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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발달장애가 아닙니다
한창완 지음, 이호정 옮김, Mamiko OTA 삽화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8월
평점 :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은 일본 오키나와현 류큐대학 교육학부에서 시작된 『IN-Child 프로젝트』 연구 성과의 결과물이다.
저자 한창완 박사는 도호쿠대에서 2005년에 의학계연구과 박사 학위(장애과학)를 취득하고 2011년에 경제학연구과 박사 과정(경영학)을 졸업했다. 이후 우송대 의료사회복지학과 조교수를 지내고, 류큐대 교육학부 특별지원교육 전공 교수를 거쳐 현재 시모노세키시립대 이사와 ·부총장을 역임하고 있다.
‘IN-Child (Inclusive Needs Child)’라는 용어는 2015년부터 시작된 연구에서 나왔다. ‘IN-Child’의 뜻은 ‘포괄적인 교육을 필요로 하는 아동’으로 의료기관에서 실제 진단을 받은 아동도 포함하고, 진단은 받지 않았지만 학습 및 일상생활의 어려움으로 인해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아동을 포함한다.
‘IN-Child’ 프로젝트에서 주목하는 대상은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증후군’ (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과 ‘자폐스펙트럼장애’ (ASD, Autism Spectrum Disorders)를 보이는 아동이다.
즉 ‘IN-Child’ 프로젝트는 ADHD와 ASD 증상을 보이는 아동을 대상으로 어떻게 진단하고, 어떻게 교육시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심층 연구다.
교육 현장에 있는 분이라면 책에 소개된 다양한 패턴과 사례를 통해 개별교육플랜을 설계할 수 있다. 개별교육플랜은 세 편(결과·분석·개입)으로 구성되어 있어 단계별로 작성해야 한다. 저자는 교육 현장에서 ‘IN-Child’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아동 행동 패턴 23가지와 ‘IN-Child’ 성공 사례 10가지를 소개한다.
여기에 ‘IN-Child Record’를 활용하여 아이 상태를 진단하는 방법과 적절한 지원 방안을 수립하는 방안을 이야기한다. ‘IN-Child Record’는 ‘IN-Child’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한 도구로 총 14영역 82문항의 아동관찰 기록지다. 이때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충동성 중 어느 쪽이라도 점수가 낮으면 ADHD 경향을 보이고, 집착·고집과 커뮤니케이션 중 어느 쪽이라도 점수가 낮으면 ASD 경향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책에 소개된 ADHD 아동의 성공 사례를 보자. 아이는 수업 중 느닷없이 교실을 뛰쳐나가거나 바닥에 드러눕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및 게임 이야기를 할 때는 매우 집중했다. 선생님이 다른 친구에게 음악과 게임에 관해 질문해도 자신이 대답한다. 저자는 이 사례의 아동에게 선생님이 틈틈이 말을 걸면서 아이의 장점을 살려 학급 내 역할과 지위를 부여하면 좋다고 조언한다. 즉 ‘리더십과 책임감’을 북돋우는 것이다. 그 결과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성적도 올랐다! 전후 변화 모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전의 모습 | 지원 후의 모습 |
●수업 중에 자리를 이탈하여 바닥에 드러눕는 행동을 했고, 수업 내용을 놓치는 것이 많았다. ●국어와 사회 과목에 유달리 취약하여 전교 순위가 200명 중 190등이었다. | ●수업에 집중해서 참가할 수 있게 되어, 내용을 놓치는 일이 줄어들었다. ●전교 순위가 200명 중 100등으로 올랐다. ●아동의 변화로 주변 아이들까지 자극을 받아 함께 노력하게 됐다. |
ASD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말한다. ASD를 겪는 사람 중 특정 분야에 한해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를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한다.
책에는 ASD 아동의 특정 행동 패턴이 나온다. 가령 한 아동은 책 읽는 것을 가장 좋아해서 혼자서 놀 때가 많다. 친구들 보다는 어른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대화라기에는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조별 활동 시간에도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혼자만 계속 이야기하려 한다.
이런 아동에게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까? 우선 특정 관심사에 관한 이야기만 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 “너는 ○을 참 좋아하는구나!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해주지 않을래?” 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지시는 구체적으로 한다. 가령 “조금 이따 하자” 보다는 “10분 후에 하자”, “책상을 좀 옮겨줄래?” 보다는 “책상을 이 빨간 선까지 옮겨줄래?”라고 하자.
조별 활동 때 의견을 말할 때는 각자 발표 시간을 정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마칠 수 있도록 한다. 수업 중 지켜야할 규칙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다. 가령 ‘선생님이 낸 퀴즈에 답을 알고 있을 때는 손을 들어 지명 받은 뒤에 발표한다’는 식이다.
이 책은 다른 성장 과정 또는 발달 장애를 보이는 아동을 새롭게 바라보고, 그 아동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지 되돌아보게 한다. 교육 현장 뿐만 아니라 가정 교육과 육아에 관심 있는 이에게 일독을 적극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