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이란 게 생기고 그걸 폰에 장착하고는 잊었는데 어느날 댓글 안달리는 내 알라딘서재에 백만년만에 댓글이 붙었다고 알려주기에 놀라고 반가워서 냉큼 달려와 친구가 되고 반짝하는 것이 짧고도 생각깊은 단상을 쓰던 그 친구를 새삼 귀하게 여겼는데 


 덕분에 북플로 많은 인연이 생겼으나 그저 좋아요만 가지고는 성에 차질 않아 편하게 누르길 미루다 잘도 잊어버리는 뇌용량으로 결국은 나태에 이르러 이제는 댓글 하나 좋아요 하나도 안돌아오는 서재로 되돌아가 오오 이제야 내 서재다워 하고 불현듯 안심을 하긴 했으나 사실은 나름 나도 여기 아닌 곳에서 책으로는 아니라도 열심블로거였던 적이 있어서 그거 접은 마당에 여기 알라딘에 다시 할 만한 열정도 여유도 없는지라 그리된 것이니 아시든 모르시든 바람처럼 지나가주세요 하고 있었는데


 하여튼 이렇게 맞닿은 인연이 많아지게 된 그 시초는 그 첫 댓글의 주인공이 있었기 때문이고 내 또한 그에게 소중하게 여겼노라고 전하지 못한 말을 지금 주절거리는 것은 그가 소리소문없이 자신의 흔적을 다 지우고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라서인데


 한편으로는 글쓰는 혹은 글쓰고자 하는 사람으로 보인 그가 이런 블로그 따위는 그저 심심풀이로 여기어 시간과 공력을 들이지 말고 그 빛나는 필력을 그가 진심 원하는 저작에 쏟아붓기 위해 떠난 것이라 여기기로 하고 내심 서운하고 아쉽고 상한 마음을 다행으로 달래보노라


/ 20160316 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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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6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6 12:23   좋아요 0 | URL
예. 고맙습니다. 그 친구가 아예 서재를 들어낸듯하여 마음에 걸리지 뭡니까 ㅎㅎ 그간 아껴둔 칭찬을 전하고 싶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