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플로리스트
조은영 지음 / 시공사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스물여섯에 꽃을 배우러 런던으로 날아간 여자, 조은영(사진). 그녀의 애칭은 조조’.

 

1년만, 아무리 오래 있어도 3년을 넘기지 않기로 한 것이 근 10년이나 흘렀다. 200111월 런던으로 떠나 2010년 여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녀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꽃을 배우게 된 계기는 그 준비과정 중 하나였다고. 꽃을 배우면서 정말 행복했고, 치료되는 느낌을 받았단다. 그 사이 그녀는 훌쩍 성장했다. 그녀는 런던에서 꽃과 사람을 통해 자신이 느끼고 깨달은 거의 모든 것들을 온새미로 담았다.

 

정식으로 플라워 레슨을 받기 위해 런던 행을 결심했다. 당시 레슨 선생님이 영국의 플라워 스쿨 콘스탄스 스프라이출신이었다. 선생님을 통해 영국식 꽃 스타일을 접하고, 제대로 공부해보자고 야무지게 결정했다.

 

그렇게 떠난 조조의 성장 스토리. 문체도 매끄럽고 곱디곱다.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려니 싶다. 이 책 들고 사람 붐비는 카페에 앉아 차 한 잔 놓고 크로와상 베어 물며 읽으면 그만 이겠다!

 

영국인들에게 꽃은 보여주고 과시함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드러내고 추억이 담겨 있는 꽃 이상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나와 가족도 영국에서 2년을 거주했었다. 조지아 시대의 아름다운 외관으로 유명한 바스. 대형 마켓 세인즈부리를 찾을 때면 항상 꽃들이 맨 앞에 놓여 있었다. 그렇게 영국 사람들은 꽃과 함께 하면서 가드닝(정원가꾸기)을 소일거리의 으뜸으로 삼고 있었다.

 

조조는 20075월 깐느 영화제에 참가했다. 베니티 페어공식 행사가 열리는 카프 호텔의 파티 룸을 세팅하는 일을 맡았다. 세팅을 모두 마치고 연회가 시작되었을 무렵 이름만 듣던 셀레브리티들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뒷정리는 다음 날 새벽 5식 넘어서야 끝났다. 그 날 오후 2시 함께 했던 사람들과 점심을 먹고 수영장에 태닝을 즐겼다.

 

조조는 회상에 잠긴다. 그녀는 런던에 오기 전부터, 런던에 와서 학교를 다니던 그 어떤 순간에도 이런 순간이 오리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었다. “You never know what is around corner.”

 

자신이 하루하루 설움과 외로움을 꾹 참고 버텨내면서 최고의 플로리스트로 우뚝 섰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녀에게 플로리스트란 공간을 디자인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꽃을 연출하려면 꽃을 그저 예쁘게만 연출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자신의 경험과 창의성에서 나온 느낌을 잘 살려야 한다.

 

고객과의 감성 교류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공간에 그들이 원하는 어레인지먼트를 설치하되 나의 감성을 불어넣어 그보다 더 나은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플로리스트가 할 일이다.” - 273

 

그녀는 여행을 갈 때 마다 꼭 하는 일이 세 가지 있다. 첫째는 숙소에 작은 꽃이라도 사다가 마시던 물병에 꽂아 놓는 것. 이 작은 일이 자신을 그 도시에 사는 여인네로 바꿔놓는다. 둘째는 서점이 있다면 들러서 꽃과 관련된 책을 사거나 보는 것. 마지막은 그 도시의 하이 스트리트에 가서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보는 것. 꽃집이건 아니건 상관없이.

 

이렇듯 그녀는 사람에게서 뿐만 아니라 거리를 거닐면서 배우고 야외 카페에 앉아서도 배운다. 나 역시 그녀가 들려주는 꽃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함께 배운다. 그녀가 자신의 감성과 시선으로 느끼고 배운 것들이 꽃향기처럼 은은하게 스며든다.

 

나도 옌스와 도린 할머니가 그리워진다. 한국을 찾아온 테루미는 또 어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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