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뮤지컬 - 전율의 기억, 명작 뮤지컬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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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27, 저녁 8시에 신도림에 있는 디큐브아트센터에 다녀왔다. 친구 목사가 선물한 뮤지컬 시카고를 관람키 위함이었다. 그때 뮤지컬은 처음 접했다.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 재즈 열기와 살인자들이 만연한 쿡 카운티교도소를 중심 무대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었다. 보드빌 배우였던 벨마 켈리(최정원)’가 남편과 여동생을 죽이고 그곳에 복역하는 동안 간수인 마마 모튼(김경선)’의 도움으로 모든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정부를 살해한 죄로 수감한 코러스 가수 록시 하트(윤공주)’가 그녀의 유명세를 단번에 갈아치웠다.

 

물론 록시 하트가 스타로 급부상한 건 변호사 빌리 플린(남경주)’의 활약상이 컸다. 그의 임기응변과 화려한 언변술 덕에 재판장은 물론 모든 언론까지도 그녀를 동정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들의 유명세 다툼은 또 다른 법정에서 벌어진 총기 사고로 인해 순식간에 묻혀 버리고 만다. 결국 껍데기만 남은 두 사람은 ‘All That Jazz(올댓재즈)’에 맞춰 매혹적인 댄스를 추며 서로를 위로하며 그 막을 내린다.

 

위의 내용은 2012928뉴스앤조이의 서론 격으로 쓴 것이다. 왜 그때 쓴 글을 소환하는 걸까? 이서희 씨가 쓴 방구석 뮤지컬이란 책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시절의 감동과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 주는 것 같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최정원의 당당함은 변함이 없고, 남경주는 더욱 멋진 중년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이게 나의 가는 길이요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속 주인공인 알돈자가 생을 마감하기 전에 산초에게 하는 독백과 같은 이야기다. ‘맨 오브 라만차를 관람한 적은 없지만 어떤 모습일지 이 책을 보면서 충분히 상상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돈키호테를 미치광이 취급하지만 그는 정의와 진리를 위해 제 한 몸 바친 인물이니 말이다. 그러니 실제 뮤지컬에서 돈키호테 역을 누가 했을지 너무나도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듯 이서희 씨가 쓴 방구석 뮤지컬에는 이전에 책이나 영화를 통해 봤음직한 작품들을 많이 소개한다. 앞서 말한 시카고맨 오브 라만차를 비롯해 그 유명한 캣츠’, ‘닥터 지바고’,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렁’, ‘레 미제라블’, 그리고 저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등이 그렇다. 이 밖에도 총 30편의 작품을 5가지 주제로 각각 큐레이션하듯 설명해주고 대사까지 넣고 있어서 정말로 방구석 안에서 실제 뮤지컬을 감상하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에 느낀 아쉬움이 있었다. 서두에서 말한 시카고같은 작품도 이런 책을 먼저 읽고 관람했더라면 이해도나 몰입도가 훨씬 높았을 것이란 점이다. 그만큼 유명한 뮤지컬이 앞으로도 나온다면 먼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관람하면 더욱 풍성한 관람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드는 바이다. 물론 이 책은 그런 아쉬움을 달래기에도 충분할 것이다.

이게 나의 가는 길이요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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