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A/S 아저씨 기다리는 페이퍼가 마지막이니...일주일이 넘었군요..

무지하게...바빴습니다.

결국 세탁기는 새로 사야 했습니다.

그동안 교회 일도 있고, 친정에 갔다 올 일도 있고 바깥에 있어야 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는 시험이 코 앞에 있었는데, 혼자 두고 다닐 수가 없어서 3일 동안 내내 여기저기 끌고 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집에 있을 때 문제집도 풀고, 그렇게 시험 준비하면 좋겠는데...이제 아홉살, 반항을 하는지 걸핏하면 이런 말을 합니다.

"왜 이렇게 못 알아들어"

"엄마가 내가 아닌데 어떻게 알아. 나는 그렇게 생각한게 아니야"

"지금 하려고 했어" 

"다 알어, 아는데 실수한 거야" 등등

잔소리를 했더니 1학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 때는 놀았다고...

내 참...대한민국에서 외동 아이로 커가는 아홉 살 이 녀석...태어나서 지금까지 어떤 학습지도 한 적이 없고, 6살에 3개월 어린이집 다닌 것, 7살에 유치원 1년 다닌 것이 전부이며  한글도 다 안 떼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 녀석....지금도 녀석이 하고 있는 사교육이라고는 태권도 학원 하나뿐인 이 녀석이...

무슨 공부를 했답시고 벌써 작년이 그립답니다.

 

그래서......"그래, 공부 안 하면, 준비 안하고 시험 보면 어떻게 되나 보자" 하면서 냅두었습니다.

그랬더니 국어는 90점이지만 수학은 70점이라는...놀라운 점수를 받아왔습니다.

70점이라는 점수...창피할 만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성의 기미가 안 보여 어젯밤에는 좀 잡았습니다.

 

그까짓 시험 점수가 중요한게 아니라...내가 아이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마음이 답답해졌습니다.

학습지로, 학원으로...그렇게 해 주기 싫은데,  자율성을 키워주는 것이 갈수록 어렵습니다.

실패한 경험으로 자존감이 낮아질까 걱정입니다...엄마인 제가 눈에 보이는 결과로 아이의 자존감을 더 낮추게 될까 한숨이 나옵니다.

남들 다 하는대로 안 하고 사는거...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더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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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10-20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작은 아이도 태권도, 피아노만 다닙니다. 학습지는 국어랑 수학했다가 국어 힘들어 하기에 수학만 하고 있답니다. 수학은 웬만큼 하는데 국어가 걱정이어요....
마음껏 놀게 두고 싶지만 어릴때 '공부 못한다'는 소리 들으면 자신감 잃을까봐 그게 또한 걱정입니다.

똘이맘, 또또맘 2006-10-20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맘 이해가 됩니다. 제 아인 아직 5살 인데도 주위 엄마들 너무 극성이라 ...저만 아이를 너무 놀리는건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문득 문득 들고 있답니다. 그래도 계속 놀리고 있지만요. 요즘은 3살때부터 한글교육을 시키더이다. 에구 참~ 어떻게 해야 잘 하는건지... 자꾸만 자신이 없어지네요. 달콤한책님은 아이가 초등학생이니 더 그러실꺼예요.

달콤한책 2006-10-20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네...자신감 잃을까 봐 걱정이에요.
똘이맘또또맘님/아이가 커갈수록 더 힘들어지네요. 동생 애는 여섯살인데, 유치원엄마들이 영어 안 시키냐구, 걱정 안 되냐구 했대요. 그래서 동생이"나는 아홉 살인데 암것도 안하고 있는 조카가 더 걱정이야"했대네요@@ 에휴...어려워요.

씩씩하니 2006-10-20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2학년인 저희 집 애들 요즘 다니던 피아노학원이 문을 닫고, 또 학습지샘이 결혼하면서 갑자기 남자샘으로 바뀐다하여 제가 거부하는 바람에..
그저 하루종일 학교 갔다와서 달랑 영어학원 하나만 다녀오면,,,
놀고 또 놀고,,,,,,,,탱자 탱자하고있답니다...
그러니...하루에도 몇번씩 사무실로 전화를 합니다...에구,,,
근대 어쩌면 멘트가 저희 둘째랑 이렇게 똑같을까요..
툭하면 알아서 할려구 했어요.엄마는 왜 약속을 안지키세요,,,기타 등등...
엄마 노릇 쉽지않아요,,그쵸???

반딧불,, 2006-10-20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합니다. 참으로 엄마노롯이 힘들구만요.
딸랑 문제집 하나 던져주고 실은 채점도 못해줄 정도로 바빴습니다.
그랬더니 뭐 볼만해요. 국어가 문제예요. 영어는 아예 시작도 안했구요.
가끔 미칠 지경으로 걱정이 됩니다만 방법이 없네요.

해리포터7 2006-10-20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한 책님 반가워요~ 바쁜일이 많으셨군요..그래도 아들 국어를 잘하니 걱정없어요..님도 걱정거두세요..수학은 국어성적따라 올라간데요..이해를 잘해야 문젤풀죠..울아들보면 확실히 표납니다요.그래도 아들이 자신만만하니 다행이어요..그렇게 조금씩 맘을 비우시면서 아들이 잘해내는걸 보면 흐뭇하실꺼에요.히~ 제앞가림도 못함서 이런소리하고 있는 저는 또 뭐랍니까...ㅋㅋㅋ

마노아 2006-10-20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0점이면 못한 점수인가요? 초등1학년 때 음악시험 30점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자율성을 키워주려는 엄마의 생각! 참 바람직하고 근사해 보여요. 화이팅입니다!

2006-10-20 1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콤한책 2006-10-21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둘째랑 멘트가 똑같다구요...흠, 9살이 요즘 그러는가 보군요. 위로도 되고 안심도 되고 그렇습니다^^
반딧불님/국어, 수학 갖고도 이러니 영어까지 미루어두고 있는 제 방법이 맞나 회의가 드는 요즈음입니다.
해리포터7님/미스테리한 것이 저 국어 점수입니다. 공부 안 해 놓고 잘 받아왔으니 말입니다.
마노아님/요즘 저학년은 음악 시험이 없지요. 반타작하면 잘했다고 생각하는 아들과 달리 요즘은 70점이면...엄마가 공부 돌봐주지 않는 아이입니다, 흑흑...
16:15에 속삭이신님/애 공부 못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어떻게 된게 공부 못하면 다른 것도 다 시원치 않은 아이가 되는게 지금의 대한민국이네요. 애 학교 보내놓고도 절대 안 흔들렸는데, 녀석이 엄마가 봐주는 공부도 거부하니 아이 기질을 제대로 파악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애 빨리 낳아 길러보고 싶지요? ㅋㅋ
19:19에 속삭이신님/감사해요....엄마로서, 한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