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긴팔 옷에 남방 걸쳐 보냈는데 낮에는 너무 더웠다...가방 내려놓는 녀석의 옷을 짜면 물이 나올 정도로 젖었다...일단 입으면 죽어도 안 벗는 녀석이다....아이야, 너는 덥지도 않았느냐...
2. 아빠한테 자기 생일 선물 뭐 사줄꺼냐고 계속 묻기만 하고...네가 받고 싶은거 말하라니깐 대답 안 하고 자꾸 묻기만 하길래...설거지하다 그 실갱이를 지켜보던 나는 너무 지겨워서 이렇게 말했다.
"네가 받고 싶은 거 얘기 안하면 아빠가 막대사탕 하나 사주고 끝낼꺼야!"
그 소리에 엎어져서 계속 우는 답답한 녀석....
3. 학원도 학습지도 안 시키고 달랑 태권도 하나 시켰더니, 학교 파하면 한시간이든 두시간이든 자기 마음대로 배회하다 오는 녀석..친구들은...다 학원 가고...뭐 했냐고 했다니 모르겠단다....불쌍한 녀석...
4. 어린이 신문에 1년에 천 권 읽은 어떤 형아 기사를 보더니..."천권 읽은게 뭐 자랑이라고...당연한 것 가지고!" 하는 녀석...그거 힘든거거든...니가 좀 읽는다만은 아직 그 수준은 아니거덩...
5. 탱탱볼에, 싸인펜에, 축구공에... 보이는 것마다 다 후원하는 형에게 보내라고 해서...항공료가 비싸거든 했더니 그게 뭐냐고 해서...한참 설명하게 하는 녀석...그러면 책을 보내자고 해서 거기는 우리책 못 읽어, 스페인어 쓴다고 했더니 영어책을 보내라고 하는 녀석....유식한줄 알았는데 스페인어랑 영어랑 같은 것인줄 아는 녀석...
아까는 엄마가 짜증내서 미안해...네가 자꾸 말도 안 하고 늦게 돌아와서 엄마가 화났단다. 그래서 볼리비아 형에게 잘하려는 네 예쁜 마음도 엄마가 빈정거리며 대꾸했어. 엄마가 참 많이 부족하다. 미안해. 사랑하는 똥강아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