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 개정2판
장 지오노 지음, 최수연 그림, 김경온 옮김 / 두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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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지오노는 1910년대 어느 날 프로방스의 북부 오트 프로방스 지역을 여행하다가 특별한 한 사람을 만납니다. 홀로 양을 치면서 나무를 심고 있던 엘제아르 부피에였어요. 그는 깊은 믿음으로 참나무, 너도밤나무, 자작나무를 묵묵히 심고 있었지요. 부피에는 도토리 10만 개를 심었지만, 2만 개가 싹을 틔웠고, 개중 1만 그루만 살아남아요. 라벤더만 겨우 자랄 수 있는 척박한 토양과 매서운 미스트랄 때문이지요. 장은 부피에의 헌신에 큰 감명을 받습니다.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장은 전쟁의 참상을 겪으며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성이 무너지는 광경을 보며 절망합니다. 전쟁이 끝나고 장은 다시 부피에가 사는 마을을 찾습니다. 부피에는 양 4마리만 키우며 벌꿀 100통을 치고 있었지요. 양이 나무를 훼손했기 때문이에요. 그 사이 부피에가 심은 나무들은 무성히 자라나 있었답니다.

장은 부피에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20년 가까이 다듬고 다듬어 1953년 『나무를 심은 사람』(The Man Who Planted Trees)을 발표하지요.

캐나다 영화 감독 프레데릭 백은 이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아 애니메이션 작업을 시작합니다. 5년 동안 혼자서 2만 점에 가까운 원화를 직접 그려 동명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1987년 발표합니다. 이 단편은 오스카 상의 영광을 안았지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헌신했던 부피에의 삶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겸손한 인간의 모습이자, 신이 내린 일꾼의 모습이기도 해요.

언젠가 기회 되면 장의 고향 마노스크에 들러보고 싶고, 부피에가 가꾼 숲도 살펴보고 싶어요. 프로방스 라벤더 제철이 6월 중순부터 7월말이라고 하니 이 시기에 맞춰서 말이에요.

이번 개정판은 프레데렉 백 감독이 그린 원화 대신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최수연님의 그림이 실렸군요. 산뜻한 그림들은 새로운 느낌을 안겨줍니다. 고전은 매번 다시 해석되면서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에요.

나는 이 책을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아들과 함께 읽었습니다. 그리고 감상평을 나누며 헌신과 신념을 지키는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배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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