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들이 참 좋았습니다 - 따뜻한 아랫목 같은 기억들
초록담쟁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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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가끔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그라폴리오 작품을 들여다본다. 책장을 넘기듯 한참을 바라보면 왠지 마음이 안정되고 여유있는 쉼을 갖게 되는데 자주 만났던 초록담쟁이님을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니 작가님과 만난 느낌에 무척이나 떨리기도 했다. 책을 만나자마자 작가의 블로그에 방문했더니 반갑게 맞이해주는 신간 이벤트에 소소한 선물이라 하지만 핸드폰 배경화면을 죄다 다운받아 추억의 흔적도 남겼다.

이 책은 초록담쟁이님이 어린 유년시절 산골 작은마을로 이사를 하면서 그곳의 기억 하나하나를 회상하며 그린 작품이다. 그곳은 도시에서 지냈던 어느것도 없었고 해가 지기 시작하면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오고 냄새와 소리도 다른 시골에서 생생한 자연의 느낌을 온 몸으로 받아들였던 한 소녀의 에세이가 담겨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지나는 시간의 흐름대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어려웠던 시절을 견뎌냈음에 이렇게 따뜻한 작품이 나온 것 같다. 혹독했던 겨울을 이겨내서야 어른이 되었고 옛시절의 그날을 잊지 못해 자신을 다시 소녀로 만들어 그곳에 데려다 놓아 끄적였던 작품이라는 소개에 그냥 지나쳤을 페이지에 다시금 뒤로 넘겨가며 한참을 머물게 했던 나와의 기억도 나도 모르는 사이 되살아 나고 있었다.

우습기도 하고 씁쓸했기도 했던 새참 시간이라는 작품은 소녀의 상상력이 풍부해서 놀라웠지만 허수아비 아저씨와 새참을 먹는 소녀의 곁에 친구가 없다는 외로움도 표현한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소녀곁에 자리하고 있는 검은 고양이는 언제나 함께 있어주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도 느끼게 된다.

짧은 시간에 읽을 수도 있었지만 이 책은 페이지마다 머무를 수 있는 휴식을 주었으며 잊혔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행복한 시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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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걸 - 노벨 평화상 수상자 나디아 무라드의 전쟁, 폭력 그리고 여성 이야기
나디아 무라드 지음, 제나 크라제스키 엮음, 공경희 옮김, 아말 클루니 서문 / 북트리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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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나디아 무라드 저자는 이라크 북부에 있는 야디지족으로 약 70만명이 살고있는 소수민족이다. 쿠르디스탄 지역의 쿠르드족과 비슷한 혈통이지만 대부분이 이슬람의 수니파에 속한 이들과는 종교적으로 다르다고한다. IS는 알카에다의 테러조직을 시작으로 시리아 내전 후 급진 수니파로 지금까지도 멈추지않고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저자는 위와같이 잔혹한 무장단체인 IS로부터 고통이 시작된 2014년부터의 악몽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는데 독자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극악무도한 행태와 집단 학살의 현장, 그리고 성노예로 동물보다 더 못한 취급을 받은 여성들의 이야기에 소름이 끼치도록 떨렸고 머리가 터지도록 화가 치밀었다.

이라크 북쪽에 있는 코초라는 작은 마을은 넉넉하지는 않지만 화목하게 살아가며 이웃과도 잘 지냈다. 테러분자들이 점차 세력을 확장해가며 나디아의 마을도 무사하지 못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가축과 사람들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그 시기에 코초에 들어온 무장단체의 일원이 섬뜩한 말을 남긴다. 이곳에 무엇이 없어졌든지간에 경고였다고...

이후 IS는 야디지족이 이단이라며 침입과 약탈을 시작하였고 남자들은 집단 학살을 하고 여자들은 분류하여 학대하며 성노예로 삼기 시작하였다. 어둠속에서 견뎌야했던 공포의 시간과 대인을 기피하는 증상, 처녀성을 무참히 짓밟아 되팔아버리는 치욕적인 상황을 이 책 한권에 담았다.

저자는 IS에 납치되었다가 탈출에 성공하여 세상에 그들의 잔혹함을 알리며 시민운동가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고 자신같은 사연을 가진 이가 마지막 여자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자서전을 세상에 드러냈다. 무척이나 무섭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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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호랑이야!
유현민 지음 / 미래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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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한다면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한다는 저자의 에필로그의 말이 참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함없이 자란 아이들은 어떤 상황이 되었든간에 척척 나오는 금전과 물질적인 것들이 오히려 소중함을 무색하게 만들지도 모르지요. 이 책은 제목부터 선명하고 표지 또한 궁금증이 가득 들어있어 선뜻 손에 잡혔어요. 호랑이에게 인사하는데 표지에는 고슴도치 그림이 실려 있었고 그럼 고슴도치가 호랑이처럼 으르렁대며 거대한 두려움을 주는 존재여서 그런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였지요. ^^ 그냥 호랑이였어요. 이름이 말이죠..

아이가 원해서 고슴도치를 키우게 된 저자는 아이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관리하는 문제에 대해 다짐을 받지요. 하지만 고슴도치는 야행성 동물이라 모두가 쉽지 않은 하루하루를 견딥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생명의 성장의 과정을 겪으면서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중함들을 발견하게 되지요. 각자의 삶을 인정해주고 존중하며 세상에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닫혔던 문을 활짝 열어줘야 된다는 사실을 말이죠.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지요. 아이가 세상의 중심이 되기 위한 성장을 해 나갈때 부모의 역할을 작게나마 보여주는 예쁜 이 책은 엄마 미소로 가볍고 따뜻한 휴식을 선물합니다.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가시를 돋우지만 결국 우리라는 이름의 공동체가 되면 돋우웠던 가시를 내려 인정하듯 모든 사람들의 삶도 시간이 지나고 자신의 삶에 인정을 더한다면 타인으로부터 이해를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지나가다 마주치면 피해가고 싶은 내가 아니라 반갑게 '안녕?'하고 미소를 나눌 수 있는 그런 매력있는 사람이 되야지요. 아마도 이 책을 만나면 호랑이의 매력에 빠지실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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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1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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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웹소설을 무척이나 즐겨읽고 특히나 배경이 고전이나 역사를 배경으로 로맨틱스럽고 긴장감이 넘치는 사건현장을 현란하게 표현한 작품은 찾아서도 읽는다. 그중에 이 책은 올해 중드의 최고 기대작이란 소개와 설렘이 가득한 사극 로맨스, 그리고 베일에 가려진 여인의 뒷 모습이 그려진 표지를 보고 자연스레 손을 뻗을 수밖에 없었다.

저자가 중학생때부터 끄적였던 잠중록의 스토리는 대학시절에 집중적으로 재집필하여 오랜기간에 거쳐 완성한 추리소설이라고 한다. 스토리의 전개가 시간과 공간적 흐름에 맞게 빠르게 전개되어 가고 있고 중국의 문화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부분은 주석을 달아 쉽게 풀이하여 책의 읽는 속도에 맞추어 시간을 훔쳐내듯 쉽게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하였다.

어린 시절부터 인재라고 소문이 자자했던 황재하는 기가막히게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 현장의 진상을 규명해내는 천재적 재능을 가진 여인이였다. 하지만 계략으로 인해 자신의 일가족을 독살하는 잔혹한 살해범으로 내몰리고 말았고 몸을 숨기며 피해다니던 중 기왕 이서백과 대면하게 된다. 이서백은 자신에 닥칠 상황을 해결해 주면 황재하의 누명도 벗겨주리라 약속을 하고 거짓 신분으로 위장해 사건 속으로 뛰어들게 되지만 1편에서 나오는 사건치고는 너무나도 커다란 권력과 흔적조차 남겨져 있지 않은 치밀함때문에 난관에 봉착한다.

빠른 전개속에 심심치 않은 섬세한 눈빛들의 향연이 로맨틱의 시작을 알리듯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풋웃음을 내비친다거나 팔에 오소소 소름이 나기도 하고 기가막히게 사건을 유추하여 풀어나가는 기법이 화려하기까지 했다. 억지스러운 면을 찾아보기도 하고 사건발생 상황과 틀어지는 부분을 생각하려해도 도무지 세세한 부분까지 증거자료로 지목하는 황재하의 언변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고 나도 모르게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아마도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로맨틱 미스터리에 속하게 될 것이고 이어지는 2편에서는 황재하를 바라보는 이서백의 눈빛이 계속해서 흔들릴 것이라 예상해본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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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생존기 특서 청소년문학 7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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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으로 물들어 있는 표지에 한 소녀와 인형이 있습니다. 똥머리를 말아올린 아이의 표정은 웃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한쪽 눈을 찡그린듯한 모습에 왠지 외롭게 느껴지기도 했고 옆에 있는 입다문 해골 모양의 인형은 표지 속 소녀의 애착인형 같았어요. 다만 뒷 표지의 소녀의 모습은 머리카락를 단정하게 자르고 홀가분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걸 보니 마음의 짐을 한결 내려놓은 것 같아 희망적이였습니다.

일산 꽃 박람회를 간 아령이네 식구들은 그곳에서 잊을 수 없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져듭니다. 열다섯의 나이는 가족과의 나들이라는 것이 식상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외출이라 기분좋게 따라 나섰지요. 호수공원에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빠의 갑작스런 복통이 시작되었고 기어이 그곳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게 된 아빠의 병명은 '베체트씨' 병이였어요. 바로 장을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했고 병의 원인은 스트레스... 이로인한 합병증은 실명과 더 나아가 죽음에 이를수 있다는 청천벽력같은 상황을 듣게 됩니다.

가족은 결국 서울을 떠나 양평의 농가주택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은 사춘기 소녀 아령이에게는 어렵기만 했어요. 이삿짐을 옮기는 중 지나치던 자전거에 부딪쳤고 아령은 자전거를 타고가는 아이의 뒷모습만 눈에 담았는데 바로 표지의 인형을 업고 가는 이상한 아이를 '싸가지'라고 했고 전학 첫날 그 싸가지를 바로 옆에서 마주하게 됩니다. 두 아이는 서로의 싸가지가 되어 천천히 다가가고 조금씩 마음을 나누어 가까워지게 되고 서로의 미래를 응원하는 성장의 과정을 보여주는데 무척 기특했습니다.

예민한 청소년 시절의 생활의 변화는 결코 달갑지만은 않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어떻게든 그 사회 속에서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일어서는 힘을 가지려 노력하게 됩니다. 감정의 급변과 여러가지 사건으로 삶이 무너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함께 부대끼고 이해하며 공감의 과정을 거치면 그래도 조금은 한층 더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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