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 인생경영론
데일 카네기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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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대와 세대마다 두드러진 업적을 쌓고 탁월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존재한다. 땅을 바라보고 흙을 먹고 사는 범인들에게 이들은 높은 천상의 존재처럼 보이며 삶의 면모는 충격과 함께 결코 작지 않은 도전으로 다가온다.


자기 계발 분야의 바이블과도 같은 데일 카네기 시리즈의 네 번째 도서인 <데일 카네기 인생경영론, 데일 카네기 지음, 이종인 옮김, 현대지성 펴냄>이 출간되었다. 인간관계론과 자기관리론, 성공대화론에 이은 인생경영론을 통해 80 평생 살다가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인생의 참된 가치를 명확하게 발견한다.


저자가 본서를 구성한 방식은 이전의 저작들과는 결이 다르다. 자기 분야에서 탁월함을 드러낸 전 세계 60명의 인물을 밀착 취재했다. 저자가 세기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살다 갔기에 자신과 생이 겹치는 인물에 대해 직접 인터뷰를 시행한 내용도 상당수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60명의 인물이 전부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가이다. 우리의 마음을 활짝 열고, 의지를 드려 따라야 할 정도로 훌륭한 인물들인가라고 질문하면 순간 망설여진다.


정말 높은 도덕성과 고결한 삶의 푯대를 세우고 달려간 위인들이 있는 반면 인간이 가진 저급함의 끝판왕이라고 볼만한 소인배와 같은 인물들도 몇몇 있다. 그래서 본서가 더 빛난다. 우리는 저자를 통해 옥과 돌멩이 모두에서 배울 점을 찾는다. 반면교사라는 말은 이런 상황에서 쓰는 말 아니겠는가?


책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본서가 위인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60명의 대다수는 우리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인생의 성과는 대단하나 세간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인물들의 인생이 우리와 같은 범인들에게는 더 진솔한 느낌으로 찾아온다.


가정교사로 있는 집의 아들에게 청혼을 받았지만 남자의 어머니에게 지위가 천하다는 모욕을 듣고 공부에 매진한 여성이 있다. 이 사람이 바로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으며 라듐을 발견하여 수많은 암 환자의 목숨을 구한 퀴리 부인이다. 


그녀의 삶을 움직인 동력은 자신의 삶을 향한 타인의 멸시와 천대다. 경멸을 당한 그 상황이 그녀에게 삶을 도약케하는 힘이 되었고, 가난을 딛고 일어나 한 번도 받기 어렵다는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게 만든 위업을 달성케했다.


고난에 직면했을 때 포기할 것인가 그 고난을 뚫고 다음 단계로 올라갈 것인가의 선택은 고난을 만난 자의 몫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또 너무나 쉽게 간과하기에 퀴리 부인의 삶은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정동을 일으킨다.



반면 웬델 가문의 이야기는 서늘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뉴욕의 가장 부유한 가문이었던 웬델 가문은 이제 흔적 조차 없다. 존 고틀립 웬델은 뉴욕 소유의 땅값이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오르면서 소위 땅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웬델은 예전 삶의 방식을 고수하며 다소 완고한 전통주의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일곱 명의 여동생이 있었는데 여동생들이 결혼을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유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기면 웬델 가문의 재산이 사방팔방으로 찢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한 명의 여동생만 유일하게 예순이 되어서야 결혼을 했고, 나머지 여동생들은 독신으로 늙어가며 정신병, 망상증 등을 겪으며 쌓아놓은 재산과 함께 쓸쓸히 죽어갔다.


자본주의에서 돈이 중요치 않다고 말할 수 없지만 돈에 매몰된 인생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지는지를 엿볼 수 있는 생생한 예다. 더 벌고 더 쌓기 위해서 미친 듯이 돈을 향해 달려가는 인생들이 넘친다. 마치 한 여름 밤 자신이 타서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전기 트랩으로 날아드는 나방과 같은 인생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인생경영론은 인간의 본질에 대해 말한다. 우리에게 잘 살고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돈을 미친 듯이 벌어들이는 광적 행위? 명예를 추구하며 내 이름 석자를 남기기 위해 발버둥 치는 천박한 몸짓? 권력을 쥐고 타자를 발 앞에 꿇리는 유치한 대장 놀이?


카네기는 60명의 다채로운 삶을 살다간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며 이들이 보여준 인생의 진의를 획일적인 틀에 가두지 않는다. 60개의 의미가 책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찬란한 빛으로 우리 각자의 인생에 투사된다. 무엇을 받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는 본서를 집어 든 독자의 몫이다.


책을 덮으며 느끼는 감흥이 있다. 인생의 의미는 결국 내가 만들어 간다는 것.


<데일 카네기 인생경영론>은 삶을 해석하는 키를 독자에게 던진다. 마치 열린 결말과 같고, 그래서 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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