식에 상관없이 성행위에 규칙이 없다는 뜻인데 신화에서 말하듯 태초에 천지를 창조해 아담과 이브를 내리신 창조론과 직립보행을 하면서 일류의 진화가 시작되었다는 진화론을 옅보면 극소수의 인간이 번식을 통해 인류의 발전을 가져온 사실은 확고한 듯 하다. 어쨌든 과거에는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온것 만큼은 확실하므로 모계사회를 유지했다. 하지만 권력은 남성으로부터 탄생되었는데, 그 이유는 근친상간을 금지하면서 만나는 상대가 한정되었기에 부족간의 결합이 요구되었고 중계적인 역할을 남성이 주도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기원전 3000년경의 이집트 신화였다. 흔히 신화라고하면 그리스로마 신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집트 신화는 다소 생소한 느낌이어서 더욱 호기심을 느꼈다. 암흑뿐이었던 세계에 최초의 바다의 신이 탄생했는데 그 신의 이름은 아툼이었다. 태어나 존재하긴 했으나 혼자뿐이어서 너무 심심했었고 시간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자위를 했는데, 아툼의 존재가 너무나 신성한 나머지 자위만으로도 새 생명이 탄생하였고 그렇게 세상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막달라 마리아가 연상될 것이다. 당연히 이 책에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언급했는데 그 또한 무척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어 혈연에 의해 연결된 종족의 의미가 현시대에 이르기까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옅볼수 있었다.

중세사회로 들어가 가부장적인 혈족을 보호하기 위한 연대를 만나면서 가족(family)의 어원이 노예(famulus)라는 것, 한 사람이 집 안에서 거느리는 노예를 의미한다는 것을 보고 과거 오래도로 이어진 남성 우월사상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인류의 발전을 거듭하며 인간 사상 또한 변화를 가져오고 연애사를 통한 페미니즘의 문제점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되었다. 현재의 연애는 개방적이고 자유롭다 하지만 보이지않는 힘과 삐뚤어진 사랑은 여전히 문제시되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줄 알면서도, 왜 우리는 계속 연애에 골몰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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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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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읽다보면 이야기 중간중간에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몇 페이지 중에서...라며 생뚱맞고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규칙적이지는 않지만 틈새 지식으로 무척 유쾌하고 신기한 역사, 과학, 진화 등의 내용이 들어있는데 읽는내내 "설마~" "진짜?"라며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진실이라는 사실... 열세 살 때부터 특이한 이야기를 들으면 잊기전에 기록을 해 놓았다던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TV, 신문, 학교, 그리고 일상에서 들은 특이한 이야기들의 자료를 찾아 확인하고 이것들을 수집했다고 한다.

저자의 천재적인 면은 엉뚱함에서 발현된 것으로 그의 소설 '개미'도 20년간 개미들의 움직임과 습성을 파악하여 만들었는데, 그 호기심이 여전하다는 것읏 역시나 그의 머릿속은 공상의 보물창고가 아닐까? 하는 궁금증도 생기게 되었다. 그동안 한 페이지씩 만나던 지식창고를 이번 기회에 개정판으로 만나게 되어 너무나 반가웠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같이 읽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잡다한 백과사전"이라 말하고 싶다.

총 12장의 소주제로 문명의 시작과 마지막을 연결하는 인문학적, 과학적, 신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도 폭넓은 지식의 향연을 보여준다. 특히 '죽음'의 폭스 자매에서 신의 말씀을 전한다는 목사의 딸들이 들은 귀신의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고 발견했다는 뼛조각은 진실과 거짓에 있어 인간이란 이성을 가진 이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고 영혼의 존재를 물질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맥두걸 박사의 21그램 이론'도 무척 흥미로웠다. 또한 '초소형 인간'에서 소개한 종들의 소형화는 세기가 지나면서 축소된 생물의 진화를 보여주는데 이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미국의 생물학자가 가설을 내세웠다고 하는데 가설은 가설일뿐... 하지만 인류의 발달을 통한 간소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예로들면 왠지 설득력있는 주장인듯도 했다. 책에서 말하듯 500개가 넘는 기묘한 지식의 향연은 아마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삶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만나면 이야깃거리가 많아진다. 가끔 유명인사들을 보면 천재성을 타고난 인간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쩌면 왜?라는 질문과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호기심의 발현은 무엇을 시작하기에 발돋움의 계기가 되기도 하고 관심을 통해 찾아내고 연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저자의 상상력을 마음껏 훔쳐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것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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