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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스타일 사전 - 2nd Edition
김만제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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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직장에서 남해군 독일마을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독일마을은 60년대 독일로 파견나간 광부와 간호사 등 교포들이 국내로 돌아오면서 2001년부터 조성된 마을이다. 현재 3.3만평 부지에 40여 동 가까운 독일식 건물이 들어서 있다. 마을에서는 2010년부터 매년 10월이면 맥주축제가 벌어진다. 올해는 10.3(목)부터 10.5(토)까지 3일간 펼쳐졌다. 나는 생맥 아잉거(Ayinger) 등 다양한 필스너 맥주를 마셔보았다.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의 유래는 무엇일까? 1810년 10월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1세와 테레제 왕비의 결혼식이 열렸다. 1818년 축제 때 맥주 가판대가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고, 1819년 뮌헨이 축제를 조직하기로 하면서 개막식 때 뮌헨 시장이 케그 탭핑을 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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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김태리 씨가 찍은 클라우드 맥주 광고를 보면 “라인하이츠거보트(Reinheitsgebot)”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이 말은 독일 맥주의 순수령을 뜻하는 용어다. 1516년 바이에른주(독일 맥주의 60퍼센트가 생산되는 곳으로 주도는 뮌헨)의 빌헬름 4세는 맥주는 오직 보리, 홉, 물로만 만들 수 있다고 명시한 맥주 순수령을 제정했다. 당시 효모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다른 부가물을 섞거나 그런 종류의 맥주를 수입하는 경우 독일에서 ‘맥주’라고 부르지 못하게 했다. 1987년 유럽사법재판소에서 독일에서 ‘맥주’의 의미를 확대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현재 다양한 맥주 제품이 ‘맥주’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 책을 보면 옥토버페스트 대표 맥주 중에 파울라너와 사무엘 아담스 등이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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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만제씨는 2008년까지 술 한 잔 안마시던 청년이었다. 그러던 차 2009년 독일 교환학생으로 가 현지 맥주를 접하면서 인생의 술맛을 알게 되었다. 그는 맥주를 마시면서 일기 형식으로 시음기를 남기는 블로그 ‘살찐돼지의 맥주 광장(https://fatpig.tistory.com)'을 시작했고, 이후 홈 브루잉에 빠져들면서 2012년 홈브루어들과 의기투합하여 비어포럼(http://www.beerforum.co.kr)을 개설했다. 맥주를 더 깊이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독일 베를린 VLB 브루마스터 코스를 수강했고, 고국으로 돌아온 후 뒤 이태원에 사계 펍을 열어 운영 중이다. 이 책은 서른초반의 맥주 매니아가 쓴 맥주 이야기다.
커피에 바리스타, 와인에 소믈리에가 있다면 맥주에는 씨서론(Cicerone)이 있다. 씨서론은 미국에서 원래 명승지의 관광 안내원이란 의미였으나 맥주 자격증의 이름에 차용되었다. 씨서론 자격증은 미국에서 2007년에 시작되었다. 미국 맥주 양조장은 1980년 초에는 전역에 고작 10개 뿐이었으나, 1995년에 500곳, 2012년에 약 2400개로 늘어났다. 이중 50여 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다수는 브루 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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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크게 3파트 28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맥주란 무엇인가를 알아보고, 이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맥주 스타일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크래프트 맥주를 설명한다.
우리는 그간 3종류의 맥주만 쭉 마셔왔다. 국산 맥주, 수입 맥주, 그리고 흑맥주. 이 말은 우리가 국내에선 페일 라거, 라이트 라거와 다크 라거라는 3종류의 맥주 스타일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는 자조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이 책을 펼치면 전 세계에 걸쳐 이렇게 많은 맥주가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맥주 스타일의 가짓수는 무려 100가지나 된다.
2012년 이래로 수입 맥주 시장을 필두로 이전과는 달리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실 2012년 이전만 해도 한국 맥주 시장은 OB와 하이트라는 두 대기업에 의해 점유율이 양분된 상태였고, 수입 맥주 시장의 점유율은 겨우 5%에 지나지 않았다. 수입 맥주도 아사히, 하이네켄, 밀러 등 외국산 대기업 수입 맥주의 판매량이 절대적이어서 국내 수입 크래프트 시장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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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는 주세법 개정을 통해 국내 소규모 양조장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어 다양한 맥주가 시도될 수 있는 밑거름이 완성되었다. 현재 지역별로 특색있는 브루 펍들이 등장하여 독특한 맥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해외 맥주의 국내 시판 여부는 2019년 7월 기준으로 했다.
자, 세계에서 1인당 가장 많은 맥주를 소비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은 아마 독일이나 벨기에일 것이다. 정답은 체코다. 체코는 1인당 연간 144리터를 소비한다. 우리나라는 1인당 49리터다. 체코에 비하면 삼분의 일 수준.
언제 좋은 날 이 책을 벗삼아 자신의 맥주 스타일을 찾아보면 어떨까? 우리 인생의 맥주가 마트, 보틀샵이나 브루펍 그 어디에 숨어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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