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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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옥
, 그는 어느 날 인생의 정오를 지나며 시작했다. 우리의 감정을 위로해줄 그 무언가를 찾는 여정을.

이 책은 그간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틈틈이 올린 사진과 글이 영글어진 것이다. 독서광인 아내가 일러준 좋은 글, 자신의 심금을 울려준 말을 모아 좋은 생각, 힘이 되는 생각으로 정리하고, 이에 어울려도 좋은 사진들을 발품손품 팔아 찍었다.

그는 책에 담긴 소소한 생각들을 너도 나도 읽어서 우리가 살아갈 힘을 얻고, 인생을 헤쳐 나갈 의지를 키우기를 바란다.

저자는 보건복지부에서 감사업무를 맡고 있다. 정말 숨 가쁘게 달리는 하루, 그 바쁜 와중에도 천천히 가면서 잠시 멈출 곳에서 쉬어 가기를 원하고, 그래서 천천히 주변 상황을 다 포용하면서 자기 소명을 다하는 그런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는 멋진 남자다.

 

아내 생일과 결혼기념일도 꼬박꼬박 챙기는 살가운 남편이다. 아니, 쇼핑 카트 안에 아내의 물건을 슬며시 채워 넣어줄 줄 아는 멋쟁이다. 장인어른의 마지막 투병, 그는 출장 중 늦은 밤에 잠시 어른을 찾아뵙고, 우는 아내의 슬픔을 어루만져줄 줄도 안다.

우리에게 사소한 도움, 따뜻한 말 한 마디, 공감의 눈길, 그리고 토닥토닥아끼지 말고 나누자고 속닥인다. 여백에 머리로만 있던 사람들을 가슴 안으로 들이자고 다독인다. 그렇게 사람과 일과 세상에 좀 더 너그러워지자며 웃는다.

또한 인생을 순항할 수 있는, 그 어떤 쓰나미도 견딜 수 있는 밑짐을 조심스레 찾는다.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유혹과 고통에 넘어지지 않을 지주 같은 밑짐을. 그래서 업무량도, 껄끄러운 인간관계도, 마이너스 통장으로 이체되는 보수도 역경을 견뎌야 경력이 되듯 그렇게 이겨내고자 한다.


사소한 일상도 작은 도구도 우리의 스승이 된다. 김밥을 말면서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얼마나 잘 어울리며 살아가는지를 배우고, 추운 겨울날 피어나던 하얀 입김을 보며 참 가슴 따뜻하다고 느낀다.

들판에 남은 벼쭉정이를 보고는 고개를 숙이는 미덕을 훑고, 아름다움을 가졌음에도 자세를 낮추는 낙엽에서 겸양의 지혜를 줍는다. 휴가 떠난 날 한숨 푸욱 잤고 나더니 자신 안에 아군이 많이 생겼다고 좋아한다.

그는 또한 사회복지사다. 동료들에게 "아무리 헌신을 강요받더라도 가끔은 쉬면서 감정을 충전하자"는 조언을 잊지 않는다. "충만한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도 사명이니까."

사람보다 귀한 것은 없다!
어떻게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커피를 건넬 때에도 격려 한 스푼, 애정 두 스푼을 넣어주자. 그렇게 하루에 한 번씩 나를 인정해 주고, 그리고 하루에 한 사람을 진심으로 인정해 주자.

 

이렇듯 성과를 내야 인정받은 현실에서 그는 제 힘껏 몸을 태워 끓기 직전까지 온도를 올려놓은 99가 홀대 받지 않는 사회, 아흔 아홉 번의 외로운 망치질이 대접받는 사회를 소망한다.

"에스키모가 슬픔이 가라앉고 걱정과 분노가 풀릴 때까지 하염없이 걷다가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면 그때 돌아서는 것처럼 때로는 지친 심신을 내려놓고 자신을 다독여 주자."

책을 다 읽고 나니 귀접기가 숱하게 달렸다. 책갈피도 제법 두툼하다. 욕심을 버려야 하건만, 이런 과욕은 놓치고 싶지 않다.

어디, 오늘 오래된 친구와 막걸리 한 잔 나눌까?
그리고
모든 하루를 마치고 들어설 때,
전쟁 같은 집안일, 모든 걸 견딘 아내에게 건네는 말

오늘도 수고한 당신, 나 왔소.”

좋은 것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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