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우리는!! 1 - 애장판
히로유키 니시모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래부터 날라리는 아닌 미츠하시 다카시와 이토 신지.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샌님같던 머리를, 하나는 금발로 또 하나는 삐죽머리로 바꾸고는 '오늘부터 우리는 날라리!!'가 됩니다. 그들은 사립난파고교의 같은 반으로 같은 날 전학을 와서 같은 시간에 자기 자리를 찾아 들어가게 되지요.

너무 티나는 그들의 머리. 결국 학교 깡패들의 눈에 확 띄게 되고 그들의 싸움은 시작됩니다. 꼭 이겨야 하는 싸움이라면 무슨 짓을 해서든 이겨내는 미츠하시. 의리 빼면 시체인 삐죽머리 이토. 절대 불량아는 아닌 미츠하시와 이토는 어찌어찌해서 난파고교의 투톱이 되고 연이어 밀려드는 타학교의 도전자들을 어이없이 패주하게 만들지요.

비록 제가 어찌어찌해서..라는 말로 얼버무리기는 했지만 이 둘의 싸움이란 게 보통 우스운 게 아닙니다. 소프트한 학원경파물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만화이기도 하지만 이 만화는 그야말로 개그만화입니다. 이 개그에 대해서는 다음 번에 버전업을 시키도록 하고 여기서는 일단 여러분이 입맛만 다시게 하려고 합니다. 꼭 읽어봐야 하는 만화니까요. ^ㅠ^

사실 어찌하여 애들이 이렇게 싸움을 해야 하는지, 이렇게 싸우면서 자라야만 하는지 백프로 이해는 못했지마는, 누구 말마따나 읽으면서 천백프로로 재밌었던 건 사실입니다.그런 재미를 지금까지 잊지 않을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여기에도 짜르르 전류를 통하게 한 명장면들이 있어서겠지요?

길고 긴 이 이야기(전 38권)를 어떻게 써볼까 고민하다가 한번도 풀어나가 본 적 없는 명장면 명대사 형식으로 한번 얘기해 볼까나 하는 생각으로 명장면을 떠올리려고 머리 속 만화 장면들을 어렵게 어렵게 헤집어 보니..떠오르는 건 이 장면이 맨 먼저였습니다. 덕분에 다시금 부르르... ^^

사가라의 함정에 다소곳이(?) 찾아들어가 형편없이 당한 미츠하시가 자기 손거죽을 벋겨내 겨우 수갑에서 빠져나와 인질이 되어 묶여있는 리코를 감쌉니다. 그러곤 말하지요.

    …한심…해서…. 이 내가…. 이정도…로….
    이제…. 조금…만… 올 거야….

사가라는 비아냥댑니다. 지금 미츠하시가 기다리는 건 바로 이토. 그러나 이토는 사가라의 차에 치여 정신이 나간 상태라는 걸 사가라는 알고 있었거든요. 사가라는 미츠하시와 이토를 질투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깡패지만 그들과 자신에게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거든요. 미츠하시에게 이토가 없다면 어떻게 되나 보고 싶었던 사가라는 이토가 현재 미츠하시를 도우러 올 수 없는 상태라는 걸 알고 비웃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 창고 바깥에서는 사가라의 차에 치여 팔이 부러진 채(구두 한 짝도 날아가 버리고...) 이토가 미츠하시에게 가려고 합니다. 교코는 말릴 수 밖에요. 이토는 교코에게 말합니다.

    지금 나를 구하려 오지 않는다는 건…
    나를… 기다리는 거야.
    여기서 안가는 놈은, 이토가… 아니야.

비틀비틀 헉헉 이토는 미츠하시가 사가라에게 당하고 있는 창고로 갑니다. 같이 가겠다고 가다가 같이 당한 나카노는 그 때 길 옆 수풀 속을 뒹굴고 있었지요.

    헉헉 제길!
    미친 놈. 다짜고짜 차로 밀어 버려?
    제길! 다리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간다.

풀이라도 잡고 기어올라 가려다 뒤로 나동그라지는 나카노.

    으윽. 뭘 하는 거야, 내가…. 꼴같잖게….  그 놈들은…? 그러고 얼마나 지난 거지?
    딱히 친구도 아니면서. 그래. 먼저 병원에 갔을지도 몰라….
    흔한 일이니까.

벌렁 누워 버렸지만 다시 일어나 기어오릅니다. 왜냐구요?

    그럴 놈들이 아니야.

여서요.

사가라를 눕힌 이토와 미츠하시 그리고 리코는 창고를 나옵니다.
그 모습을 나카노는 봤지요.

    !!
    훗…. 얼굴은 가관이지만 해치웠나?
    후후후…. 왜 웃는 거야, 내가…. 왜 나는…. 이런…
    그때… 교토에서… 적이었는데. 그 자식, 동정을….
    그래, 후후후. 네가 꼴사납게 당할 때 구해 줄 테다. 그래.

    응? 뭘하는 거야, 너희들?

이런 이런 금방 쓰러질 듯한 미츠하시와 이토가 나카노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습니다.

    야-. 음침보이. 와카노-. 어딨어, 임마.

그걸 보고있던 나카노, 속으로

    바보야, 내버려 둬! 네 얼굴 좀 봐라, 얼른 가!

리코도, 나카노는 먼저 갔을지도 모르니 어서 가자고 하지만 미츠하시와 이토는 여전히 나카노를 찾습니다.

    그 녀석은, 그럴 놈이 아니야. 나카노-. 죽었냐-?

여기라고 손을 들면서 나카노, 또 속으로 중얼거립니다.(역시 음침보이)

    사실은…. 너희들과…, 놀아보고 싶었어.

바로 38권, 아쉽기 그지없는, 그러나 이 정도면!! 됐다 싶은 끝권에 나오는 그 장면입니다. 니시모리 히로유키가 그리는 날라리들의 세계에 있는 것, 그리고 실제 날라리들에게도 있었으면 하는 것이 글자로 된 메시지가 아닌 정황의 감동으로 한꺼번에 밀물처럼 닥치는 장면. 사가라나 사토시도 나카노처럼 그들과 놀아보고 싶었을지도.... 이마이나 다니가와가 그들 주위에 있었던 이유가 그 때문이었는지도...;; --a  바뜨, ^^

뭐하려고 그리도 쌈박질인지, 왜 이렇게 싸우는 것만 나오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인 수많은 만화들. 그저 재미만 있으면 되지 하다가도, 절대 뭔가 배우려고 하면 안된다 하다가도 이렇게 뭔가 배운 것같은 느낌을 주는 만화들! 우리 <니나 잘해!>의 끝도 이러하기를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