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 인생경영론
데일 카네기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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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대와 세대마다 두드러진 업적을 쌓고 탁월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존재한다. 땅을 바라보고 흙을 먹고 사는 범인들에게 이들은 높은 천상의 존재처럼 보이며 삶의 면모는 충격과 함께 결코 작지 않은 도전으로 다가온다.


자기 계발 분야의 바이블과도 같은 데일 카네기 시리즈의 네 번째 도서인 <데일 카네기 인생경영론, 데일 카네기 지음, 이종인 옮김, 현대지성 펴냄>이 출간되었다. 인간관계론과 자기관리론, 성공대화론에 이은 인생경영론을 통해 80 평생 살다가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인생의 참된 가치를 명확하게 발견한다.


저자가 본서를 구성한 방식은 이전의 저작들과는 결이 다르다. 자기 분야에서 탁월함을 드러낸 전 세계 60명의 인물을 밀착 취재했다. 저자가 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살다 갔기에 자신과 생이 겹치는 인물에 대해 직접 인터뷰를 시행한 내용도 상당수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60명의 인물이 전부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가이다. 우리의 마음을 활짝 열고, 의지를 드려 따라야 할 정도로 훌륭한 인물들인가라고 질문하면 순간 망설여진다.


정말 높은 도덕성과 고결한 삶의 푯대를 세우고 달려간 위인들이 있는 반면 인간이 가진 저급함의 끝판왕이라고 볼만한 소인배와 같은 인물들도 몇몇 있다. 그래서 본서가 더 빛난다. 우리는 저자를 통해 옥과 돌멩이 모두에서 배울 점을 찾는다. 반면교사라는 말은 이런 상황에서 쓰는 말 아니겠는가?


책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본서가 위인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60명의 대다수는 우리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인생의 성과는 대단하나 세간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인물들의 인생이 우리와 같은 범인들에게는 더 진솔한 느낌으로 찾아온다.


가정교사로 있는 집의 아들에게 청혼을 받았지만 남자의 어머니에게 지위가 천하다는 모욕을 듣고 공부에 매진한 여성이 있다. 이 사람이 바로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으며 라듐을 발견하여 수많은 암 환자의 목숨을 구한 퀴리 부인이다. 


그녀의 삶을 움직인 동력은 자신의 삶을 향한 타인의 멸시와 천대다. 경멸을 당한 그 상황이 그녀에게 삶을 도약케하는 힘이 되었고, 가난을 딛고 일어나 한 번도 받기 어렵다는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게 만든 위업을 달성케했다.


고난에 직면했을 때 포기할 것인가 그 고난을 뚫고 다음 단계로 올라갈 것인가의 선택은 고난을 만난 자의 몫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또 너무나 쉽게 간과하기에 퀴리 부인의 삶은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정동을 일으킨다.



반면 웬델 가문의 이야기는 서늘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뉴욕의 가장 부유한 가문이었던 웬델 가문은 이제 흔적 조차 없다. 존 고틀립 웬델은 뉴욕 소유의 땅값이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오르면서 소위 땅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웬델은 예전 삶의 방식을 고수하며 다소 완고한 전통주의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일곱 명의 여동생이 있었는데 여동생들이 결혼을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유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기면 웬델 가문의 재산이 사방팔방으로 찢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한 명의 여동생만 유일하게 예순이 되어서야 결혼을 했고, 나머지 여동생들은 독신으로 늙어가며 정신병, 망상증 등을 겪으며 쌓아놓은 재산과 함께 쓸쓸히 죽어갔다.


자본주의에서 돈이 중요치 않다고 말할 수 없지만 돈에 매몰된 인생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지는지를 엿볼 수 있는 생생한 예다. 더 벌고 더 쌓기 위해서 미친 듯이 돈을 향해 달려가는 인생들이 넘친다. 마치 한 여름 밤 자신이 타서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전기 트랩으로 날아드는 나방과 같은 인생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인생경영론은 인간의 본질에 대해 말한다. 우리에게 잘 살고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돈을 미친 듯이 벌어들이는 광적 행위? 명예를 추구하며 내 이름 석자를 남기기 위해 발버둥 치는 천박한 몸짓? 권력을 쥐고 타자를 발 앞에 꿇리는 유치한 대장 놀이?


카네기는 60명의 다채로운 삶을 살다간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며 이들이 보여준 인생의 진의를 획일적인 틀에 가두지 않는다. 60개의 의미가 책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찬란한 빛으로 우리 각자의 인생에 투사된다. 무엇을 받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는 본서를 집어 든 독자의 몫이다.


책을 덮으며 느끼는 감흥이 있다. 인생의 의미는 결국 내가 만들어 간다는 것.


<데일 카네기 인생경영론>은 삶을 해석하는 키를 독자에게 던진다. 마치 열린 결말과 같고, 그래서 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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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기분파 승강기기능사 필기 - 최신 출제기준을 반영한 CBT시험대비 실전모의고사 수록
㈜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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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와 고층 건물이 일상이 된 생활 공간 속에서 가장 중요한 문명의 이기를 꼽으라면 단연 엘리베이터가 아닐까? 그만큼 엘리베이터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알게 모르게 큰 편리함을 주는 장치다.


그런데 승강기는 고층을 오가는 장치이기에 매우 높은 안전 기준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이 승강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점검하기 위한 전문 인력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승강기 안전을 책임지는 전문 인력은 전문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데 오늘 알아보는 승강기 기능사가 바로 그것이다.


당연히 승강기 기능사 자격 시험에 응시해서 합격해야지만 승강기 기능사 자격이 주어진다.


수험서 전문 출판사 에듀웨이에서 뉴 에디션 <기분파 승강기 기능사 필기, (주)에듀웨이 R&D 연구소 편저, 에듀웨이 출판>수험서를 출간했다. <2023 기분파 승강기 기능사 필기>가 이미 출간되었지만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수험서는 뉴 에디션이다. 말 그대로 새롭게 편집해서 더 정교하고 정확한 수험 관련 내용을 담았다.


기출문제만을 열심히 외우듯 익히면 합격이 가능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최신 출제 유형 및 전면 개정된 법령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매해 자격 시험의 기준과 문제 유형이 새롭게 바뀌고 있기에 뉴 에디션으로 출간된 <기분파 승강기 기능사 필기>수험서로 공부하는 것이 수험생들에게는 더 유리하다.


내용의 큰 틀은 23년도 버전과 많은 차이가 없다. 총 5장으로 구성되었고 이 중에서 4장과 5장은 공개 기출문제, 실전 모의고사를 탑재해서 수험생들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큰 틀이 23년도 버전과 크게 차이가 없지만 뉴 에디션만의 특징은 계속적으로 변경되고 개정되는 시행령의 세부 규칙들까지 꼼꼼하게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어떤 시험이든지 응시를 해보면 항상 느끼는 것이 자잘한 내용에서는 당연히 안 나오겠지 생각했던 부분들이 킬러 문항처럼 등장한다.


시행령의 세부 규칙과 같은 작은 부분에서 설마 나오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부분이 우리의 허를 찌를 수 있다. 이왕 같은 가격으로 수험서를 구입해서 공부할 바에야 2024년도 시험에 맞는 뉴 에디션으로 공부해야 할 작은 이유 중 하나다.


섹션마다 가장 중요한 내용이 요점 정리되듯 깔끔하게 정리되어서 가독성이 매우 높다. 내용을 숙지하고 곧장 이어지는 각 섹션 별 기출문제를 풀어봄으로써 방금 암기하고 공부한 내용에 대해 수험생 본인이 얼마나 이해했고, 기억하고 있는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책이 가진 장점이다.


기출문제의 각 문항마다 작은 별표가 표시되어 있다. 이것은 그 문항의 출제 빈도 및 중요도를 가르쳐 준다. 참 친절하지 않은가? 역시 오랜 수험서 출판 노하우가 이러한 작은 것에서 빛을 낸다.



책의 말미에는 공개 기출문제가 가득하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출제 되었던 문제를 풀어봄으로써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제격이다. 더불어 마지막에는 실전 모의고사를 수록해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만들어 준다.


실전 모의고사 섹션을 살펴볼 때 눈에 띄는 부분은 좌측에 문제를 수록했고, 우측에 정답과 해설을 함께 실었다. 문제를 풀어보고 오답을 쉽사리 체크하고 다시 점검할 수 있도록 한 깨알 배려다.


에듀웨이에서 출간한 수험서들을 보면 인쇄 품질이 깔끔해서 내용 중 그림이 매우 상세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삽화가 명확하기에 공부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이는 특별히 수험서가 갖춰야 할 우수한 가독성의 한 부분이다.


높은 건물과 아파트가 일상이 된 현대인들의 공간 속 승강기의 안전을 책임질 승강기 기능사 자격은 점점 더 중요하고 직업적 수요도 늘어나리라 예상된다.


그것 아는가? 승강기는 매월 해당 승강기 업체를 통해 점검을 받아야 하며 1년에 한번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 정기 점검을 받는다. 그만큼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치이며 그것을 책임 질 인력은 더 필요하다는 반증이다.


새해 승강기 기능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한다면 뉴 에디션 <기분파 승강기 기능사 필기>수험서야말로 수험생들의 탁월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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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그림, 정연복 옮김 / 시공주니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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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사물의 물성을 그대로 느낀다면 현실적이며 이성적으로 여긴다. 반면 사물의 이면을 기발한 상상 속으로 끌어들일 때 동심이 살아있다고 말한다.

중절 모자를 모자로 보는 것이 정상적인 세상 속에서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모습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자칫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비친다. 그런데 여기 다소 엉뚱하지만 인생의 깊은 맛을 담고 있는 작은 책 한 권이 있다.

오래 전 기억을 더듬으며 만난 <어린 왕자, A. 생텍쥐페리 지음,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그림, 정연복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는 동심과 현실적 관점의 경계를 가르는 시금석과 같은 고전이다.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가 만난 작은 소년 '어린 왕자'는 B612 별에서 왔다. 활화산과 휴화산이 있고, 바오밥나무와 꽃 한 송이가 피어있는 작은 별에서 온 어린 왕자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별들을 방문한다.

홀로 왕으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며 살아가는 왕을 만난다. 왕으로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명령하고 요구한다. 그러나 따르는 사람은 없다. 둘째 별에서는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바라며 살아가는 허영심 가득한 사람도 만난다. 술 마시는 것이 부끄러운데 그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는 술꾼의 별도 가보고, 아무 의미 없이 허망하게 바쁘기만 한 일중독자도 만난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 채 주어진 일에 몰두하는 가로등지기도 만나고, 경험이나 체험을 배제한 채 막연한 지식을 추구하는 지리학자도 만난다.

어린 왕자가 만난 모든 어른들은 세상이 가진 보편적 오류와 부조리를 그대로 담지한 인물들이다. 저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물결에 떠밀려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심상을 희화적으로 표현했다. 이들에 대한 수사가 어쩌면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작은 별에서 찾지 못했던 인생의 참의미를 찾기 위해 떠난 어린 왕자의 여행은 결국 지구에서 만난 작은 여우와의 만남을 통해 완성되는 듯 하다. 여우는 길들임의 숨은 의미를 알려준다.

B612 별의 작은 꽃 한 송이가 지구에서 만난 수많은 꽃들과 비교할 수 없이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작은 꽃이 어린 왕자에게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길들임은 곧 누군가에게 특별한 의미가 됨을 말한다.

흔하디 흔한 존재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만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 어린 왕자가 깨달은 길들임의 진의다. 참된 관계는 의미 있는 관계이며 시간의 헌신이라는 자양분을 먹고 자란다. 더불어 진실한 관계는 책임이 요구되는데 사람들은 이점을 망각하며 살아간다.

오랜 시간과 성실한 책임의 무게를 저버린 현대인의 관계는 피상적일 수 밖에 없고, 그 안에서 쳇바퀴 돌듯한 관계의 공허함을 맛본다.

생텍쥐페리가 살다간 20세기는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더불어 두 번의 큰 전쟁을 통해 인간성에 대한 의심할 수 밖에 없는 회의가 물밀듯 차오른 시대였다.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의심이 팽배할 수 밖에 없던 시대 속에서 탄생한 <어린 왕자>는 과학이라는 신 앞에 맹종하는 현대인의 고갈된 인간성을 비추는 거울이다.



책을 덮을 때 쯤 마음을 울리는 명문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그렇다. 정작 중요한 진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진실은 항상 자신의 모습을 사물의 이면에 감춘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이며 진리라고 여기는 사고가 팽배한 사람들에게 참됨을 발견하는 일은 요원하다.

오래 전 아직은 세상의 때가 덜 묻었을 적 읽은 <어린 왕자>와 세상의 얼룩이 군데군데 묻어 있는 지금 다시 만난 <어린 왕자>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서글프게도 중절모를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으로 볼 수 있는 눈은 이제 없다.

''다들 그렇게 살아! 제발 유난 떨지 마!'' 몸담은 세상이 익숙하고, 세상이 말하는 메시지가 정답처럼 들리는 시대 속에서 안간힘을 써본다. 속절없이 물결에 휩쓸리기 싫어서 발버둥을 쳐본다.

본질을 잃어버린 세상 속 <어린 왕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은 결코 가볍지 않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며 어떤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가 돌아볼 필요를 느끼는가? 그렇다면 <어린 왕자>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봐도 좋다.

너무나 당연하기에 간과했던 수많은 삶의 장면들이 무성 영화의 필름과 같이 짙은 기억으로 되살아남을 경험할 수도 있다. 아동 도서로만 치부되었던 작은 고전이 가진 힘이 제법 크다. ''중요한 것과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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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관계에서 회복하고 있습니다 - 나르시시스트를 떠나 행복한 나를 되찾는 10단계 치유 솔루션
스테파니 몰턴 사키스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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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누군가 타인을 심리적, 정서적으로 조종해서 그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은연 중에 심어주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비열하고 교묘한 사기 행위다.


보통 상대방에 대해 권위를 가진 자들이 상대적으로 약자인 사람에게 가스라이팅을 행한다. 가스라이팅으로 많은 이들이 심적, 정서적 고통 속에 살아가는데 정작 그 악랄한 관계의 늪에서 빠져나올 힘이 없다.


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가스라이팅의 범위는 너무나 광범위하다. 부모와 자녀, 선생님과 학생, 연인과 연인,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 친구와 친구, 목회자와 교인, 심지어는 동네에서 만난 평범한 이웃들과의 관계까지...


<상처받은 관계에서 회복하고 있습니다, 스테파니 몰턴 사키스 지음, 이선주 옮김, 현대지성 펴냄>는 바로 이 가스라이팅에서 회복하기 위한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는 타인의 삶을 지배하는 흡사 악마 같은 인간에 대해 '유해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다년간 임상에서 유해한 사람들로부터 심리적, 정서적으로 흡혈을 당해왔던 피해자들을 상담하고, 그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애썼던 저자의 실제 경험이 저작에 고스란히 녹아있기에 책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가스라이팅을 당한 사람들은 실제로 깊은 절망과 불안, 우울, 삶의 의욕을 상실한 나머지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저자는 책을 통해 용기 있게 털고 일어나라는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먼저 책을 펼치면 책이 가리키는 빌런인 '유해한 사람'의 특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유해한 사람은 바로 나르시시즘의 전형적 성향을 소유한 나르시시스트다. 이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진 미소년 나르키소스에서 유래한 용어다.


너무나 아름다워 자기 자신에게 도취된 이들에 대한 병적 은유로서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은 특별 대우를 받아야 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기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며 자기 중심적으로 행동하는 인간이다.


이 유해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 자신이 왕 대접을 받아야 하며 모든 이들의 영광을 받아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렇기에 항상 자신을 중심으로 주변에 본인을 숭배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타인의 관심을 구걸하는 요즘 시쳇말로 관심종자, 스타병에 걸린 인간 유형이다.


책은 이러한 나르시시스트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을 조종하고 파괴하는 지에 대한 폐해를 정확하게 기록했다. 총 11장의 회복을 위한 솔루션이 아픔 가운데 있는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해법은 경계선 정하기다. 저자는 나르시시스트들과는 완벽하게 연락을 끊는 것이 상책임을 말한다.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언제든 악연에서 탈출하기 위해 바람직하고 건강한 경계선 설정이 필요하다.


더불어 다른 좋은 사람들과의 건강한 인간 관계를 만들라는 조언은 참으로 멋지다. 인간에 의해 당한 상처로 인해 인간이라면 환멸을 느끼게 마련인 피해자들에게 결국 사람에 의한 상처는 사람에 의해 회복될 수 있음을 말하는 대목이 깊은 사유로 이끈다.


건강하고 좋은 사람들과의 바람직한 만남이 회복의 신호탄이 된다. 세상에는 유해한 인간만이 있지 않다. 건강하고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자각이 좋은 사람들과의 교제와 만남 속에서 깨달아질 때 그것이 얼마나 큰 회복의 양약이 되는 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있어 독이 되는 사람들과 장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힘과 용기가 필요함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유해한 상황 속에 계속 있는 때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아니기에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의 주변을 살펴보자! 누군가의 인기와 관심에 목말라하며 주목받고 싶어서 열병 난 사람들은 없는가? 권위를 이용하여 타인을 안 그런 척 교묘하게 조종하는 사람은 없는가? 그것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은 없는가?


저자는 분명히 건강한 삶으로 회복될 수 있음을 말하며 용기 있게 삶의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외친다. 호흡이 다하는 순간까지 무인도에서 혼자 살지 않는 한 인간 관계는 계속될 것이고, 우리 삶을 위협하는 나르시시스트는 항존할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 11장에서 끝없는 나르시시스트를 구별하고 예방하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코치한다. 적을 알고 싸워야 승리한다.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효과적인 야전 교범이 되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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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클래식 리이매진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티나 베르닝 그림,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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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된 양녀를 지속적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두 얼굴을 가진 양모의 모습이 우리를 경악게 한 사건이 있었다. 방송에 출연한 모습, 지인들에게 비친 모습은 입양을 결정한 지고지순한 천사였다. 그러나 그녀의 내면에는 또 다른 인격이 뱀과 같이 똬리를 틀고 있었음을 아무도 몰랐다.


인간의 내면에는 다중적인 인격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충격적인 사건을 통해 확인한다. 인간 본성 안에 내재한 천사와 악마의 상반된 인격의 그늘이 드리워있음을 기막힌 이야기로 풀어낸 한 권의 소설이 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티나 베르닝 그림, 이영아 옮김, 소소의책 펴냄>는 많은 이들이 제목만으로도 소설의 주제와 스토리를 파악하고 있는 너무나 유명한 저작이다.


인간 본성의 이중성, 이성과 광기의 실체를 제대로 드러낸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 고딕소설로서 본 작품이 갖는 중첩된 의미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외과 의사인 지킬 박사는 자신 안에 숨겨진 악의 본능, 타락과 방종을 향한 참을 수 없는 유혹에 굴복한 나머지 자신이 만들어 낸 비약을 마시고 하이드라는 괴물을 탄생시킨다. 아니 이미 그의 내면에 잠자고 있던 악의 화신을 위해 예절과 관습, 인간의 윤리와 도덕이라는 문빗장을 열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설은 지킬 박사의 친구인 어터슨 변호사가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물론 어터슨 또한 다른 면에서는 지킬과 하이드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는 방관자일 수 밖에 없다.


저자는 하이드로 변한 지킬이 자신이 가진 악의 본능에 충실한 괴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게끔 만들었다. 어린 아이를 잔인하게 짓밟고 지나가는가 하면 급기야는 살인을 행하기에 이른다.


본 작품이 워낙 유명하기에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갖는 알레고리적 수사는 익숙한 나머지 신선하지도 않다. 그러나 본 소설이 세기를 넘어 지금까지도 인간 본성의 근원을 파악하는 데 있어 탁월함을 인정 받는 것은 다면적이고 다의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데 있다.


산업혁명 이후 전통과 과학이 맞부딪친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적 암울함 속 인간이 느끼는 소외감과 기존 틀에의 저항이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는 도덕과 윤리, 방종과 타락의 대립 속 기묘하게 오버랩된다.


또한 신을 내던진 인류가 인간 이성에의 무한 확신을 펼쳤던 20세기 들어 인류는 두 번의 끔찍한 세계대전을 통해 인간성의 바닥을 보았다. 서로를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이고 잔인하게 죽일 수 있을까를 골몰하던 인류에게 남은 것은 하이드 씨의 환멸스러운 형상이다.



17세기 영국 청교도의 황태자 '존 오웬' 목사님은 그의 위대한 저작 <신자 안에 내재하는 죄>에서 신자들 안에 악이 존재함을 말하고 있다. 선을 행하려는 신자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 내재하는 죄는 효과적으로 반역을 부추기고 악으로 이끄는 작용을 한다.


지킬 박사는 자신의 비약을 통해 하이드라는 괴물을 불러낸 이후 큰 낙심과 후회를 토로한다. 분명 자신 안에는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와 도덕을 지키며 살고 싶은 선을 향한 의지가 있지만 그 선의지를 꺾는 더 큰 악의지가 지킬을 밀어내고 하이드를 불러낸다.


존 오웬 목사님은 자신의 저작을 통해 인간 내면이 가진 선과 악의 갈등과 문제를 면도날과 같이 예리한 지성을 통해 한점씩 발라내는 기막힌 지적 작업을 이루어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인류는 저자가 펼치는 선악의 수사를 통해 우리 안에 숨겨진 또 다른 하이드의 망령을 끊임없이 소환한다. 서론에서 말한 것처럼 의인의 인두겁을 쓴 채 아이의 숨통을 잔인하게 짓눌렀던 엄마의 모습이 비단 그녀만의 모습일까?


저자가 가진 시대적 통찰에 현기증이 난다. 인간 본성안에 잠자고 있는 악을 향한 끊임없는 욕구, 질펀한 쾌락을 향한 인간 무의식 속에 잠재한 방탕과 타락의 욕망이 그녀만의 전유물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인간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악을 향한 근원적 갈망이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부인할 수 없기에 본서가 더 소름 돋게 다가온다.


챗 GPT가 신인류의 전지전능한 신이 되어가는 세상 속 19세기를 살다간 저자 스티븐슨은 가장 원시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 내면에 깃들어 있는 타락한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 해답이 없다면 인류는 편안함 속에서 서로의 살점을 뜯어 먹는 해괴망측한 장면을 끝없이 연출할 것이다.


책을 덮으며 자문한다. 나는 선한가? 내 안에는 하이드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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