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 - 무로이 야스오가 알려주는 그리다
무로이 야스오 지음, 김재훈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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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애니메이터 무로이 야스오(室井康雄) 씨는 20192DVD와 함께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작화 기술(영진닷컴)이라는 책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저자는 일본 중앙대학 졸업 후 스튜디오 지브리에 입사했다. 퇴사 후 나루토, 에반게리온 신극장판등의 작품을 거쳐, 전뇌 코일의 여러 회에 참가했다. 현재 애니메이션 학원을 설립하여 원생을 지도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도 개설돼 있으나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번 신간은 저자가 20년간의 그림 인생을 바탕으로 입문자부터 취미생활, 나아가 프로 지망생까지 두루 참고하기 좋은 그림 그리는 방법을 담았다.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지 아닐지는 재능과 센스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따라 하면 충분히 그릴 수 있습니다. 그림은 기술입니다. 그림에 대해 가진 많은 사람이 오해를 푸는 것도 이 책의 목적입니다.” - 머리말에서

 

 

책은 그림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연습 방법과 관찰력을 키우는 방법, 창작 의욕을 유지하는 방법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유용한 팁이 마련돼 있다. 마지막에는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장에 대한 고민과 경험을 엿볼 수 있다.

책은 다음과 같이 6장으로 구성됐다.

1장 그리는 일이 좋아진다
2장 더 잘 그려보자
3장 모작/데생
4장 다양한 방법과 성장법
5장 프로로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
6장 그리는 법을 삶의 방식에 활용한다

저자는 자신이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잘 살펴야 꾸준히 그려나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른 사람의 그림을 흉내내거나 자신의 스타일을 찾지 못하면 쉽게 포기하거나 헤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림을 계속 그린다는 것은 긴 항해와 같습니다. 때로는 칭찬받고, 때로는 무시당하고, 무엇이 나의 그림인지조차 알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알고 있다면, 평생 창작을 이어나가기 위한 모항(길을 잃었을 때 돌아갈 수 있는 장소)’을 확보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길을 잃었다면 초기 충동으로 돌아가세요.” - 18

 

책은 이처럼 그림 그리는 기법에 대한 팁 말고도 그림 그리는 자세와 도전 정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렇지 않은가, 무엇을 하든 강한 의지와 이를 뒷받침할 철학이 중요하다.   

 

 

내 생각에 그림 그리는 일은 글 쓰는 것과 많이 닮았다. 가령 “‘주관만이 아니라 객관성을 가지면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76)거나,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릴 수 있게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반드시 보면서 그려야 한다”(100)는 대목 등이 그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우리가 그림에 관심을 두는지 여부를 떠나서 최고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염두에 두는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안겨준다.

 

본문은 왼쪽 면에 설명이 나오고, 오른쪽 면에 그림 그리는 노하우가 사례로 소개된다. 사례 그림의 난이도는 조금 높아서 입문 과정을 익히고 난 다음 보면 더 좋겠다. 저자가 운영하는 애니매이션 학원을 위한 교재로 염두에 두었을 법하다. 작년 이 책을 준비할 때 학원에서 배출한 애니메이터는 1,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끝으로 저자는 좋아하는 작가를 모작하면서 그림 실력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즐거운 인생을 보내려면 우선 해야 할 일은 즐겁게 사는 사람의 사고방식과 삶의 자세를 가능한 범위에서 모방하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작가를 모작하면서 그림 실력을 키우는 방법도 같습니다. 어린아이가 동경하는 영웅 흉내를 내면서 노는 것과 실제 인생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제가 그려도 될까요?’가 아니라 나는 그리는 일이 좋다!’, ‘인생이 즐겁다!!’하고 당당화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늘었으면 합니다.” - 맺음말에서

 

한때 만화가가 꿈이었던 김재훈 번역 작가가 우리말로 옮겨 읽기에 더 없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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