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잃어버린 세계 - 캄브리아기 폭발의 비밀을 찾아서
마틴 브레이저 지음, 노승영 옮김, 이정모 감수 / 반니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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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윈은 삼엽충 이전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1859년《종의 기원》을 쓸 무렵, 선캄브리아기 지층에서는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화석의 증거를 얻을 수 없었던 다윈은 불안하기 조차 했다.

지구 역사에서 캄브리아기 때에는 '캄브리아 대폭발'이라고 할 정도로 생명체가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캄브리아기는 5억 4200만 년 전에 시작되었으니, 선캄브리아 시대는 45억 년 지구 역사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그 이전의 선캄브리아기 지층에서는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생명의 흔적이 감지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이 책 제목이기도 한 “다윈의 잃어버린 세계”다.

과연 '잃어버린 세계'는 어떻게 된 것일까? 다윈의 딜레마는 깊어져 갔다. 그 당시 다윈으로서는 해결할 수 없었기에 결국 이 딜레마는 후대 학자들에게 과제로 남겨졌으니.

케임브리지대 고생물학 교수 마틴 브레이저는 이러한 “다윈의 잃어버린 세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5억 4,400만 년 전에서 5억 4,300만 년 전의 100만 년 사이에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동물 하나가 눈을 떴다. 눈 달린 삼엽충이 나타난 것이다. 눈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다. 빛에 적응해야 했고, 벌레 같았던 동물들은 갑옷을 두르고, 경고 색을 과시하고 위장 형태와 위장 색을 띠거나, 추적하는 적을 따돌릴 수영 실력을 갖추어야 했다.

마틴 브레이저에 따르면 캄브리아기 폭발의 원인은 '눈'이 아니라 '입'이라고 말한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탄산석회로 한층 단단해진" 강력한 이빨의 출현이다. 입의 시대에는 ‘프로토헤르트지나’라는 골격 화석이 등장한다.

저자는 다윈의 잃어버린 화석을 찾기 위해 세 지역을 중점적으로 탐사했다. 그가 이끄는 발굴팀은 시베리아, 중국, 외몽골을 여행하며 알다노트레타나 아나바리스테 같은 패각 화석에 보존된 패턴을 조사했다. 이 패각 화석들은 다윈의 잃어버린 세계를 찾는데 소중한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다.

나는 책을 펼쳐 들었을 때 고생물학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낯선 용어도 많이 나오는 바람에 읽어내기가 여간 녹록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어 나갔다. 반 쯤 읽었을 무렵일까, 어느새 흐름을 따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든 다른 고생물학자들과의 경쟁적인 발굴 장면은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사하는 모험가들 마냥 흥미로왔다.

게다가 현미경으로만 관찰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화석인 '미(微)화석' 연구라든가 고대 생물의 몸부림 흔적이 표면에 새겨진 ‘흔적 화석’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로움을 넘어서서 경이에 가까웠다. 지구의 역사를 밝혀내는 데 앞장서는 학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세심한 관찰력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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