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벽에 창세기를 묵상하면서 이삭이 리브가를 만나는 장면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늙은 종에게 고향 땅에 가서 이삭의 배필을 택하도록 청했습니다. 주인의 영향을 받은 그는 메소보타미아의 우물가 근처에서 기도했습니다. 그로 인해 자신의 것만 채우기에 급급한 여인이 아니라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리브가를 만났고, 하룻밤 유숙한 이후 리브가 일행은 곧장 이삭을 만나기 위해 떠납니다.


그때 이삭은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처해 있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시는 하나님께 기도하고(창24:61-63) 있었습니다. 이삭이 묵상한 장소를 성경은 ‘브엘라해로이’라 밝히고 있습니다. ‘나를 감찰하시는 전능자의 우물’,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의 장소’란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머니를 잃은 이삭의 마음만 헤아리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겪고 있는 형편과 마음까지도 모두 살피시는 아바 아버지이십니다.

본문 24절은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120명의 제자들이 가롯 유다를 대신할 사도 한 사람을 보선하기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향해 “뭇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헬라어 원문에 따라 충실하게 번역하면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이, 하나님, 당신이시여”’입니다. 하나님은 특정인의 마음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마음까지 아시는 분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하나님께서 창조주라고 고백하면서도 자신의 마음까지 다 알고 계시는 분임을 믿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집을 지은 자보다 그 집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듯이, 자동차를 만든 사람보다 그 자동차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이 없듯이,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만드셨기에 누구보다도 인간을 잘 알고 계신 분입니다.

“주님께서 나를 샅샅이 살펴보셨으니 나를 환히 알고 계십니다. 내가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다 아십니다. 멀리서도 내 생각을 다 알고 계십니다. 내가 길을 가거나 누워 있거나, 주님께서는 다 살피고 계시니, 내 모든 행실을 다 알고 계십니다. 내가 혀를 놀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주님께서는 내가 하려는 말을 다 알고 계십니다.”(시139:1-4)


오늘은 한 해 동안 나를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는 ‘감사주일’입니다. 인간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다른 누구보다도 나의 형편과 마음을 잘 아시기에, 우리에게 일어난 좋은 일과 힘든 일도, 심지어 다윗의 고백처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거쳐 온 그 모든 일들도, 우리 각자에게 필요함을 아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들이기에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와 같은 성숙한 감사의 고백 위에 하나님께서는 더 아름답고 선한 길로 우리를 친히 인도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누구보다도 나의 형편과 마음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계시는 ‘브엘라해로이'의 전능하신 아버지께서 우리의 앞길에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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