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스 키스 1
요시다 아키미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7월의 장마 중 어느 개인 날에 후지이 선배는 오가사와라로 떠나갔다.
후지이 선배의 마음에도
언니의--
미키언니의--
사기사와 선배의--
그리고 나와 오가타의 마음에도
태풍이 불었다.

여섯 개의 volume으로 이루어진 여섯 개의, 여섯 사람의 사랑이야기.
두 가지 사람의 세 가지 사랑이야기,
boy meets girl, boy meets boy, girl meets girl...
한 가지만이 아니라서 더 넓어지는 세계...
(변태는 세계가 넓어진다.)

구성이 멋진, 짧지만 짧지 않은 이야기, 러버스 키스. 아들을 남자로 생각하는 어머니라는 쇼킹한 소재를 가지고 태풍처럼 지나가는 한 여름을 잡아냈다. 장편의 역량을 지닌 작가의 작품이라선지 짧아도 굉장히 진지한 호흡을 느낄 수 있다. 여섯 사람의 시선을 고루 잡아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것. 단 두 권 속의 이야기는 여섯 권 이상의 값을 한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사랑이 있고 그 중에는 분명 동성 간의 것도 들어 있다. 남자에게든 여자에게든 반한 순간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고, 다만 그걸 사랑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만이 힘든 세상인 것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동성애의 문제가 인권 문제에 다가가 있는 것일 거다. 동성애를 이해하면 세상이 넓어진다는 작가의 메시지에 공감한다.

비록 고1, 고3의 이야기지만 이 작품은 비단 학원 만화로서만 이해되기에는 파장이 크다. 이들의 마음이 성숙되어 있기 때문이다. 몸은 성숙해 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시기의 얘기만으로 볼 수는 없다는 말. 게다가 한 동네서 그 나이에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 같기도 하고. 왜 그렇게 다 커서야 사랑다운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인지. 나만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내가 추억의 창고에 넣어 두고 잊어 버리고 있는 것일까? 그림체는 완벽한 성숙미를 보이고 배경의 간섭없이 그려진 인물과 그에 연결된 대사가 압권인 작품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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