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 3 - 법정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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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용 계단이랄까...
각개 높이가 아주 낮은 촘촘한 계단을, 한 발 두 발, 천 리는 걷는 듯한.
잠깐 법무사무실에서 속기사를 했던 작가의 전력이 큰 도움이 되었겠다 싶다.

누구 하나라도 토닥여주지 못하면 안된다는
미미여사의 안간힘이 이제 강박에 이른 느낌마저 들었는데.
악한까지 품어줄 수는 없는 일이지만
미야케 주리만은 여사의 다정이 좀 억지스러웠다.
그냥 주리가 입을 다물게만 해도 치죄에 이르지는 않는 건데...
아마도..
이들 주인공들의 나이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나이여서 그랬을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서 대부분 변하니까.

사실 생활기록부가 아이들의 대학 입시에 그렇게 큰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학교의 모든 교사들이 성적표에 쫑알쫑알을 적어넣을 때
절대로 학교생활에서 드러난 아이의 결점으로 그 아이를 단정하지 않았다.
문제아로 학생시절을 보냈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나이의 아이들이니까.
그 가능성을 학교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교육은 없다는 것이
이 나라 모든 교사들이 쫑알쫑알을 적을 때의 마음이었다.
선배교사들은 후배교사들에게 그걸 반드시 일깨워주었다.
기록은 지워지지 않는 것이니까.

그런데 지금은...
생활기록부로 대학을 가야 하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은
심성이나 품성에서조차 다른 아이들과의 차별성, 우열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니
치기에서 비롯된 각종 사건 사고 들이 마치 빨간줄처럼 아이가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게 되었다.
요즘 교사들은 마음 아플 일이 참 많아졌겠다 싶다.

돌아와서,
700여쪽 3권. 엄청난 장편소설이다.
완성의 기쁨이 아주 컸겠다 싶지만 그러나 <모방범> 정도까지는 글쎄.. 다.

/ 2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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