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파워 - 3억 5천만 소비자를 사로잡는 8가지 비즈니스 전략
비제이 마하잔 지음, 이순주 옮김 / 에이지21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저자 비제이 마하잔은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의 맥콤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종신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아프리카 파워86% 시장에 도전하라11권이 있고, 미의사협회(AMA)가 수여하는 '2007년 올해의 도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책은 크게 3,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아랍 세계의 경제와 소비자에 관한 입문서로 아랍 세계 발견하기(1~3). 2부는 아랍 세계 시장의 여러 부문과 영역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기회를 파헤치며, ‘아랍 소비자에게 다가가기를 시도한다(4~9). 마지막으로 3부는 아랍 세계의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위한 저자의 조언을 제시한다(10).

 

아랍 세계는 35천여만 명의 소비자가 존재한다. 이 지역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외부 세계의 고정 관념에도, 그들 역시 다른 어느 곳의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수준 높은 제품을 원한다. 현지 기업이든 다국적 기업이든, 이 무한한 기회를 포착한 기업들은 아랍 세계 전역에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20)

저자는 다히예에서 레드볼을 마시고, 쿠웨이트에서 레인지로버를 몰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도미노 피자를 주문하면서, 아랍 국가가 다른 어느 곳의 어느 누구와도 다르지 않은 기본적인 욕구와 필요를 공유하고 있는 소비자로 가득한 시장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금하지 못한다. 서구의 모든 일류 브랜드는 물론 많은 이스라엘의 브랜드까지 입점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유명 브랜드도 있다. 가령 1985년 출범한 에미레이트 항공은 수많은 세계최초를 양산하며 탑 브랜드 항공사로 우뚝 섰으며, '푸른 들판'이라는 뜻의 알마라이는 유제품 및 식품회사로 최고 품질을 내세워 세계를 공략하고 있다.

 

나는 아랍 세계에서도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특히 레바논과 모로코에서는 매년 각각 700만 병, 3,500만 병씩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와인을 즐기는 입장에서 한번 맛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저자는 아랍 세계의 소비자가 모두 같은 문화권을 지닌 것은 아니고, 지역과 민족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그들의 기호를 잘 충족시켜야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령 아랍 세계는 문화와 관습적 측면에서 크게 세 지역-북아프리카(모로코, 튀니지, 알제리, 리비아, 모리타니), 레반트(팔레스타인,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중동(이집트, 수단, GCC 예멘)-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GCC걸프협력회의의 약자로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6개 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아랍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성취하가 위해서는 이슬람 문화의 토대가 되는 ‘5대 기둥을 잘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 샤하다(이슬람의 신앙고백), 살라(예배), 사움(라마단 중의 단식), 자카트(자선 기부.구휼세), 하지(메카 순례) 등 이슬람을 떠받치는 5대 기둥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5대 기둥'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첫째, 샤하다는 "알라 이외에 다른 신은 없으며 무하마드는 알라의 선지자다."라는 이슬람의 신앙 고백이다. 20059월 덴마크의 한 보수 일간지에서 예언자 무하마드를 호의적이지 않게 묘사한 시사만평을 게재한 적이 있었다. 이 만평에 세계 각지의 무슬림이 분노했고, 덴마크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어났다. 그 결과 아랍 최고의 유제품 브랜드였던 덴마크의 아를라 푸드는 매출 부진으로 엄청난 손해를 입었다.

 

둘째, 살라는 "하루 5, 매일 같은 시간대에 올리는 이슬람의 예배"이다. 많은 기업들은 예배시간 동안 공장과 사무실의 영업을 중단한다. 인도의 시계 제조업체인 타이탄은 무슬림들에게 각 예배 시간을 알려주는 특별한 시계를 판매하고 있다.

 

셋째, 사움은 "라마단 기간 중에 하는 단식"이다. 100년 전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 등에서 기업을 시작했던 아우잔 가문은 영국에서 라이센스를 받아 과일 음료 빔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빔토는 달콤하고, 과육이 많고, 진한 과즙이었기 때문에 라마단 중 그날의 사움(단식)을 끝낼 때 무슬림들이 먹기에 딱 알맞은 음료였다. 이외에 향수에서 소비재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뚜렷한 영향을 준다고 한다.

 

넷째, 자카트는 "의무적인 기부"를 의미한다. 이슬람은 신앙심이 깊고 능력이 있는 무슬림에게 매년 자신이 가진 부의 2.5%를 기부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랍인은 자카트를 사적으로, 비공식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수집된 공식적인 데이터는 없다고 한다. 저자가 보수적으로 계산해 본 바에 의하면 약 332,000만 달러로 나왔지만, 아랍 세계의 다른 금융 및 자선 활동 전문가들은 250억 달러는 훨씬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섯째, 하지는 "이슬람의 성지 순례"를 말한다. 메카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6일간의 하지를 위해 매년 찾아오는 약 300만 명의 무슬림 뿐만 아니라, 움라라는 조금 덜 중요한 순례를 위해 연중 아무 때나 찾아오는 수많은 이슬람을 다를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 때 여행, 숙박, 기념품과 선물, 보건과 위생 시장에 좋은 기회가 생긴다. 하지가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연간 총 3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며, 이것은 사우디 전체 경제의 7%에 달하는 수치라고 한다.

 

아랍 시장에서 특히 중요한 소비층은 청년과 여성이다. 특히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25세 미만의 청년층(샤바브, shabab ‘젊음’)에 대한 공략은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최근 케냐 나이로비의 한 쇼핑몰 테러를 주도했던 그룹이 알 샤바브였다. 사실 알 샤바브는 아랍 국가 축구팀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칭이기도 하다. 이제 테러분자 인식이 덧씌워졌으니 좀 난감해지지 않았을까?

 

여튼 아랍 세계 청년 인구가 늘어나면서 샤바브 세대는 소비재 기업에게 수익성 높은 시장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샤바브 세대를 지속적으로 충실한 미래 고객으로 확보하려면 기업 입장에서도 마케팅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다.

 

가령 코카콜라가 새롭게 진출할 무렵, 아랍 세계는 펩시콜라가 20년 넘게 시장을 장악해오고 있었다고 한다. 코카콜라는 펩시의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샤바브 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코카콜라 '열린 행복', 스프라이트 '자연스럽게 행동하라' 등의 슬로건으로 젊은 아랍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응하고자 했다.

 

한편 아랍 여성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아랍 여성들이 공적인 모습과 사적인 모습 간에 어느 정도의 양분 체계를 보인다. 이런 차이는 미용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게 독특한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가령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은 얼굴만 드러내기 때문에 얼굴과 눈에 사용하는 화장품이 특히 중요하다. 사우디의 미용 제품 시장은 6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아랍 세계에서도 부유한 걸프만 국가들은 화장품에 1인당 세계 최고 수준의 지출을 한다고 한다.

 

사실 나는 아랍 세계에 대해 잘 몰랐다. 기껏 해야 석유 부호, 뜨거운 중동, 아랍어와 이슬람 등 기본적인 정보에 국한되어 있고, 때로는 정치 소요나 테러 집단으로 안 좋게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저자에 의하면 이슬람 세계는 22개국 아랍 소비자 시장을 한데 모았을 때 세계 9번째 경제 대국이자 35천만 소비자를 지녔다고 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아랍 세계와 이 지역의 소비자 시장이 실제로 얼마나 활기차며 세계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는지 직접 드러"내 보이기 위하여 3년 동안 자료를 조사하고 집필하는데 매진했다고 한다.

 

그 덕분인지 나는 이 책을 새로 아랍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으며, 우리나라가 긍정적인 마인드로 적극적으로 접근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아랍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자료를 통해 아랍 세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멋진 책을 선사해 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