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하나로 시작하는 일러스트 연습장] 서평단 알림
연필 하나로 시작하는 스케치 연습장 - 연필 하나로 펼쳐지는 멋진 세계!
유모토 사치코 지음, 류현정 옮김 / 한빛미디어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살아가면서 느낀 부분을 글로 옮기는 것은 그래도 쉬운 부분이다. 틀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고, 받침이 몇 개 빠진다 해도 누가 탓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글 흐름이 그저 좋으면 되고,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면 된다.

그렇지만 그림은 그렇지 않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 주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어렸을 때는 학교 수업 때문에라도 어설프게나마 그렸던 것 같다. 스케치도 그렇고 인물화나 정물화도 그런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는 그림과 담을 쌓고 지냈으니 스케치조차도 쉬운 게 아니다. 

유모토 사치코의 〈스케치 연습장〉은 나름대로 내게 희망을 안겨준 책이다. 연필 하나로 낙서하듯 스케치할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주었기 때문이다. 연필로 선과 원, 물체와 반사, 원근과 구도 등 다양한 모습의 스케치를 따라 할 수 있도록 기회도 직접 부여했다.

“아름다운 경치를 스케치하기 위해 의기양양하게 스케치북을 들었더라도 대상이 발산하는 색, 형태, 질감 등 여러 정보에 취해버려 자신감을 잃고 포기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정보를 자기 나름대로 정리해 깔끔하게 생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많은 정보는 반드시 스케치를 하기 위한 힌트로 바뀔 것입니다.”(머리말)

모름지기 글도 자꾸자꾸 쓰면 실력이 나아지듯 그림도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글을 쓰는 데에도 방법과 모양새를 알면 좀 더 일찍 글쓰는 방법을 터득하듯이, 스케치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만 따라 하면 더욱 빨리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글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듯 나름대로 밝혀 놓은 노하우를 따라하는 게 최상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모방이 제 2의 창조라는 말은 결코 괜히 나온 게 아니지 않던가.

이 책을 통해 값지게 배운 것은 그것이다. 처음부터 꼼꼼하게 스케치하려는 자세를 버리라는 것. 처음엔 그저 원근과 상하좌우의 구도를 파악할 것. 그 다음에 앞의 풍경이 원형인지, 사각인지, 아니면 삼각인지를 살펴서 두루뭉실하게 그릴 것. 그리고 나서 조금 더 깊이 파고들어 세밀하게 스케치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이 책은 사람과 짐승이 상하좌우를 바라보는 모습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또 앞을 향해 걸어 올 때와 뒷모습으로 지나갈 때가 어떻게 다른 지도 알려 주었다. 그런 것들을 감상만 하지 않고, 실제적으로 따라할 수 있도록 해 놓았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연필 하나면 있으면 그야말로 스케치가 절로 될 수 있게 해 놓았다.

그렇지만 뭐든 한 술에 배 부르는 일은 없듯이, 이 책을 가까이 두고 걸음마 하듯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스케치를 배워나가보면 장족의 발전이 있지 않을까 싶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듯이, 나에게도 분명 그런 날이 올 것이라 기대가 된다.

*서평단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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