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건강 습관의 기술 - 당신의 수면·운동·식사를 바꾸는 17가지 건강 자동화 시스템
어맨사 임버 지음, 장혜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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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참여하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화두가 있으니 바로 '건강'이다. 해가 바뀌면 호황을 이루는 업종 중 하나가 건강 관련 분야란다. 피트니스센터, 필라테스, 수영장 등 운동 시설 회원 등록이 평소보다 증가하는 이유도 새해부터는 건강을 챙기겠다는 사람들의 불타는 의지 때문이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왜 있겠는가! 또다시 현대의 바쁜 일상 속에 함몰되기 시작할 때 운동과 건강에 대한 열망도 장작이 던져지지 않아 꺼져가는 모닥불처럼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맹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건강을 지키는 운동과 식습관, 바른 수면 등이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주 작은 건강 습관의 기술 / 어맨사 임버 지음 / 현대지성 펴냄>은 제목 그대로 '아주 작은 습관'이 우리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음을 역설하는 책이다. 저자인 '어맨사 임버'는 30대 육아 시절 설탕을 퍼먹는 극심한 당중독자로 살았던 자신의 충격적 흑역사를 솔직 담백하게 밝혀 어떻게 자신이 이런 끔찍한 삶에서 탈출하여 지금의 건강한 삶으로 유턴했는지에 대해 제법 호소력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본서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1부는 수면, 운동, 식사라는 건강에 있어 가장 핵심인 주제를 통해 17가지 건강 습관을 소개한다. "뭐! 대부분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 아니야?"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막상 책을 펼치면 저자의 깨알 조언이 상당히 유용한 지식으로 다가온다.

반드시 통잠을 8시간 자야 한다는 수면에 관한 우리의 잘못된 지식도 저자는 책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사용하여 조목조목 반박한다. 하루에 1만 보 걷기가 건강 척도인 것 마냥 생각했다면 그 또한 오해다. 건강 걷기는 하루 최소 7500보만 걸어도 충분하다. 저자가 제시하는 과학적 데이터는 그 이상의 걸음수가 무의미함을 증명해 준다.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기 위한 식후 30분의 15분 산책, 운동복을 입고 헬스장에서 각 잡고 하는 운동이 아닌 일상 속 작은 운동의 효과 등은 바쁜 현대인에게 있어서 소위 꿀팁이다.

간헐적 고강도 운동을 설명하는 챕터에서 <인터벌의 정석> 저자 '마틴 기발라' 박사의 이름이 등장하여 신뢰감이 상승한다. 적정 속도로 꾸준히 달리는 것보다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15초간 전력 질주하는 움직임이 건강에 더 좋다는 믿기지 않는 사실이 이 책에도 등장한다. 건강을 위한 작은 습관, 인터벌 트레이닝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1부 3장에서는 식사에 대한 조언이 가득하다.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로 먹는 단순한 섭취의 배열이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한다는 사실이 믿겨지는가? 가공식품과 초가공식품은 독약이라는 사실을 많이들 알고 있지만 먹을 것이 없다는 볼멘소리와 함께 우리는 매일 달콤한 독약을 맛있게 먹고 마신다.

1부가 수면, 운동, 식사라는 건강을 위한 실제적 조언이 담긴 장이라면 2부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무형의 요소들에 관한 제언으로 가득하다.

가시적인 건강 목표를 눈에 보이는 곳에 글로 기록하여 부착해놓는 '습관 트래커', 나의 건강 결심을 SNS 등에 공개하여 지인들에게 자발적 감시와 응원을 받을 때 목표에 대한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하지만 2부에서 마음 안에 강력한 울림이 되었던 문장이 하나 있다.


"건강을 우선시하는 것은 이기적이기보다 오히려 이타적인 일이다. 건강해야 주변 사람들을 더 잘 챙길 수 있다." p226


미친 듯이 달리고 자전거를 타며 무거운 덤벨을 드는 이 모든 행위가 나 자신의 만족을 넘어 근본적으로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내 주변의 지인들을 지키기 위한 행위라는 건강을 관계로 확장시키는 저자의 통찰이 기막히다.

저자는 덧붙인다. "내가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내야 내 주변이 모두 무탈하다."

가정에 중환자가 한 명 생기면 그 시간 이후로 그 가정의 정상적인 생활은 제로라고 보면 된다. 경험을 통해 체득했기에 저자의 글이 마음에 와닿는다.

저자는 건강관리를 장기전이라고 말하며 단순한 컨디션 향상이 아닌 삶 전체를 바꾸는 것이 건강관리임을 강조한다. 나의 삶뿐 아니라 주변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기에 건강하기 위한 노력과 투자는 이기적이지 않고 오히려 이타적인 욕구다.

해가 바뀌면 수많은 이들이 건강을 위해 뛰고 달리며 헤엄치고 들어 올리는 일련의 행위에 빠져든다. 문제는 동기 부여의 지속성이다. <아주 작은 건강 습관의 기술>은 일상의 모든 삶 속에서 작은 건강 습관 하나만 잘 지켜나가도 나와 주변 지인들의 삶이 안전할 것임을 약속한다.

새해가 밝았다!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보호해 줄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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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나에게 - Q&A a day (10주년 기념 한정판 필사 노트 세트)
포터 스타일 지음, 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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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2026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 모두는 또 한 살 나이를 먹었고, 다시금 죽음 앞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 새해가 되면 새로운 삶의 계획을 세운다. 운동, 다이어트, 어학공부, 독서, 자격증, 취업, 진학 등 우리네 삶을 다양한 계획과 바람으로 채운다.

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바쁘고 바쁘고 바쁘다. 세워진 계획과 바람을 인생의 도화지에 아름답게 그려 넣어야 하기에 우리는 바쁘다. 이렇게 살다 보면 어느새 2026년도 끝자락에 와 있을 것이고, 못다 이룬 작정과 계획에 마음 한편은 허해질 것이다.

우리의 삶을 좀 더 밀도 있게 채워 줄 그 무엇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자신의 삶을 돌아볼 줄 아는 능력, 즉 성찰의 힘이다.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데 있어서 질문의 힘만큼 큰 게 없고, 그것을 다이어리 형식을 빌려 글로 기록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이 두 가지의 핵심 기능을 모두 갖춘 작품을 한 해의 끝자락에서 만났다.



<5년 후 나에게 Q&A a Day 10주년 기념 한정판 필사 노트 세트 / 포터 스타일 지음 / 토네이도 펴냄>는 15년 연속 미국과 영국의 아마존 베스트셀러로 뽑힌 자기 성찰을 위한 훌륭한 도구다.

365개의 다양한 일상과 인생의 질문이 매 페이지마다 다채롭게 수놓아져 있다. 독자는 매일 누군가 자신에게 던지는 물음을 숙고하며 다이어리를 채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그 동일한 질문을 연속 5년간 매해 같은 날 받게 된다는 것!

1월 1일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2026년 1월 1일에 받은 이 질문이 2030년 1월 1일까지 이어진다. 26년도에 나는 어떤 삶의 이정표를 향해 달렸는가? 2030년에도 5년 전 생각했던 삶의 목적지를 잊지 않고 여전히 달려가고 있을까?

3월 16일 지금 당장 사고 싶은 것은? 2026년 3월 16일에 내가 그토록 사고 싶은 무언가가 있었는가? 그렇다면 2028년 3월 16일에는 또 어떠한 것이 나의 마음을 훔쳤는가?

12월 1일 내 묘비에 남기고 싶은 말은? 12월 18일 변기에 앉아서 무슨 생각을 하는가? 2029년 12월 1일에 생각하게 될 내 묘비에 남기고 싶은 말은 무얼까? 2027년 12월 18일 변기에 앉아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처럼 창의력과 상상력이 조화된 365개의 질문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끔 만드는 철학적 물음과 변기에 앉아 생각하는 일상 친화적인 것까지 그 범위가 넓다. 때로는 망치처럼 무겁고, 때로는 팝콘처럼 캐주얼한 삶의 굴곡과 변이에 대해 질문의 양상도 롤러코스터와 같이 요동친다.

평범한 다이어리는 1년이라는 유통기한을 갖지만 <5년 후 나에게 Q&A a Day>는 5년 그 이상의 수명을 간직한다. 5년간 같은 날 같은 질문에 응답하며 5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성장과 쇠퇴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이 다이어리가 간직한 최고의 장점이자 혜택이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땅 속에 타임캡슐을 묻는 행사가 있었다. 100년 후 우리가 이 세상에 없을 때 개봉될 타임캡슐 속에는 학용품과 교과서, 장난감 등 그 시절을 살았던 우리의 추억이 묻혔다. 추억과 기억은 강력한 휘발성이 있기에 어딘가에 묻어두거나 기록해놓지 않으면 이내 날아가 버린다.

다이어리만큼 생각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물건이 없고, 그것을 1년이 아닌 5년의 발걸음을 돌아보도록 만든 <5년 후 나에게 Q&A a Day>는 신박한 작품이다.

365개의 질문이 1825개의 메아리로 돌아오는 마법 같은 기적이 다이어리를 펴는 독자들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5년 후 나에게 Q&A a Day>와 더불어 <10주년 기념 한정판 필사 노트>가 같이 주어지는 것은 보너스다. 지금껏 출간되었던 명작 속에서 건져올린 명언을 옆 페이지에 나만의 글씨로 빼곡히 필사해 볼 수 있는 혜택이 주어졌다.

눈으로 한 번 읽고 음미한 후 손 글씨로 다시금 꾹꾹 눌러쓴다. 진하게 추출된 에스프레소 한 잔의 깊은 향이 오감을 깨우듯 주어진 시간을 살다 갔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먼저 음미한 달콤 쌉싸름한 인생의 글이 필사하는 독자의 감성을 부드럽게 쓰담는다.

글로 적을 때 인쇄된 활자는 비로소 살아나 나의 것이 된다. 5년간 동일한 질문을 자문자답할 때 인생을 두세 발자국 뒤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하나라도 더 가지기 위해서 악다구니하며 살지만 결국 우리 모두는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인생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주어진 인생을 보듬고 주변의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이면 족하지 않은가? 2026년 <5년 후 나에게 Q&A a Day 10주년 기념 한정판 필사 노트 세트>가 그 첫 시작을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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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현대지성 클래식 71
찰스 디킨스 지음, 정회성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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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다가온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선과 악의 극명한 대립, 궁극적 선의 승리와 환희로 가득한 이맘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올리버 트위스트>, <오래된 골동품 상점>은 어떤가? 시대가 갖는 음울함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디킨스식 조명과 해석이 놀랄만한 수작이다. 구두약 공장에서의 가난한 시절을 보낸 디킨스의 작품 저변에는 뒤틀려 기괴해진 사회의 제도적 모순과 불합리함, 부조리한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짙다.

이번에 만난 <두 도시 이야기 / 찰스 디킨스 지음 / 현대지성 펴냄>는 혼돈의 시대 속 다양한 인간 군상의 속살을 세밀하게 읽어낸 디킨스의 문학적 천재성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디킨스는 18세기 중후반 영국과 프랑스를 배경으로 몇몇 주요 인물들의 삶과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하나의 잘 짜인 역사소설이라는 직조물을 탄생시켰다.

그 안에는 불합리하고 부정의한 시대의 사회적 모순과 병폐가 고스란히 녹아져있으며 그 와중에 배태된 인간애와 자유, 평등의 혁명적 요소가 양념처럼 가미되었다.

이야기는 영국 텔슨 은행 직원 로리가 18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가 풀려난 옛 친구 마네트 박사를 만나러 가는 여정으로 시작된다. 마네트 박사와 아름다운 딸 루시의 재회, 첩자 혐의를 받고 사형에 처해질 위기에서 구명된 정의로운 프랑스 귀족 찰스 다네이와 그의 석방을 도운 방탕하지만 내면에 따뜻함을 지닌 시드니 카턴, 마네트 박사의 조력자 역할을 했던 혁명가 드파르주 등 다양한 인물들이 서로에게 중첩되어 프랑스 대혁명의 물줄기 속에 내포된 인간 본성의 참된 의미라는 전체적인 거대 서사를 이뤄간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광장 한가운데를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와 같이 달리던 사륜 마차가 급기야 어린아이를 치어 죽인다. 마차의 주인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쥔 잔혹한 프랑스 귀족 에브레몽 후작이며 피해자는 힘없는 민초의 어린 아들이다.

아들의 허망한 죽음에 울부짖는 아비 앞에 금화 한 닢을 경멸하듯 던지고 사라지는 잔인하고 오만한 에브레몽 후작은 당시 프랑스 귀족 사회의 위상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전형적 인물이다.

철저한 계급 사회 속 힘없는 백성이 성직자, 왕족, 귀족을 위한 부속품으로 여겨진 시대 속 그들은 소모품일 뿐이다. 억압은 폭력을 부른다. 프랑스 대혁명은 예견된 사건이었고, 짓밟힘 속 참된 인간성의 회복이며 폭정과 압제에 대한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이 와중에 정의와 평등이라는 확신을 담지한 청년 귀족 찰스 다네이와 다소 속물적이지만 내면에는 깊은 박애를 간직한 청년 변호사 시드니 카턴은 투명한 영혼의 소유자이며 모든 남성의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아가씨 루시를 동시에 사랑하는 연적으로 등장한다.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마네트 박사 일가와 찰스 다네이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지만 시드니 카턴의 믿을 수 없는 사랑과 희생, 헌신이 마네트 박사 가족을 죽음의 순간에서 건져내는 기적을 만든다.



책을 덮으며 묘하게 오버랩 되는 책 한 권이 있으니 다름 아닌 성경이다. 디킨스의 종교적 배경이 성공회에 있기에 사랑과 희생, 헌신이라는 기독교적 수사가 작품 기저에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종교 소설은 아니니 걱정은 마시라!

다만 시드니 카턴이 자신의 삶을 던져 인류를 구원한 성경 속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일종의 복음적 메타포라는 사실을 민감한 독자라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주요 메시지 중 하나는 시대의 간극을 넘어 인류 역사의 모든 장면 속에 내재한 사회적 불평등과 불합리함, 부정의에 대한 강력한 고발이며 비판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병든 사회는 이 시대의 전형이다.

그렇기에 귀족들이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민초의 고혈을 짜낸 그때나 힘을 가진 1%의 기득권이 전체 부의 98%를 소유한 지금의 시대가 묘하게 오버랩됨은 전혀 생경하지 않다.

더불어 인간애가 실종된 당시 프랑스의 암울한 사회적 배경을 통해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실낱같은 사랑과 희생의 그 무엇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카턴이라는 인물을 통해 시사한 것은 디킨스가 가진 민중에 대한 문학적 존중이며 예의다.

"최고의 시절이었고, 최악의 시절이었다."라는 첫 문장 속 짙게 깔린 인간 본성의 추악함과 중생한 본성의 참됨을 시대의 수면 위로 끌어올렸기에 원제는 <두 도시 이야기>이지만 <두 시대 이야기>도 제법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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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선물 최고의 선물
파울로 코엘료 지음, 김이랑 그림, 최정수 옮김 / 북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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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필립 얀시'라는 기독교 작가는 자신의 책을 통해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단어를 '은혜'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사랑'을 떠올릴 텐데 의외의 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 사랑이 갖는 의미와 가치가 상당히 퇴색되어 그런 것이 아닐까?

세상이 정의하는 사랑은 다분히 조건적이며 가변적이다. 상대의 조건이 맞으면 사랑하지만 기대하던 환경이 변할 때 사랑도 변질되기에 어쩌면 얀시가 말한 오염되지 않은 단어는 은혜가 유일한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이 사랑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재고하길 종용하는 작은 책 한 권을 만난다. <최고의 선물 / 파울로 코엘료 지음 / 북다 펴냄>은 <연금술사>라는 베스트셀러로 한국에도 이미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에세이다.

<최고의 선물>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사랑'이다. 파울로는 19세기를 살다 간 스코틀랜드 출신의 복음전도자 '헨리 드러먼드'가 남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이라는 책에서 영감을 얻어 본 작품을 썼다.

이 책은 헨리 드러먼드가 아프리카 선교 여행을 다녀온 후 영국에서 일단의 신자들을 대상으로 설교한 고린도전서 13장의 메시지로부터 시작된다. 책의 챕터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로 나뉘어 각 시즌별 사랑이 갖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정취를 풍긴다.



"한 사람의 믿음은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드러납니다" p25

"작고 단순한 미덕들이 사랑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구성합니다." p 30

"행복은 가지고 소유하는 데 있지 않고 오직 베푸는 데 있습니다. 진정한 성취는 베풀고 섬기는 데 있습니다." p57

문장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명문이다.

그럴싸한 말로서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는 방식으로 그 사람의 믿음이 증명된다. 반면 삶의 매 순간에 타인을 위해 베풀 수 있는 작은 미덕들이 모여 사랑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구성한다.

무엇인가 크고 거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가 가진 사랑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친절을 베푸는 행동 하나가 그것을 받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더불어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며 좇는 행복은 결국 소유에 있지 않고, 오직 베푸는 데 있다는 메시지는 하나라도 더 가져야지만 행복할 수 있다고 외치는 물질만능주의 세상의 메시지를 거스른다.

책이 주는 또 다른 통찰은 사랑도 연습해야 한다는 것! 상대에 대한 사랑은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무슨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사랑은 한 인간 안에 내재한 일종의 성품이다. 근육을 단련하듯 이웃을 끝없이 사랑하겠노라는 다짐과 연습이 관대함으로 표출된다. 인간의 능력만으로는 온전한 사랑을 표현할 수 없기에 인간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랑이 필요하다.

책의 말미에는 우리가 하나님의 최후 심판대 앞에 섰을 때 우리에게 주어질 질문이 어떻게 살다 왔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사랑했는가라는 질문이란다. 작가는 우리에게 마지막까지 밀도 있는 물음을 던진다.

이 책은 사계절의 다양한 꽃을 예쁘게 일러스트레이션 한 향기 가득한 책이다. 사랑의 원의가 왜곡되며 훼손되어 가는 이 시대에 나 자신과 이웃을 향한 사랑의 참된 뜻과 가치를 되새기도록 만들기에 마음이 따뜻해져오는 저작이다.

가톨릭 신앙을 표방하지만 신은 교회만이 아니라 세상 어느 곳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범신론적 관념을 가진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에세이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원작이 기독교적이기에 파울로의 본 작품은 복음적인 색채가 강하다. 서점의 기독교 도서 코너에서나 만날만한 저작이지만 엄밀히 말해 기독교 신앙 도서는 아니다. 작가가 갖고 있고 추구하는 사랑에 관한 내적 영감이 헨리 드러먼드의 저서를 통해 새롭게 채색되고, 꽃을 피웠다고 보는 것이 본서를 이해하는 데 있어 큰 무리가 없다.

분명 인간은 서로를 아껴주고, 배려하며 사랑해야 할 존재다. 하지만 서로를 남용하며 무시하고 증오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상이 지금의 시대를 대표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아닌가?

그렇기에 파울로는 이 작은 에세이 한 권을 통해 사랑이 갖는 가치와 진의를 많은 이들이 찾고 깨닫도록 하기 위해 펜을 든 것이 아닐까? 비평적 시각을 견지한 채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책을 펼칠 때 이 책이 갖고 있는 장점이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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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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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커피 그라인더의 진동음과 드립 커피의 진한 커피향이 온몸의 오감을 자극한다. 어느새 아침 루틴이 되어버린 일상의 모습이다. 쌉싸름한 드립 커피 한 잔을 곁에 두고 한 권의 책을 편다.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 사람과나무사이 펴냄>는 제목 그대로 커피가 세계 역사를 바꾼 비하인드 스토리로 가득한 작품이다. 도쿄대학 명예교수인 저자는 본서를 통해 전 세계인의 공통 기호식품인 커피를 주인공으로 세계 역사를 조망하는 폭넓은 교양 지식을 선보인다.

책에는 검은 음료 커피가 이제 우리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리를 차지하며 사랑받게 된 그 이면에 숨겨진 흥미롭고 다양한 이야기가 빼곡하다. 그렇기에 한번 펼치면 커피의 중독성만큼 대단한 가독성을 지닌 저작이다.

커피의 기원부터 커피가 어떻게 유럽 사회로 흘러들어갔고, 영국과 프랑스, 독일과 같은 나라들에서 각국의 역사적 흐름을 바꾸는 굵직한 사건의 단초가 되었는가를 서술하는 내용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간만에 독서를 통해 뇌가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커피는 이슬람의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교도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기원설이 있다. 수피교 수도사들은 밤마다 행하는 예배 의식 중 쏟아지는 졸음에 힘겨워했는데 마침 커피의 잠을 쫓는 효능이 이들에게는 양약과 같이 다가왔다. 잠을 쫓고, 식욕을 억제하는 등 인간의 원초적 욕망의 제거가 수피교도들의 수행 정진의 덕목이었기에 이들에게 커피는 인간 본능의 억제 수단이었다.

이러한 커피 효능의 발견이 예멘 커피 상인들의 상업자본이 되어갔고,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 대단지 커피 플랜테이션을 조성하여 아라비아와 이슬람의 커피 독점을 빠르게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커피 플랜테이션으로 인해 자바섬 주민들의 생활상은 비참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원주민들에게 있어 벼 대신 커피나무를 재배하는 농업 구조의 전환은 기아와 빈곤이라는 반인륜적 열매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커피나무는 가진 자들의 욕망 아래 못 가진 자들의 피를 먹고 자랐다.

저자는 서구 자본주의와 상업주의가 제국주의의 식민정책과 맞물려 피지배 민족의 노동력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최전선에 우리의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커피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작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서의 커피가 갖는 인문학적 위치다.



네덜란드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된 커피가 영국에 상륙한 이야기 또한 흥미롭다. 도시 곳곳에 커피하우스, 지금의 카페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커피하우스는 한 잔의 검은 음료를 마시기 위한 장소로서의 본래의 목적과 달리 사람들이 모여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의 전반적 여론을 형성하는 아고라와 같은 공간으로의 변천을 보였다.

커피하우스는 친교와 대화, 정보 교류의 장임과 동시에 근대 시민사회가 갖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공론이 배태되었기에 일종의 인큐베이터와 같았다. 그러나 이렇게 성행했던 커피하우스도 시간이 지나며 쇠퇴의 길을 걷는다. 이유는 모든 이에게 진입을 허락했던 커피하우스가 어느 순간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제한적인 사람들에게만 허용된 일종의 폐쇄적 사교 클럽처럼 변질되어간 이유에서다.

더불어 영국 여성들에게 조차도 커피하우스는 문호를 개방하지 않았다. 지금의 카페 손님 대다수가 여성인 점을 감안할 때 성별로서 손님을 차별했던 당시 커피하우스의 쇠락은 예견된 결과가 아닐까?

그 외 커피가 프랑스 대혁명에 끼친 영향, 독일혁명의 도화선이 된 커피 이야기 등 정치권력은 커피를 갈망했고, 커피는 정치권력을 동경했다는 사실 또한 흥미롭다.

골목마다 카페가 즐비하고, 하루에도 몇 군데의 카페가 문을 열고, 문을 닫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시대 속 커피가 갖는 위상과 의미를 재고해 볼 수 있기에 본서는 커피 마니아라면 상식적으로 알고 있어도 재미있을 내용으로 가득하다.

요즘 별다방에서 스티커를 모으면 상품을 주는 겨울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매 시즌마다 상품을 받기 위한 전쟁이 치열하다. 커피를 물처럼 마시는 이들은 몇 개의 상품을 복수적으로 득템하는 반면 어렵게 모은 스티커를 가지고도 단 한 개의 상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이들은 업체를 원망하며 일갈하는 글들을 연거푸 쏟아낸다.

때마다 수피교도들이 자신들의 신을 예배하는 데 각성제의 역할로 사용한 커피가 상업주의와 결탁해 또 다른 현대 자본주의의 신을 경배하는 아이러니한 진풍경이 펼쳐진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책상 위 따뜻한 드립 커피 한 잔의 향기가 짙다. 사람은 커피를 마셨고, 커피도 사람을 마신다. 우리의 일상 속 깊이 뿌리내린 커피라는 재화가 갖는 역사와 의미를 배울 수 있는 인문서로서 읽는 내내 즐거웠고, 행복했기에 이 책과 서평을 커피의 신전에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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