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특이점이 온다 - 제4차 산업혁명, 경제의 모든 것이 바뀐다
케일럼 체이스 지음, 신동숙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특이점(singularity)’은 본래 함수 값이 무한이 되는 변수 값을 의미하는 수학 및 물리학 용어다. 대표적인 예로 물질의 밀도가 무한히 높아지는 블랙홀의 중심을 들 수 있다. 특이점에 도달하면 기존의 규칙이 깨지기 때문에 다음을 예측하기가 평소보다 더 어려워진다.

저자는 특이점으로 두 가지를 든다. 대규모 실업 같은 경제적 특이점과 초지능의 실현 같은 기술적 특이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경제의 특이점이 기술의 특이점에 앞서 나타날 것이다. 가령 인공일반지능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경제의 특이점은 20~30년 뒤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도 경제의 특이점’(The Economic Singularity)으로 잡았다.

이 책은 IT혁명 (자동화, 인공지능, 딥 러닝,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로봇, 3D , 퀀텀 컴퓨팅,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과 관련된 미래 전망서와 논문·보고서들을 정리한 다음, 저자의 의견을 덧붙인 것이다. 목차를 보면 자동화의 역사’ ‘이번에는 다를까?’ ‘타임라인’ ‘해결해야 할 문제’ ‘시나리오’ ‘요점과 권고사항등 모두 6개 장으로 돼 있다.

 

 

가령 인공지능을 보자. 저자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오늘날 가장 강력한 기술이자 향후 엄청난 영향력으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주도해나갈 것이다.

천재 신경과학자 데미스 하사비스가 2011년 설립한 스타트업 딥마인드는 201312월 인공지능 시스템이 비지도 학습이라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서 고전적인 비디오게임을 하는 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구글은 20141월 곧바로 4억 달러에 딥마인드를 인수했다. 20163월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이세돌 바둑 챔피언과의 대국에서 41로 승리했다.

구글은 201510랭크브레인이라는 기계 학습 기술을 검색 서비스에 도입했다. 언어를 벡터라고 불리는 수학적 개념으로 전환시켜 분석하는 이 기술은 특히 이전에 접해본 적이 없는 단어나 어구로 이루어진 검색의 15퍼센트에 적용된다.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진정한 경쟁자는 아마존이다. 현재 미국에서 온라인 쇼핑을 위한 검색은 아마존이 무려 38퍼센트를 차지한다. 구글의 경우 11퍼센트에 불과하다. 향후 인공 지능과 기계 학습을 둘러 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과연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대신하게 될까? 저자는 현재 인간이 보수를 받으면서 하는 일에 필요한 기술들을 앞으로 20~40년 사이에 기계가 모두 습득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하지만 기계가 초래하는 경제의 특이점이 반드시 모든 사람이 실업자로 전락하는 것은 아니다. 다수 집단이 더 이상 일자리를 구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다른 유형의 경제가 필요할 것이다.

 

 저자 케일럼 체이스(Calum Chace)

 

저자는 3타임라인에서 교통, 제조업, 소매업, 농업, 건설업, 기술, 공공설비, 금융업, 콜센터, 대중매체와 예술, 경영직, 전문직, 의료계, 교육 그리고 정부 등 15개 분야에 걸쳐 2021~2041년의 미래 모습을 10년 단위로 그려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직면하게 될 도전적인 문제들도 있다. 저자에 따르면 경기 위축, 소득과 재산의 분배, 삶의 의미와 행복, 재화의 배분 그리고 결속 등 5가지다. 특히 저자는 마틴 포드와 달리 보편적 기본소득의 도입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경제는 아직 부족함이 많으므로 본격적 시행을 위한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 부족한 경제 체제에는 규제 하에 움직이는 시장이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그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시행을 위한 부유함의 척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실험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일까.

저자는 30년에 걸친 IT 마케팅과 경영 컨설팅의 경험을 살려 자동화의 역사에서부터 제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주요 키워드를 정리하는 한편, 앞으로 요구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위험과 기회를 분석했다. 저자의 탁월한 통찰과 식견은 타임라인으로 보는 미래 시나리오편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기계와 인간의 과거, 현재와 미래 그리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견해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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