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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델, 에셔, 바흐 - 영원한 황금 노끈, 개역판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지음, 박여성.안병서 옮김 / 까치 / 2017년 7월
평점 :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교수는 인지과학 및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비상한 통찰력을 보였다. 그의 할아버지는 196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과학도였다. 그는 음악에도 재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어 외 7개 국어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두고 르네상스적 천재성을 지녔다고 격찬한다.
그는 1979년 《괴델, 에셔, 바흐 : 영원한 황금 노끈》을 펴내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출간된 지 4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과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저 중 하나다.
호프스태터 교수는 수학자 쿠르트 괴델, 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 작곡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의 작업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찾아냈다. 그 공통점이란 ‘이상한 고리’로 불리는 ‘영원한 황금 노끈’이었다.
가령 바흐의 음악 ‘카논’을 보자. 카논이란 일종의 돌림노래로서 같은 멜로디를 다른 성부가 시차를 두고 부르는 음악이다. 이 카논은 진행 중에 조바꿈이 일어나며 이를 반복하다보면 다시 처음 시작했던 조로 돌아가게 된다. 여기서 ‘이상한 고리’란 부분적으로는 한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를 이은 결과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에셔의 〈폭포〉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괴델은 ‘불완전성 정리’로 잘 알려져 있다. ‘한 체계 내에는 참이지만 증명 불가능한 명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가령 두 명제 ‘크레타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다’와 ‘이 명제는 거짓이다’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호프스태터 교수의 ‘이상한 고리’는 어디에 응용될 수 있을까? 바로 인공지능이다. 그는 겨우 PC가 보급되던 무렵 컴퓨터가 지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예언은 당시 침체에 빠져 있던 AI 연구에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했다.
초판을 우리말로 펴낸 까치에서 ‘GEB 20주년 기념판 서문’이 수록된 개정판을 새로 번역했다. 안병서 번역가가 참여, 초판 번역을 맡았던 박여성 교수와 공동으로 작업했다. 상하권을 합본으로 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