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핸드 - 레이건과 고르바초프, 그리고 인류 최후의 날 무기
데이비드 E. 호프먼 지음, 유강은 옮김 / 미지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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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핵을 둘러싼 냉전의 무기 경쟁이 종언을 고한 과정과 그 위험이 남긴 유산에 관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대결과 분노, 위험의 시기였던 1983년의 전쟁 소동으로 시작된다. 당연히 주인공도 등장한다. 소련 최후의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미국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이 두 사람이 그 주인공.

 

당시 고르바초프는 무력 사용을 혐오했으며 곤경에 처한 조국을 구하겠다는 염원에서 개방과 페레스트로이카를 주창했다. 그에 비해 레이건은 소통의 달인이자 이상의 횃불로서 자본주의와 미국이 승리할 것을 한 치도 흔들리지 않고 신봉했다.

 

저자 데이비드 호프먼은 미국의 언론인이다. 그는 1982년부터 워싱턴포스트에서 27년간 몸담았고, 1980년 대통령 후보 시절의 레이건을 취재한 것이 인연이 되어 레이건과 조지 부시 대통령 재임 중에 백악관 담당 기자를 역임했다.

 

이후 옥스퍼드대에서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1995년부터 6년간 모스크바 지국장을 지냈다. 이때 신생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정권과 그 격동의 역사를 취재했다. 그는 이번 저서로 2010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인 1947년부터 1991년까지 미국과 소련이 벌인 냉전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핵무기를 필두로 서로를 공포 속에 몰아넣으며 인류를 멸명시키기 직전까지 긴장이 치달은 적도 있었다.

 

저자는 미국 출신이자 러시아에 관한 전문성을 겸비했다. 그의 시선은 핵을 둘러싼 미소 냉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펜은 그 당시 상황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그에 따르면 비밀 해제된 정부 문서와 인터뷰와 회고록, 일기, 뉴스 기사 등을 바탕으로 했다. 특히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방부 내무 문서 자료가 특히 소중한 원천이었다.

 

1972년 닉슨과 브레즈네프는 1차 전략무기제한협정에 서명한다. 이 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탄도탄도요격미사일제한협정으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미사일 방어무기 경쟁 가능성에 종지부를 찍고자 했다. 하지만 데탕트는 1970년대말에 무너졌다.

 

서방은 소련이 전략적 핵 우위에 올라섰다고 판단하고 불안해했다. 브레즈네프는 중거리 미사일을 유럽에 배치했고,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책 제목 데드 핸드(Dead Hand)’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1982년 미소가 보유한 전략 핵무기는 히로시마 핵폭탄 100만 개의 위력과 맞먹었다. 소련 지도자들은 미국의 선제 핵공격으로 자신들이 몰살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그들은 확실한 보복 공격을 보장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었다. 일명 데드 핸드’, 죽음의 손! 이 시스템은 컴퓨터가 자동으로 발사 명령을 내리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가 오류를 일으키거나 해킹되면 또 다른 비극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았다. 지하 벙커(샤리크)에서 살아남은 장교들이 모든 지상 기반 미사일의 발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수정했다. 이 구상은 10년에 걸쳐 구축된 페리미터(Perimeter).

 

페리미터의 핵심은 선제 핵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초강화 격납고에 보관된 로봇형 지휘 미사일에 있다. 핵전쟁이 발발하는 즉시 지휘 미사일은 발사된다. 이 미사일에는 특수 전자 장치가 탑재돼 일정 고도에 도달하면 격납고에 남은 모든 핵탄두로 무장된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메시지를 날린다. “발사!” 페리미터는 성공적인 테스트를 거쳐 1985년 실전 배치되었다. 데드 핸드는 폐기되었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한 뒤 핵탄두를 적재한 낡아빠진 열차들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로 달려갔고, 창고마다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몇 톤씩 무방비 상태로 쌓여 있었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포착하고 위험을 봉쇄하려고 노력한 개인들과 과학자들의 분투를 추적한다. 그는 냉전 시대의 가공할 핵무기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데드 핸드는 현존한다고 지적한다.

 

그가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지난 역사를 통해 배우자는 것이다. 자칫 인류를 공멸의 위험으로 내몰지 몰랐던 핵 대결의 역사. 이제는 상호 신뢰와 존중 속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인류의 번영을 위한 지혜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19841216일 일요일 아침.

마거릿 대처와 데니스 부부는 총리의 공식 별장인 체커스에서 고르바초프와 라이사 부부를 맞이했다. 며칠 뒤 대처는 고르바초프에게서 들은 말을 레이건에게 전했다. “당신 친구 레이건 대통령에게 우주무기 개발을 중단하라고 말하세요.”

 

1986년 체르노빌 원자로 멜트다운.

레이건과 고르바초프는 세계를 뒤바꾸게 될 핵무기감축협상 테이블에 나선다. 그 흥미진진한 내막, 기대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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