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존 : 에볼라 바이러스 전쟁의 시작
리처드 프레스턴 지음, 김하락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지금까지 인류가 접한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관한 이야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면밀한 조사와 자료를 토대로 완성된 논픽션(소설 형식)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볼라 수단)가 맨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때는 1976년 7월 남수단에서였다. 두 달 후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 북쪽 붐바 지대 에볼라 강 근처에서 훨씬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에볼라 자이르)가 출현했다. 오늘날까지 첫 환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에볼라 자이르는 벨기에 수녀들이 운영하는 시골 진료소, 얌부쿠 미션 병원에서 퍼져나갔다. 당시 수녀들은 매일 피하 주사기 5개를 갖고 수백 명에게 주사를 놓았다.

 

가끔 뜨거운 물이나 알코올에 바늘을 소독하기도 했지만, 대개는 여러 사람의 피가 묻은 바늘을 씻지도 않은 채 마구 주사했을 때가 많았다. 피를 통해 감염되었다면 바이러스 입자가 5~10개만으로도 치명적이다. 에이즈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되려면 혈액내 입자가 1만 개 이상 있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레스턴. 이곳은 워싱턴D.C.에서 서쪽으로 16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도시. 여기에 연구용 동물(주로 원숭이)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헤이즐턴 리서치 프로덕츠가 있었다.

 

이 회사는 수입한 동물을 한 달 동안 헤이즐턴 원숭이 하우스에 격리해 두고 관찰했다. 원숭이를 통해 인간에게 전파될 지 모르는 치명적인 감염병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1989년 겨울. 레스턴에 있는 원숭이 하우스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견된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바로 코앞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저자 리처드 프레스턴은 미국 프리랜서 기자이자 자유기고가다. 1985년 뉴요커에 에볼라 바이러스에 관한 르포 《핫존의 위기》를 연재하여 큰 화제를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1994년 이 책을 썼다.

 

이 책이 국내에 번역, 소개된 것은 올해 3월. 무려 20년이 지난 때다. 하지만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꽤 유용하다.

 

가령 에볼라 바이러스 등을 다루는 생물안전도 최고 등급(Biosafety Level4, BL4) 실험실과 켐투리온 우주복(chemturion space suit)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마르부르크 바이러스와 에볼라 바이러스(두 바이러스는 실로바이러스에 속한다. 두 종뿐이다.)의 진원지, 전파 경로와 임상 증상은 어떠한지 디테일하게 알 수 있다. 특히 에볼라 바이러스의 침투, 증식 과정과 이에 따른 임상 증세(121~125쪽)는 바이러스의 무서운 파괴력을 실감하게 한다.

 

1989년 미국에서 긴박하게 전개되었던 에볼라 바이러스 차단 작전은 우리에게도 값진 교훈을 안겨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기 마련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루이 파스퇴르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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