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 일상의 오류가 보이기 시작하는 과학적 사고 습관
데이비드 헬펀드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과학자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바로 합리적 사고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중세에 신에 대한, 르네상스 시대에 창조성에 대한, 계몽주의 시대에 이성에 대한, 그리고 오늘날 기술에 대한 맹목적 믿음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과학의 얼굴을 한 사이비과학을 가려내고, 감성에 기댄 정치인들의 선동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가짜가 뒤섞인 정보의 홍수에서 오류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합리적 습관은 우리가 정치, 사회, 건강, 교육 등 여러 사안에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다. 과학이란 진리를 찾는 활동이라기보다 자연의 반증가능한 모형을 찾기 위한 체계라는 것이다. 이때 반증가능은 과학철학자 칼 포퍼가 말한 바와 일맥상통한다.

 

미국 컬럼비아대는 1937년 이래 신입생들에게 코어 커리큘럼이라는 필수 교양을 가르친다. 과학과 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면서도, 불과 몇 년 전까지 이 과정에는 문학, 정치학, 음악, 예술 등 인문적 기반의 수업만 있었지 과학과 수학은 없었다. 당시 천문학과장이었던 저자는 과학 역시 필수 수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2004년 최초로 교양 과학 과정이 개설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이 했던 강의 내용을 토대로 했다.

 

이 책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과학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 과학이 줄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 현대 세계를 속속들이 파헤치는 데 필요한 과학적 사고 습관을 기르도록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다.

 

숲속의 요정이나 바람의 여신은 인간의 상상력을 위해서는 좋지만, 과학적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제 위기와 불황,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온난화와 기후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고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는 과학적 사고습관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학적 속성들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 과학은 통한다.

2. 과학은 허튼소리를 뿌리 뽑는 데 대단히 효과적이다.

3. 과학은 반권위적이다.

4. 과학은 확실성을 내놓기 위해 애쓴다.

5. 과학적 과정은 어수선하다.

6. 모든 데이터가 평등하지는 않다.

7. 과학은 초자연을 설명할 수 있다.

8. 과학은 경이와 외경을 불러일으킨다.

9. 과학은 반직관적이다.

10. 과학은 우리를 개화시킨다.

 

저자 데이비드 헬펀드(David J. Helfand) 교수

 

책은 열 가지 속성을 중심으로 저자가 겪은 일화를 소개한 다음, 일상적인 것부터 특이한 것까지 과학적 사고습관이 적용된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과학적 습관 중 하나는 봉투 뒷면’ (또는 냅킨) 계산법이다. 이 계산법은 봉투 뒷면이나 냅킨에 적을 수 있을 정도의 고작 몇 단계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과학자들은 종종 이런 과정을 통해 일련의 관찰에 착수할 가능성을 짚어보고, 실험을 설계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가능성을 평가한다.

 

가령 뉴욕에 피아노 조율사는 몇 명일까?’와 같은 문제를 보자. 이 문제는 구글 입사 시험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최소한의 정보만으로도 추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페르미 문제라고 한다. (해법은 아래 카드 뉴스 참조)

 

처음에는 해법이 감조차 잡히지 않아도 우선 아는 정보들을 토대로 논리적인 추론을 해나가면 얼추 계산해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숫자를 맞추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지, 큰지, 먼지, 무거운지, 비싼지 등을 재빨리 짐작해내는 것이다.

 

한편 저자는 편견을 없애는 것도 과학적 사고습관을 키우는 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라는 질문을 던지고, 어린이와 같은 호기심을 잃지 않는다면 과학적 사고습관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이다. 부록에는 과학적 사고를 위한 연습 문제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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