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신 사랑 나쁜 사랑 3부작 1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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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hestia0829/222262786779

 

 

사랑함에 있어서 성가신 경우가 있을까, 한참을 생각하게 했다. 특히 이 책은 여성과 어머니에 대한 강렬한 사색이라는 소개글에서 느끼듯이 떨어져 있긴 어렵지만 함께 한공간에 있으면서 가족이란 이유때문에 얽히고설킨 부담감을 외면한 채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의무감 등이 이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어머니에 대한 이상을 추구하고 자아정체성의 존재를 혼동하는 한 여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과연 그녀가 이끄는 길을 따라 같이 걸으며 그녀가 말하고자 했던 그녀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들어보고자 한다.

미스터리 소설인가 의문이 들기도 했던 '성가신 사랑'은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갈구한 책 속 여인의 이야기다. 그녀의 이름은 델리아, 어머니는 아말리아였다. 어머니처럼 살고 싶지 않았고 어머니와 연관된 일이라면 몸서리 치도록 싫었다. 하지만 델리아는 어머니와 가장 많이 닮았있었고 몸짓과 말투도 흡사했다. 어머니가 모닝 커피를 들고 침대 끄트머리에 앉기만 해도 등을 돌려 누워버렸던 그녀는 어머니를 지워버리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집으로 찾아 온다던 어머니는 소식이 없었고 서너번의 통화 이후 사망소식을 듣게 된다. 장례식이 끝난뒤 유품을 정리하려 어머니의 집을 찾았고 이웃집 부인에게 남자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녀에겐 어렸을 때부터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카세르타가 떠오른다. 어머니 아말리아의 흔적을 찾아 다니던 델리아, 우울과 폭력이 난무했던 자신의 가정사, 웃음을 흘리며 남자들을 유혹했다는 엄마, 누구도 엄마편에 서서 들어주는 이 하나 없었던 그때, 델리아도 마찬가지로 홀로 버려진 듯 했다.

엄마와 딸은 친구같다고 해야 할까? 잔소리 대마왕이라 말하면서도 옆에 꼭 붙어다니는 껌딱지, 게다가 상처주는 말들은 어쩜 그리 잘하는지... 어느날은 엄마처럼 무엇을 잘 하고 싶다거나 엄마를 닮고 싶다고 애교를 부려댄다. 하지만 성가신 사랑은 거기에서 멈추지않고 불행한 가족관계 속에 간절히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델리아가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처럼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 심취하거나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던 그녀, 집요하게 닮아 있지만 질투감도 느끼는 듯 했다. 자신과 어머니 사이에 이중사고를 하며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잃어가는 안타까운 사랑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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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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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희극은 처음 접해보지만 '인간' 외에 두번째 작품이 바로 '심판'이라고 한다. 연극 무대에 오른 공연을 맛보듯 스토리의 참신함과 매력적인 설정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상세계의 모습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보여질 듯 한데, 예전에 영화로 상영된 '신과 함께'를 연상케 했다. 이승과 저승을 이으는 길,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흑과 백의 상황에서 그동안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가치있는 삶의 평가를 받게 되는데 과연 흙 한번 묻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역시나 베르나르 베르베르만의 특별한 상상력을 믿기에 즐거운 독서가 될 듯 하다.

하루에 세갑의 담배를 피워댔던 주인공 아나톨 피숑은 폐암 수술 중 사망하게 된다. 그렇게 천국에 도착한 피숑은 피고인으로서 법정에 서게 됐고 그의 수호천사이자 그의 변호사인 카롤린, 순응주의에 빠져 그저 남들과 다름없이 삶을 보냈다며 질타하는 검사 베르트랑, 그리고 그의 다음 생을 결정할 재판장 가브리엘의 출연으로 진행된다. 주요 논제는 '좋은 사람'이였는지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졌는데 좋은 학생이였고 좋은 남편이자 아빠였는 지, 여러가지 상황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면서 지상에서의 인정수준과 천국에서의 다른 해석의 차이에 대한 논쟁은 무척이나 유쾌하기도 하다.

인상적인 부분은 검사 베르트랑이 주장한 순응과 운명이였는데, 자신에게 특별히 주어진 운명을 외면한채 그저 세상에 속해 흐르는 듯 살았던 피숑에게 강한 질타를 남기는데 아차싶은 충격을 받았다. 어려운 길이라는 이유로 고난을 감내하지 않았거나 행복이라는 진정한 의미를 모른척 한다는 것은 절대 인정의 수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아마도 작가는 그렇기에 지금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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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걸스 - 강렬하고 관능적인, 결국엔 거대한 사랑 이야기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아리(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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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고 소녀일 수는 없다. 키가 커지고 마음이 커지는 시기가 오면 당당히 세상에 맞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가 불쑥 솟을 때도 있고 말이다. 사람들은 모두가 갓난 아기였다가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의 나이가 되었을 즈음엔 모든 걸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에 따른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은 조금 더 늦게 알게 되고 이미 일을 그르쳤을 땐 때를 놓쳐버리기도 한다. '시티 오브 걸스', 소녀들의 도시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자유분방함은 과연 그동안 꿈 꾸었던 소원의 실현인지 어지럽고 복잡한 도시에서의 험난한 여정일지, 어떤 상황이라도 슬기롭게 이겨나가기를 고대하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시티 오브 걸스'는 주인공 비비안의 편지문으로 자신의 인생을 그려냈다. 딸 자식 문제에 대해 고민할 여력이 없었던 아빠, 비비안은 모든 과목을 낙제했지만 전통있는 바사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던 엄마, 그리고 아홉살때부터 동생을 유령취급했던 프린스턴의 모범생 오빠 월터, 그 속에서 비비안은 이방이이였다. 어쨌든 그렇게 얼간이 시절을 보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기 어려웠는지 부모님 뉴욕에서 극단 운영을 하는 페그 고모에게로 보내졌다.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곁에서 배운 재봉틀 기술로 비비안은 자신의 역할을 돈독히 하는 듯 했다. 페그의 릴리 플레이하우스는 시들어가는 듯 했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활기찬 표정과 자신만만함은 비비안에게 신세계와 같았다. 시대적으로 전쟁이 눈 앞에 다가왔고 그 시기 뉴욕의 거리는 정렬적이지만 피폐했고 문란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모두를 절망에 빠트리는 크나 큰 사고를 친 비비안, 그녀의 인생이 여기서 무너질 것이지, 아니면 다시 일어서 어두운 삶에서 빛을 찾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그녀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

소설 속 비비안이 여신으로 여겼던 쇼걸 셀리아, 인생의 멘토 에드나, 첫사랑이였던 안소니, 모두의 정신적 지주 올리브 등의 개성있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에 흠뻑 빠지게 된다. 밤의 열기를 찾는 젊은이들을 보면 그것도 한때라며 혀를 차는 어른들을 본다. 어른이 되어가는 일종의 마지막 반항기라고도 일컫는데, 이 책은 가장 격정적인 성장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설인 듯 싶었다. 인생의 최고점에 다다랐을 때 한순간의 잘못으로 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거침없는 타락과 외설적인 문장들, 실패한 사람에게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모욕적 언사, 이 모든 것의 끝은 결국 삶이고 사랑이였다는 말에 잔잔하게 밀려오는 따뜻함은 어색하지만 반가웠다. 어쨌든 삶은 지속되니까 말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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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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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가 그랬듯 엘리와 함께 한번 더 성장할 거라는 희망적인 메세지는 우울한 지금을 보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힘이 될만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 했다. 마찬가지로 달이 비치는 숲을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소년과 겹쳐있는 파랑새는 왠지 소년의 삶을 이끌어주는 듯 했는데 무엇보다도 인간에게 사랑을 가능케 하는 것은 권력이나 재물 등의 커다란 무엇보다도 작은 순간들이나 사소한 추억이라는 메세지에 공감을 했기 때문이다. 소년과 함께 하는 시간이 부디 불행이 아닌 행복이였으면 좋겠다고 소망해 본다.

주인공 엘리 벨은 열두살의 소년으로 범죄기사를 쓰는 기자를 꿈꾸는 애어른이다. 한마디로 나이는 어리지만 주위의 환경때문에 어른의 마음과 언어를 가진 아이라 무엇을 눈에 담던간에 세세하게 그려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어릴적 사고 이후로 말을 하지 않는 오거스트 형이 허공에 끄적이는 언어 또한 읽어내는 것도 엘리의 능력이다. 눈을 뜨고 있으면 담배와 술, 넘쳐나는 책, 그 외에는 눈뜨면 변기옆인 친아빠 로버트와 변호사를 꿈꿨지만 마약쟁이가 되어버린 엄마 프랜시스,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새아빠 라일은 싫기도 하지만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였다. 특히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지만 탈옥에 성공하여 엘리와 오거스트의 베이비시터가 된 아서슬림은 엘리의 성장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다.

슬림이 엘리에게 말하기를 시간에 당하기 전에 자유인인 몸으로 지금의 세세한 것을 놓치지 말고 영원히 지속시켜야 한다며 자신의 시간을 채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배신으로 딴 마음을 품고 마약거래를 한 사실이 들통나고 라일의 죽음과 엄마의 수감, 그리고 검지손가락이 잘리는 최고의 공포를 경험한 엘리는 자신의 길을 찾아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행동에 옮긴다. 어둠밖에 보이지 않는 이 세상에서 소년은 과연 빛을 찾을 수 있을까?

"너의 마지막은 죽은 솔새" 이 메세지가 주는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처음부터 띄웠던 마지막이라는 메세지는 과연 엘리 자신일지, 아니면 악당일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특히 마지막까지 소년을 고민에 빠트렸던 착한사람과 나쁜사람은 현재를 살고있는 우리들에게도 무거운 메세지를 던지는 듯 했다. 소년의 주위에는 나쁜 사람들만 있는 듯 하지만 그들로 인해 매번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졌고 다행이다라는 말도 수없이 내뱉게 될 것이다. 달웅덩이 속에 비춰진 작은 희망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음에 나를 한번 마주하는 시간을 선물했다. 다행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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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 대디
제임스 굴드-본 지음, 정지현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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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예감했지만 역시나 예고없이 찾아오는 이별은 아프기만 하다. 알고 있었어도 막상 닥쳐보면 쉽사리 마음둘곳을 찾지 못해 어딘가에서 쉼없이 헤매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아쉬움을 뒤로한 채, 잘 이별할 수 있도록 가슴을 어루며 마음을 다잡게 되는데 그 마음을 다진다는게 너무나 어렵기만 하다. 이 책은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고 슬픔에 잠겨 무언가를 놓아버린 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프지만, 너무나 아프지만, 그래도 살아가야 하기에 살아내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무척 애석하기만 하다. 아마도 읽는 내내 '제발...'이라는 말을 간절하게 되뇌일 것 같다.

"슬픔으로 얼어붙은 당신의 마음을 유쾌하게 녹여 줄 단 하나의 이야기"라 당당하게 말하는 이 책은 희망의 메세지인줄 알면서도 쉴새없이 관계의 회복을 바라게 된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허름한 아파트에 사는 대니와 윌, 교통사고로 리즈를 잃게 된 갑작스런 불행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아들 윌은 일년이 넘도록 말을 잃었고 악덕 집주인은 일방적으로 월세를 올린데다 2개월이나 밀렸다고 시도때도없이 다리를 부러트리겠다고 찾아오는 터무니없는 인간인데다가 지각했다는 이유로 일하던 공사장에서마저 해고가 된 대니는 시름에 빠지게 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공원 벤치에 앉아 고민하던 그는 죽은 아내 리즈를 추억하며 춤추는 판다가 되기로 결심한다. 반면 윌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고 우연히 거리에서 만난 춤추는 판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기 시작한다. 말을 할 줄 알지만 입을 닫아버린 윌의 모습을 확인한 대니, 춤추는 판다는 아이와의 관계회복과 앞으로의 삶을 위해 용기를 갖고 과감한 도전을 하게 된다.

아픔이 큰만큼 오래도록 가슴앓이를 하게 된다는 건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다. 남은 이들이 아픈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금 힘을 내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곁에 남아있는 또 다른 소중한 존재로부터 힘을 내어 일어나긴 하지만 그 역시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스토리는 다른 무엇보다도 변함없이 곁을 내어주는 친구 이반의 모습과 절박한 상황에 지위를 막론하고 밑바닥 인생이라 일컫는 댄서와의 만남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였다. 치밀하진 않지만 이어져 있는 관계속에서 단단하게 묶여진 연결고리는 절대 끊어지지 않는 동아줄 같았다. 아마도 댄싱대디는 힘들고 지칠 때 위로를 건네주고 절박한 상황에 희망의 메세지를 건네는 감동스토리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는 모두에게 행복은 어쨌든 찾아올테니까 말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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