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싸가지 생존기 ㅣ 특서 청소년문학 7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4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506876564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는 표지에 한 소녀와 인형이 있습니다. 똥머리를 말아올린 아이의 표정은 웃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한쪽 눈을 찡그린듯한 모습에 왠지 외롭게 느껴지기도 했고 옆에 있는 입다문 해골 모양의 인형은 표지 속 소녀의 애착인형 같았어요. 다만 뒷 표지의 소녀의 모습은 머리카락를 단정하게 자르고 홀가분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걸 보니 마음의 짐을 한결 내려놓은 것 같아 희망적이였습니다.
일산 꽃 박람회를 간 아령이네 식구들은 그곳에서 잊을 수 없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져듭니다. 열다섯의 나이는 가족과의 나들이라는 것이 식상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외출이라 기분좋게 따라 나섰지요. 호수공원에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빠의 갑작스런 복통이 시작되었고 기어이 그곳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게 된 아빠의 병명은 '베체트씨' 병이였어요. 바로 장을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했고 병의 원인은 스트레스... 이로인한 합병증은 실명과 더 나아가 죽음에 이를수 있다는 청천벽력같은 상황을 듣게 됩니다.
가족은 결국 서울을 떠나 양평의 농가주택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은 사춘기 소녀 아령이에게는 어렵기만 했어요. 이삿짐을 옮기는 중 지나치던 자전거에 부딪쳤고 아령은 자전거를 타고가는 아이의 뒷모습만 눈에 담았는데 바로 표지의 인형을 업고 가는 이상한 아이를 '싸가지'라고 했고 전학 첫날 그 싸가지를 바로 옆에서 마주하게 됩니다. 두 아이는 서로의 싸가지가 되어 천천히 다가가고 조금씩 마음을 나누어 가까워지게 되고 서로의 미래를 응원하는 성장의 과정을 보여주는데 무척 기특했습니다.
예민한 청소년 시절의 생활의 변화는 결코 달갑지만은 않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어떻게든 그 사회 속에서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일어서는 힘을 가지려 노력하게 됩니다. 감정의 급변과 여러가지 사건으로 삶이 무너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함께 부대끼고 이해하며 공감의 과정을 거치면 그래도 조금은 한층 더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