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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 - 중력파를 찾는 LIGO와 인류의 아름다운 도전과 열정의 기록
오정근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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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은 1915년 ‘상대성이론’에서 중력파의 존재를 예측했다. 하지만 100년이 넘도록 실제 측정으로 증명되지 못해왔다. 먼 우주공간으로부터 지구에 도달한 중력파는 미약해 탐지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중력파는 우주공간에서 강력한 폭발이나 충돌이 일어났을 때 흔들림이 파도처럼 퍼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중력파는 시공간을 흔들고 휘어지게 만든다.

지난 달 11일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 라이고) 공동연구진은 중력파를 검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LIGO 연구진은 중력파의 존재를 밝혀내기 위해 1997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미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을 주축으로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한국 등 15개국 연구진 1006명이 참여한 프로젝트 팀이다.
이번에 LIGO 연구진이 검출한 중력파는 13억 년 전 태양보다 29배, 36배 강력한 두개의 거대한 블랙홀이 충돌해 새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을 지구에서 감지해낸 것이다.
빅뱅이 있은 뒤 초기 중력파가 퍼져나가면서 시공간에 뒤틀림이 생긴다. 우주는 빅뱅 이후에도 짧은 시간에 급속도로 팽창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팽창하고 있다. 이 중력파를 감지해낸다면 폭발이 어디서 일어났는지, 우주가 어떤 속도로 팽창하는지, 우주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왔는지 등을 알아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중력파는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인 셈이다.

▲라이고 검출기. 미국 워싱턴 주에 있는 핸퍼드 검출기(위)와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있는 리빙스턴 검출기(아래). 이들은 모두 4km 길이의 터널 2개를 기역자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중앙에서 발사한 레이저는 90도 각도를 가진 두 터널의 끝까지 갔다가 반사돼 다시 돌아온다. 이렇게 돌아온 2개의 레이저 빔을 합성하면 간섭 현상이 생기며 이를 이용해 두 터널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 측정, 중력파를 검출한다. 오른쪽은 핸퍼드 통제실 사진
저자 오정근 박사는 LIGO 연구진에 참여한 과학자다. 그는 지난 55년간의 중력파 검출의 역사와 함께 과학적 성공을 이루어낸 지난한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당초 연구진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100주년인 2015년 9월 14일에 중력파 검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전에 검출된 중력파가 우주먼지의 파동으로 밝혀지는 등 여러 차례 오류가 있었던 터라 검증에 검증을 거듭해왔다.
지난 달 말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우주기술 개발에 작년보다 19% 증가한 7,400억 원을 투자하고, 특히 달 탐사 사업에 3년간 1,970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독자적인 중력파 검출 프로젝트인 '톈친(天琴·천공의 거문고)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밤마다 마당이나 뒷산에 올라 육안으로 별과 성단을 관찰해 왔다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어 천문학의 최신 프런티어에서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해 오늘도 밤을 밝히고 있다.
쉽게 풀어쓴 중력파 이야기는 성인 독자에게는 색다른 교양을 안겨줄 것이요, 청소년 독자에게는 우주과학의 미래를 꿈꾸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