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책 속에 들어 있는 누군가의 속눈썹 한 올을 가지고

길거나 짧거나

언제나 가늘어서 약해 보이는 

어쩌면 사람이나 동물의 가장 여린 부분으로 다가오고 지나가는 것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배기는,

제 자리를 벗어난 이후에도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생의 가여운 흔적


이라고 쓴,

곡기윤일랑*의 팬을 자처한 옛 친구의 속눈썹이 얼마나 예뻤는지








*곡기윤일랑 (たにざき じゅんいちろう | 谷崎潤一郞) 일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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