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루먼, 진실한 대통령 진정한 리더십
정숭호 지음 / 인간사랑 / 2015년 10월
평점 :
나는 이 책을 통해 트루먼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처음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을 때는 뭐 이런 사람 이야기까지 읽을 필요가 있나 싶었다. 편견을 걷어내고 열린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을 때 트루먼은 내게 진짜 사나이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그가 두 번의 수석판사 임기를 마치고 공직 자리를 찾게 된 계기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어서”(66쪽)였다. 물론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도 필요했다.
1934년 트루먼은 톰 팬더캐스트의 추천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 당선되었다. 그는 상원 활동을 통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얻게 된다. 아침 7시에 출근하는 바람에 사무처는 그에게 직접 문을 따고 들어갈 수 있도록 특별 열쇠를 만들어 주었을 정도다.
트루먼은 ‘철도금융조사 소위원회’에서 일할 때에는 의회도서관을 샅샅이 뒤져 철도 경영과 철도 역사 등 50여 권의 책과 자료집을 쌓아두고 공부했다. “철도에 대해서는 상원의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였다.
나는 트루먼의 성실한 자세와 공부하는 모습 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사실 별 볼 일 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배경도 이런 자세 때문이었으리라.
그는 “조용히 듣고 배우며 흡수에만 전념하는 초선다운 겸손, 상임위에 거의 빠지지 않는 성실성, 끝까지 파헤치는 끈기와 생산적인 사고방식, 남의 의견을 들어주는 배려심이 돋보이는 성격 좋고 호감 가는 사람”(85쪽)이었다. 인간적으로도 참 매력적인 인물이었던 것이다.
한편 그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루스벨트와 미묘한 정치적 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는 루스벨트를 ‘인간적’으로 존경하지 않았지만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은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트루먼과 루스벨트는 묘한 시점에서 충돌했다. 1940년 루스벨트는 트루먼이 상원 의원 재선에 나서자 노골적으로 재선 출마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런 그가 어떻게 루스벨트의 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일까? 나는 점점 호기심에 빠져 책읽는 속도를 더했다.
한편 재선 상대는 로이드 스타크였다. 초반 여론조사 결과는 8대 2로 스타크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모두가 부정적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소걸음 같이 우직하게 걸어갈 줄 알았던 트루먼은 마침내 대역전에 성공했다.
재선에 성공한 트루먼은 자신의 진가를 이때부터 만천하에 드러내게 되었다. 특히 전쟁 와중에도 굴하지 않고 방산비리를 철저하게 파헤친 공력은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그는 조사 과정과 결과를 모두 공개하여 국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최대 150억 달러의 전비를 절감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저자는 트루먼이 사진으로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유머 감각도 탁월했다고 평한다. 특히 자상한 남편으로서 아내 베스를 극진히 대했다. 남에게 쉽게 털어놓은 적 없는 가슴 속 이야기도 베스와 격의 없이 나누었으며, 끊임없이 애정 표현을 통해 사랑을 나누었다.
“심각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겉으로는 남들보다, 그리고 나이에 비해 활기찬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아니 가장 큰 원동력은 부인 베스와의 사랑이었다.” - 133쪽
루스벨트도 트루먼의 대중적인 인기를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1943년 4선에 도전한 루스벨트는 러닝메이트로 트루먼을 지명했다. 루즈벨트가 4선 취임 82일 만에 급서하자 트루먼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당시 대통령으로서의 트루먼에 대한 평가는 회의적이었다. ‘어쩌다가 대통령이 된’ 트루먼이 과연 대통령 직을 제대로 지켜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