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공부 - 건강한 삶을 위한
엄융의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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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의사 엄융의 박사가 일반 독자를 위해 알기 쉬운 건강 책을 펴냈다. 엄 박사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생리학교실에서 평생을 기초의학 연구에 몰두했다. 은퇴한 뒤 중국 시안자오퉁-리버풀대 초빙교수, 원광대와 옥스퍼드대 객원연구원을 맡고 있다.

그는 책을 쓰면서 의학적·생물학적인 지식들을 자세하게 설명하기보다 독자들 스스로 몸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전문 용어 대신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화나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곁들여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생리학 전문가답게 우리 몸이 작동하는 원리에서 질병이 생기는 기전과 함께 건강하게 사는 법을 소개했다.

구성은 10장으로 되었다. 1장에서 군인과 청소부 역할을 하는 면연계를 다루고, 2장에서 피부, 골격, 근육 등 우리 몸의 뼈대를 설명한다. 이어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심장(3), 숨쉬고 사는 것에 관한 호흡(4)을 이야기한다.

외부의 자극을 감지하는 감각계(5)와 우리 몸의 공업단지 소화(6) 그리고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신장(7)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파트는 수정에서 출산까지 생식계(8), 나를 제어하는 내분비계(9) 그리고 정보의 통합중추 신경계(10)로 장식한다.

 

저자 엄융의 박사

 

예비 의료인들이 대학에서 배우는 생리학 분야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분량은 햇살 좋은 날 카페나 거실 창가에 앉아 커피 한 잔 놓고 읽기에 좋을 정도다.

 

심장이 뛰는 속도는 수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심장박동이 빠른 동물은 수명이 짧고 느린 동물은 수명이 깁니다. 그래서 격심한 운동을 많이 하는 운동선수들은 일반인에 비해 수명이 짧다고 하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의사들 역시 평균수명보다 짧게 살고요.

그렇다면 수명이 긴 직업은 무엇일까요? 바로 우체부입니다. 우체부는 격하지 않은 운동인 걷기를 꾸준히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중략) 우체부 다음으로 수명이 긴 직업은 운동량이 적은 성직자라고 합니다. 어쩌면 정해진 심장박동수를 오랫동안 조화롭게 유지하는 것이 건강 관리의 핵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74쪽

“요즘 근시나 원시를 교정하기 위해 라식수술을 많이 하죠. 보통은 라식수술 후에도 시력 회복이나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함부로 라식수술을 하면 안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프로골퍼처럼 거리감, 입체감 등을 예민하게 인지해야만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미세한 부위를 수술하는 안과 의사들은 라식수술을 받지 않고 안경을 씁니다.” - 122쪽

 

읽고 나면 어렵기만 했던 내 몸에 관한 것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특히 주제와 관련된 철학, 문학, 역사 등 다양한 인문학적 교양거리가 풍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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