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의 영혼 - 경이로운 의식의 세계로 떠나는 희한한 탐험
사이 몽고메리 지음, 최로미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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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이 몽고메리는 돌고래, 유인원, 돼지 등 동물과 인간의 교감에 대해 탐구해 온 논픽션 작가다. “문어로 존재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 아니, "문어에게도 영혼이 있을까?" 이는 마치 미국 철학자 토머스 네이글이 1970년대 던진 유명한 질문처럼 형이상학적인 물음이 아닐 수 없다. 그녀는 이에 대한 답을 끈기있게 추적했다.

 

저자는 뉴잉글랜드 아쿠아리움에서 아테나에서 시작하여 2년 넘는 시간 동안 옥타비아, 칼리, 카르마 등 4마리의 문어를 만났다. 그리고 관찰하고 교감하며 기록했다.

 

아테나는 두 살 반 정도 되었으며 대략 18킬로그램이 나갔다. 몸길이는 약 1.5미터. 아테나는 저자와의 첫 대면에서 수십 개의 부드러운 빨판으로 그녀의 팔과 팔뚝을 탐구하듯 휘감았다.

 

사실 문어는 거대 괴물의 상징이었다. 거대 문어와 그 친척인 거대 오징어에 대한 공포는 13세기 아이슬란드 전설에서부터 20세기 미국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영감을 제공해왔다. 저자는 문어가 괴물이라고 항변하는 친구에게 말한다. “괴물이라고? 전혀 그렇지 않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문어에 대해 잘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접하게 된다. 가령 문어에서 머리라고 생각되는 부위는 인간의 배에 해당된다. 심장은 세 개, 피는 푸른빛이다. 문어의 입은 겨드랑이에 있다. 수명은 4. 암컷은 알을 낳고 활동을 뜸하게 하다가 알이 부화하면 죽는다. 수컷은 교미 후 바로 죽는다.

 

저자 사이 몽고메리

 

암수 구분은 어떻게 하는 걸까? 오른쪽 세 번째 팔 끝을 보면 구분할 수 있다. 팔 끝에 빨판이 온통 몰려 있으면 암컷이다. 그렇지 않으면 교접완이라 불리게 되며 수컷을 의미한다. 수컷은 평소 이를 둥글게 말아 보호하고 있어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저자에 따르면 문어와 교감하려면 같은 문화의 성인까리 얘기할 때보다 마음이 더 열려 있고 직관력도 높아야 한다. 특히 문어의 생각을 읽기 어렵다. 왜냐하면 표현이 너무풍부하기 때문이다.

 

문어는 빨판을 저자의 손가락이나 살갗에 직접 접촉시켜 교감할 줄 알았다. 싫어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세찬 물살을 내뿜기도 했다. 어떤 문어는 먹이를 주지 않을 때 심통을 부리기도 했다. 기억력도 비상했다.

 

저자는 문어들 덕분에 생각하고 느끼고 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렇듯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문어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문어의 영혼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생태학적 보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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