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지 꽤 됐는데... 문득 기록장에 올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굉장히 감명깊게 봤는데, 책에서 받은 감동은 그보다 조금 덜했다. 세상은 결코 나누어져 있지 않다. 하나의 큰 진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난 묘지가 무섭지 않아. 죽은 사람들은 너하고 내가 원하는 것들을 똑같이 원하는 사람들일 뿐이야."
그가 말햇다.
"우리가 원하는 게 뭔데?"
나는 몽롱하게 물었다.
"이런, 자식, 너도 알잖아. 우리가 원하는 건, 그러니까, 지금 여기 누워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똑같아."
"그게 뭐냐니까?"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사는 거라고 생각해." (84쪽)
죽음은 세상과 좀 떨어진 곳에서 이 세상의 계속되는 역사에 참여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램프와 가구가 있는 방에서 친구들이 더 이상 내가 아닌 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그 자리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상태로 있는 것. 죽음도 이것과 비슷할 것 같았다. (257쪽)
사람들은 죽은 자들이 과거 속에서만 살아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들이 끝나지 않는 현재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제 믿는다. (364쪽)
죽은 사람들의 가장 놀라운 점은 그들이 한결같다는 것이다. 그들은 앞으로 천 년이 지나도 지금과 똑같이 죽어 있을 것이다. (429쪽)
나는 그가 병에 걸린 것 때문에 그에게 화가 나 있었지만, 동시에 내가 만약 병에 걸렸을 때 남들이 나를 보살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그를 보살펴 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었다. (535쪽)
->때로 돕기 싫은 일을 도울 때, 나는 생각하곤 한다. 이 상황에 내가 빠졌을 때, 나는 얼마나 도움을 바랄까.
그러나 이 집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고, 레베카가 스무 살이 됐을 때에도 여전히 여기 서 있을 것이다. (563쪽)