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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일상다반사
방선기 지음 / 포이에마 / 2009년 1월
평점 :
많은 크리스천 청년들이 혼인 배우자를 위해 기도한다. 자신이 이상향으로 삼고 있는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서다. 그를 위해 외모와 학벌, 능력과 가정 배경까지 몇 가지 틀을 정해 놓고 기도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게 정해 놓은 틀 속에서 배우자를 만나는 게 과연 쉬운 일일까?
이 땅에는 자신이 원하는 보석과 같은 배우자를 만나는 사람은 흔치 않다. 하나님께서는 보석과 같은 배우자를 만나게 하는 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 원석과 같은 배우자를 만나 아름다운 보석으로 서로 가꾸어 가게 하신다. 그 비결을 안다면 이 세상의 외적인 기준틀을 잣대 삼아 혼인하려는 풍토를 굳이 따를 필요는 없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교회와 세상을 구분하기도 한다. 교회의 일들은 거룩하고 영적인 일이지만 세상의 일들은 모두 속되고 육적인 일이라 단정하는 경우다. 마찬가지로 교회의 헌금은 깨끗한 돈이지만 세상의 돈들은 추한 것으로 생각한다. 위태해진 나라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여 바로 잡으려는 일도 추한 일이라 생각하며 오직 기도만을 고집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교회는 세상 한 복판에 존재한다. 예수님도 세상을 사랑했고 세상 한 복판에 오셨다. 세상의 일 역시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 지에 따라 성과 속이 갈라진다. 아무리 교회 안에서 행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야망에 사로 잡혀 있다면 그것은 세상의 일이다. 교회를 세습화 하고, 개인의 사당(私黨)으로 삼는 경우도 그렇다. 성스럽다는 교회의 헌금을 부동산 투기로 쓰고 있다면 그 무엇보다도 악하고 가증스런 일이다.
크리스천으로서 믿지 않는 집안에 혼인하여 그 집안에 들어간 여자들이 많다. 그럴 경우 명절 때와 제삿날에 음식을 장만해야 하고, 그 제사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은 그 일에 참여하는 것을 우상숭배로 여긴 채 죄악시하며 참여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하지만 주님을 대하듯 하는 마음으로 그 일에 참여한다면 그것이 어찌 죄 악이 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무턱대고 우상숭배로 여긴 채 그 집안과 불협화음을 내려는 크리스천들보다는 훨씬 성스럽고 거룩한 일이다. 하나님의 도를 따른다는 것은 그 집안과 담을 쌓고 지내는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짊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설령 그 일이 주일이 되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그 집안의 구원과 화목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참여하는 게 바람직한 일이다.
방선기의 〈그리스도인의 일상다반사〉는 이 세대의 크리스천으로서 요람에서 무덤에 이르기까지 자기 자신과 가정과 사회의 모든 일상들을 바른 신앙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신학적인 교리에 얽매인 체 생활 속에서 병적인 괴리를 겪고 있는 신앙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야 할지, 바르게 깨닫게 하는 생활신학의 골든 브리지이다.
“나는 이 책에서 기독교 신앙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되, 대부분의 기독교 서적에서 말하는 구원의 확신이나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의 중요성, 예배와 교회생활, 전도와 선교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경건활동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일생에서 생활하면서 나타나는 모든 영역에서 기독교 신앙은 발현된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신앙은 바로 일상생활의 신앙이다.”(프롤로그)
오늘날 한국교회의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신앙과 삶의 괴리 현상이다. 교회 안에서는 거룩하고 성스럽게 생활하는 것 같은데도 교회 밖에 생활 속에서는 세상 사람들과 전혀 다를 바 없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세상 사람들보다 더 악하고 더 거짓되고 더 권력을 탐하듯, 자신의 야망에 사로잡혀 사는 크리스천들도 많이 있다.
아무쪼록 신앙과 삶의 괴리 현상을 극복하도록 해 주는 이 책을 통해, 이 세상의 크리스천들이 예배 중심의 종교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생활 속 모든 영역에서 바른 크리스천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깨달았으면 한다. 그 때에만 이 세상 속에 오셔서, 이 세상을 사랑하고, 이 세상을 변화시켜 나아갔던 예수님의 발자취를 신실하게 뒤좇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