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제자들 밀리언셀러 클럽 140
이노우에 유메히토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 해 7월 11일 야마나시에 있는 류오대학 부속병원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원내감염이 발생했다. 1시간 만에 5명이 사망하는 등 치명적이었다. 시 당국은 즉각 병원을 격리했다. 환자, 방문객, 의료진 등 450명이 갇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종 감염병을 다룬 이야기는 많지만 《마법사의 제자들》(황금가지 2015)은 좀 특이하다. 감염병에 걸린 사람들이 회복되고 나서 뜻하지 않는 초능력을 얻게 된다. 어떻게 보면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스릴이나 SF적인 내용도 적당히 가미되어 있어 의외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두 네 사람이다. 주간지 《주간 이터니티》 나카야 교스케 기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극 공부를 하고 있는 오치아이 메구미, 류오 대학 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을 지망하는 의대생 고바타 고조, 그는 유전자 재배열로 뇌 장애를 치료하는 연구에 관심이 많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내내 ICU에서 혼수 상태로 누워 있다. 마지막으로 93세 고령의 오키쓰 시게루. 오키쓰 노인은 교스케나 메구미와 달리 의식불명의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다. 이것이 나중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주인공이 앓는 감염병 증상은 고열과 기침 같은 전형적인 독감 증상이다. 얼굴이나 몸통 부위의 피부에 발진이 있고, 증상이 나타나면 이내 사망한다. (34쪽)

 

의료팀은 발병 5일 후인 7월 15일 신종 전염병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러스성 뇌염일 가능성이 높고 단순 헤르페스뇌염과 광견병의 특징을 함께 띤 변종이지 않을까 싶다는 발표가 열흘째에 이뤄졌다. 치료법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유효한 백신이 만들어졌다. (45쪽) 그 덕택에 거의 100퍼센트였던 사망률이 20퍼센트 근처로 낮아졌다. 진단명은 용뇌염(dragonviral encephalitis), 바이러스명은 드래건바이러스로 붙여졌다.

 

교스케는 불현성 감염으로 판명났다. 몸에서 바이러스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키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가 초능력을 일으키는 주 원인이 된다.

 

세 사람은 각각 특별한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코스케는 투시 능력이 생겼다, 천리안. 어떤 사물을 간단히 미는 행위로 인해 그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메구미는 손을 쓰지 않고 물건을 움직일 수 있다. 염력.

 

오키쓰 노인은 눈도 잘 보이고 귀도 잘 들리며 부러졌던 다리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치매도 없어졌다. 93세라는 연령에는 있을 수 없는 대사를 반복하면서 몸을 계속 정화시키고 있다. 젊음이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능력이 생겼으니, 바로 유체이탈. 일명 빙의. “가끔 내가 내 자신을 빠져나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

 

바이러스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도 풀어낼 수 있구나 싶다. 이런 모티브에 근접한 소설이 하나 더 있다. 한상운 작가가 쓴 《인플루엔자》(톨 2012). 차이나플루 백신의 부작용으로 좀비 증후군이 나타난 사람들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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