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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선배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21가지 비밀
김대원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저자 김대원의 약력을 간략히 살펴보자. 그는 현재 매일경제신문 기자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사회부를 거쳐 증권부에서 일하며 경영전략에 따른 기업가치 변화를 분석하고 기업인수합병관련 취재를 담당하고 있다.
〈잘나가는 선배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21가지 비밀〉에는 바로 저자가 기자 생활을 하면서 만난 기업인과 지인들을 통해 체득하고 정리한 비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추천의 글을 쓴 윤수영 키움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직장에서 인정받고 성장하기 위한 비결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의문에 이렇게 답한다.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냉혹하고 살벌한 조직생활을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거나 막연한 걱정이 앞설 때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보기 바란다.
김대원은 이 책은 쓰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가지라는 직업 덕분에 나는 소위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맡은 역할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자들은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최고 지도자들과 접촉하는 빈도가 높다. 쉽게 만나기 힘든 정부 고위 관료와 대기업 전문경영인 등 우리 사회의 상위 1퍼센트도 주요한 취재원이기에 만날 수 있다. 상위 1퍼센트에 속하는 이들은 말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언론을 들썩이게 만드는 인사, 연봉이 수십억 원에 이르는 샐러리맨의 살아 있는 신화같은 인물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만나 생생한 삶의 노하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사적인 차원에서 기자가 누릴 수 있는 낙(樂)이다.
대한민국 상위 1퍼센트가 들려주는 허심탄회한 이야기와 조언들은 혼자 듣기 아까웠다. 그들도 우리나라 1천만 샐러리맨이 겪고 있는 수많은 고민 속에서 좌충우돌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차별화된 전략과 습관, 철학이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들이 조직에서 성공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던 갈등 관리 능력 등 다양한 성공 노하우를 들려주고 싶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잘나가는 선배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21가지 비밀〉은 말 그대로 샐러리맨이 성공적인 직장 생활과 원만한 인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21가지 비밀을 담고 있다.
21가지 비밀은 크게 다섯 파트로 나뉜다. 파트별로 21가지 비밀이 적절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파트1 : Break the Illusion 버려라
파트2 : Keep in Mind 기억하라
파트3 : Be Smart! 이용하라
파트4 : Watch Out 경계하라
파트5 : Improve Yourself 키워라

책을 읽다 보면 현장에서 생생하게 증언하는 멘토처럼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가령 직장 생활에서 인간 관계로 고민되는 경우 ‘직장 동료에게 마음을 주지 마라’고 조언한다. 사회적 관계는 담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원칙, 즉 가까이하지도 않고 멀리 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갈등이 없이 관계를 유지하려면 사내 정치에는 얽매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맞는 말이다! 누구는 무슨 소리냐? 분명한 자기 색깔이 있는 것이 좋지 않으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렇게 되면 피곤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후진타오와 시진핑 모두 최고 지도자가 되기 전까지 2인자로서 혹은 묵묵히 제 역할을 다 했을 뿐 결코 전면에 나선 적이 없었다. 그러니 적이 생길 리 있겠는가.
비즈니스에 독이 되는 세 가지에 대한 얘기는 재밌기도 하다. 정치, 종교와 야한 농담 이 3가지는 가급적 입에 올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화제가 되더라도 적절히 맞장구를 쳐 주고 끝내라는 것이다. 상대가 신이 나도록!
‘훈련’과 ‘조직을 향한 올인’한 모범생들은 자신의 삶을 후회할 수 있다. 자율적 삶을 살고 싶다면, 조직보다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며 살길 권한다. 성공적인 삶을 산 사람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반조직적 성향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내가 선택해서 산 내 인생, 후회하지 않으려고 한다.” 라든지 “해낸 일보다는 하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가 더 크다.”
이런 말들 속에는 내면의 바람에 충실하지 못했던 자책과 젊은 날에 대한 향수 등이 담겨 있다. 승진을 위해 젊음을 바친 한 임원은 자신이 정작 원하던 자리에 올랐을 때 성취감보다는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포기해야 꿈과 가치에 대한 아쉬움의 감정들이 더 컸다고 고백한다. 은퇴를 앞두고 후회하기 보다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아 매진해 보는 것도 좋겠다싶다.

버리고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 성철현 캐피털마켓(CM) 전무 스토리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2006년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하기만 했던 FICC(Fixed Income 채권, Currency 외환, Commodity 원자재) 사업에 뛰어들어 대히트를 거둔다. 이는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이 상품개발, 영업, 운용, 결제 등 전 과정을 아울러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 사업이었다. 이는 마치 카를로스 곤이 닛산 자동차를 부활시킬 때 강력히 추진했던 CFT(Cross-Functional Team)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었다.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이사의 ‘20퍼센트 덜 받고 20퍼센트 더 주는 원칙’은 키맨을 중시하는 핵심 경영 철학이었다. 이를 통해 오늘날 메가스터디가 스타 강사들의 보금자리가 된 이유를 알 수 있다. 잉바르 캄프라드의 이케아(IKEA)가 대성공을 거둔 이유도 항상 고객에게 품질 좋은 가구를 누구보다 싸게 공급한다는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당장 손해볼 것 같지만, 박리다매 혹은 인지도 제고를 통해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나는 항상 약속이나 마감 일정에 쫓겨 허둥대곤 하는데, 책에서 “30분 먼저”를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약속 시간보다 30분 전에 도착하는 것은 습관처럼 몸에 익혀야 도움이 된다고 한다.
찰스 두히그는 습관을 "어떤 시점에는 의식적으로 결정하지만, 얼마 후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도 거의 매일 반복하는 선택"이라고 정의한다(「습관의 힘」 390쪽). 우리의 습관은〈신호-반복 행동-보상〉이라고 하는 3단계로 구성된 '습관고리'에 고정된다. 안 좋은 습관이 있을 경우 습관고리의 단계별로 요인을 분석해서 대체 행동 또는 습관 반전 훈련을 통해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30분 먼저”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찰스 두히그의 제시한 테크닉이 많이 도움이 될 것이다. 김대원도 같은 맥락에서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라’고 조언한다.
또한 그는 조직에서 삐딱한 ‘돌아이’는 무시하는 게 상책이라고 충고한다. 깐족거림이나 비아냥에는 절대 대응하지 말라는 것이다. 미첼 쿠지․엘리자베스 홀로웨이는〈썩은 사과〉에서 '썩은 사과'를 방치할 경우 건강한 조직까지 망칠 수 있으므로 철저히 도려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대원은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조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해 자신의 색깔로 본업에 충실하게 뛰라고 조언한다.
왜 그런 말 있지 않은가?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처럼 말이다.
나는 이 책을 내려놓으면서 왜 좀 더 일찍 이런 비밀들을 체득하지 못했을 때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툭하면 나 잘났다고 아무렇게 잔소리나 해대고, 멘토의 경험은 노땅들의 푸념이라고 흘려듣곤 했던 나 자신이 참 못나 보인다.
첫걸음 혹은 초년병 시절을 보내는 샐러리맨이라면 21가지의 금과옥조를 잘 익혀서 멋진 성공을 거두시길 바란다. 이 책을 읽고 꼬리에 꼬리 물기 식으로 관련되는 책들을 계속 읽는 것도 권해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