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게빵 1 - 빵에도 여러종류가 있나 보다...
타카하시 미키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언젠가 큰 아이가 문구점에서 다른 건 다 마다하고 코게빵 그림이 그려진 것만을 고집했을 때가 있었다. 아이의 설명에 의하면 코게빵이란 탄 빵이고 일본 캐릭터인데 자기는 그 탄 빵이 좋단다.

-왜? 탄 빵이 뭔데?
-그냥 유행하는 건데, 나는 타래팬더보다 코게빵이 더 좋아.

결국 아이의 책가방에는  탄 빵이 새겨진 문구 몇 개가 들어가게 되었다. 유래야 일본이지만 그래도 그게 어떻게 나온 것인지 알아야 좋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니냐는 내 말은 그냥 흩어지고 말았다.

얼마 전, 서점에 갔다가 이 스토리북을 발견했다. 기다렸던 것은 아니지만 코게빵이 도대체 뭔가를 알고 싶어서 나온 3권을 다 샀다. 사실 다른 걸 가져다 주기로 했는데 가져오겠다던 사람이 펑크를 내는 바람에 애들에게 대신해 줄 것을 찾고 있던 차였다.

1. 빵에도 여러 종류가 있나 보다
2. 빵의 행복이란 뭘까
3. 빵에게도 새로운 만남이 있나보다

제목도 그럴 듯하다. ^^

작가의 그림과 캐릭터 스토리, 자포자기 생활이라는 4컷 만화로 이루어진 이 스토리북은 상당히 재미있다. 자기가 좋아했던 것의 정체를 알게 된 아이들의 환호성을 듣는 것도 일종의 보람이라면 보람이고. ^^;

내용을 둘러보면, 어차피 그리된(탔다. 그리고 그때부터 빵이 아니다.) 운명과 동료들, 그들과 함께 삐딱하지만 살아가는 재미도 가끔은 느끼는 탄 빵의 삐딱하고 한숨 나오고 불쌍하기도 한 생활. 사람도, 자기 운명과 신세와 삶을, 아마 탄 빵과 그리 다르지 않게 짊어진 듯한, 아리까리한 메타포를 던진다.

과연 코게빵이란 무엇인가?



본래 모습은 이래야 맞다. ^^

의욕제로에다 걸핏하면 시비 걸고 자격지심 만땅에, 어떻게든 팔려가는 빵이 되고 싶어 밀가루칠도 해보고 탄 얼굴에 딸기잼도 발라보고 하지만, 탄 빵은 탄 빵. 피부를 긁어내고 싶어했던 사강의 여주인공처럼 제 몸의 탄 부분을 긁어내지만 말랑말랑해지기는커녕 버석버석한 가루만 떨어질 뿐. 새들조차 물었다가 뱉어 버린다. 아무도 사가지 않는 빵은 구석에 앉아 '빵의 행복'이라는 책을 읽는다. 돌아 앉아 어차피 어차피 하면서도 잘 구워진 빵들에게 더 예쁘게 웃으라고, 그래야 잘 팔린다고 훈계도 잊지 않는, 살아있는 빵이 코게빵이었다. 하핫.

읽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쩌다 말이야, 어쩌다가... 이렇게 재수없게 탄 빵이 될 수도 있어. 그래도 친구도 있고 술(여기서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우유가 술이다. ^^)도 있고, 봄도 다시 돌아오고 그러잖아? 이렇게 살 수도 있는 거야. 그래도 재미있겠지? 탄 빵이 되는 건 싫지만 말이야.

아이들은 어찌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뭐, 미래는 예측불허라고 그랬다. 한숨 나오는 신세도 가끔 떠올려 보는 거, 어른이 되어서만 해야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바, 하하.

코게빵이 어쩌다가 탔냐구요?
그건 스스로 알아보도록 하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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