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은 내 윤곽을 다 그리고 나서 얼굴 언저리를 색칠하고 있다. 고백하건대 나는 고양이로서 결코 잘생긴 용모는 아니다. 키도 그렇고, 털 색깔도 그렇고, 얼굴 생김새도 그렇고, 결코 다른 고양이보다 낫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못난 나라도, 지금 주인이 그리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묘한 모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색깔부터가 다르다. 나는 페르시아 산 고양이처럼 노란빛이 도는 옅은 회색에, 옻칠을 한 것 같은 얼룩이 있는 피부를 갖고 있다. 이 점만은 누가 보아도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주인이 색칠해 놓은 것을 보면 노란색도 아니고 검정색도 아니고, 회색도 아니고 갈색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것들을 섞어놓은 색도 아니다. 그저 일종의 색이라는 것 말고는 달리 평할 방법이 없는 색이다.(《나는 고양이로소이다》24쪽)

▲ 일본 '메이지무라'소재 나츠메 소세키 생가에 있는 고양이 모형
*출처: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 내가 찾은 가장 닮은 냐옹이~ ㅋ
바트... 포스로 따지자면 단연 아래 고양이가 아닐까 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